친구 중 맥도널드에서 매니저급으로 일하는 친구가 있다. 어제는 같이 저녁을 먹는데, 이야기 소재가 맥도널드에 대한 것으로 바뀌었고, 나는 평소 알고 싶어 했던 맥도널드에서 사용하는 콜라 나오는 기계가 얼마냐고 물었다.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런 기계는 마치 마술의 상자처럼 신기하면서도 정수기처럼 하나쯤 집안에 들이고 싶은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니저 친구는 그 가격을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 콜라 나오는 기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며, 제대로 알면 별로 집안에 들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패스트푸드점의 콜라 나오는 기계 안에는 우리가 아는 콜라는 없다?
패스트푸드점에 있는 콜라 나오는 기계는 콜라 디스펜서(Dispenser)라고 불린다. 영어 그대로 해석하면 그냥 '콜라 나오는 기계'다. 아무튼, 이 콜라 나오는 기계 안에는 우리가 아는 콜라는 없다. 그 대신 콜라 원액이 있을 뿐이다. 즉, 우리는 이 콜라 디스펜서 안에 있는 콜라 원액에 물과 탄산가스를 섞어 나오는 것을 마시는 것이다. 물론, 콜라 원액과 우리가 평소에 캔으로 마시는 콜라와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만약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에 얼음을 넣지 않아 마신다면, 그 차이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캔 혹은 병에 담긴 콜라와 왜 맛이 다를까. 위에서 말했듯이, 패스트푸드점의 콜라 디스펜서 안에는 콜라원액, 물, 탄산가스 제조기 3가지가 패스트푸드점 콜라를 만든다고 했으니 그 원인은 바로 그 속에 있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캔 혹은 병에 담긴 콜라와 맛이 다른 이유는 바로 이 3가지 때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콜라 맛의 비밀은 물?
먼저, 일반 콜라와 콜라 원액으로 만든 같은 양의 콜라의 가격을 비교하면 당연히 콜라 원액으로 만든 콜라의 원가가 더 싸다. 이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당연하다. 일반 콜라는 완전한 상품이지만, 콜라 원액은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만들어진 팝콘이 만들기 전의 옥수수보다 비싼 것처럼 일반 콜라가 더 비싼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콜라 원액으로 만든 콜라가 더 싼 이유는 콜라 회사에서 다른 재료, 그 중 가장 중요한 물을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라를 음료 형태로 마시기 때문에 그 물 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콜라 회사는 그들의 가진 나름의 기준이 물을 사용하고, 그 물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반면,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드는 콜라의 물 관리는 전적으로 패스트푸드점 몫이다. 이 관리 비용이 빠져 있기 때문에 콜라 원액으로 만든 콜라가 더 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패스트푸드점 콜라 속의 콜라 원액에 섞인 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물이 생수인지, 정수기 물인지 혹은 수돗물인지 확실히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두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는,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커피 속 얼음을 만드는 물처럼 그 위생상태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 물의 상태 혹은 종류에 따라 그 콜라 원액으로 만든 콜라 맛이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패스트푸드점에서 마시는 콜라가 어떤 물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마시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데, 패스트푸드점 콜라가 일반 콜라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
물의 상태와 종류도 모르고,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콜라 회사에서 관리조차 하지 않는 패스트푸드점의 값싼 콜라 원액으로 만드는 콜라는 일반 콜라보다 비싸다. 일반 콜라는 1.5리터가 2000원 정도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이 가격이면 1.5리터의 3분의 1 수준의 양 밖에 마시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건강이 좋지 못하면 적게 마시는 것이 당연하지만, 단순 가격과 그 양을 비교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콜라 원액으로 만들어 그 원가가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콜라보다 더 비싸게 파는 것은 패스트푸드점이 콜라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방식이다. 또한, 콜라 원액에 섞는 물도 불분명하기에 관리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패스트푸드점 콜라가 오히려 일반 콜라보다 3배 더 비싼 것 역시 폭리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콜라도 주문하고 있지만, 이 콜라는 우리가 이제까지 마시던 콜라와 전혀 다르며, 값도 터무니없이 비싸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은 완전히 속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콜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패스트푸드점 콜라와 일반 콜라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제대로 알아야 옳다.
패스트푸드점 콜라가 더욱 폭리인 이유, 바로 얼음.
패스트푸드점 콜라는 항상 얼음이 들어 있다. 사시사철, 추운 겨울에도 얼음을 넣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한겨울에도 콜라에 얼음을 넣는 알바에게 항의를 해도 소용없다. 이것은 바로 매니저 혹은 그보다 더 높은 사람들로부터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행동규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패스트푸드점이 죽기 살기로 이 얼음을 컵에 집어 넣는 이유는 바로 얼음들이 차지하는 엄청난 부피 때문이다. 그 부피만큼 그 컵 안에 들어가는 콜라의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위에서 이미 패스트푸드점 콜라는 그 자체로 폭리를 취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얼음은 바로 패스트푸드점 폭리의 완성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얼음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패스트푸드점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그렇게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게다가, 위에서 말한 편의점에서 파는 아이스커피와 똑같은 문제가 이 얼음에서도 발생한다. 즉, 그 얼음의 위생상태를 전혀 알 수 없어 찜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끝으로,
다들 알겠지만, 프린터 만드는 회사는 프린터로 돈을 벌지 않는다. 그 작동 속에 어쩔 수 없이 소모되는 잉크로 돈을 버는 것이다. 어쩌면, 패스트푸드점도 같다고 볼 수 있다. 햄버거가 아니라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마시는 콜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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