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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백수인 신랑에게 시집 온 신부, 큰 깨달음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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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는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 타고 갔다 왔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라서 아주 반가웠고, 약간 변한 모습에 세월에 약은 없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이 친구는 변변한 직업도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이다. 친구는 사정상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가 20대 후반에 4살 어린 미모의 여성(?)과 결혼을 했는데, 정말 놀라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주례가 다 끝나고 사회자가 신랑한테 땡잡았다를 외치게 하고, 신부에게는 알면 됐어’ 3창을 주고 받도록 시켰는데, 내가 봐도 정말 신랑은 땡 잡은 것 같았다. 신부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연구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고, 당연히 신랑보다 돈을 더 잘 벌고 있었다. , 친해서 신랑신부와 얘기도 나누고 그랬는데, 속도위반 같은 것도 아니고 아주 정상적인(?) 방법으로 결혼식을 한다고 해서 나를 더욱 놀래키도 했다. 물론, 그 신부에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시켜달라는 말도 잊지 않고 부탁한 나였다.

 

여자가 결혼할 때 남자의 돈을 본다는 편견, 남자는?

 

얼마 전 영국의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는 그 어떤 조건들보다 남자의 돈을 보고 결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는 남자의 여러 조건들, 가령 돈, 직업, 직업 내의 지위, , 외모, (주로 밤에 쓰는), 성격 등 모든 조건들을 대상으로 펼친 설문조사 같은 것이었다.

 

이 조사에서 여자는 남자가 가진 돈이 결혼을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친구 결혼식에 갔다 와서는 이런 조사 결과를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 조사는 영국에서 실행한 조사가 아닌가. 어쩌면 우리 나라 여자는 영국 여자들과는 다르게 남자의 돈을 그렇게 많이 따지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영국은 자본주의적 사상이 가장 먼저 발달한 나라가 아닌가. 당연히, 영국 여자들이 결혼을 위해 돈을 더 따지는 그런 관념이 우리 나라보다 더 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자가 남자의 돈을 보고 결혼한다는 나의 편견이 산산이 깨진 것처럼, 여성들도 여성 스스로가 가진 편견을 깨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모든 남자가 예쁜 미모의 여성만 좋아하고, 또한 그런 여성과 결혼할 것이라는 편견 말이다.

 

특히, 돈을 잘 벌고 능력이 좋은 남자들에게 있어 여성의 미모 혹은 몸매는 결혼 상대를 고르는데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가령, 미모가 아주 뛰어난 여성과 재력이 아주 풍부한 남성이 만난다고 하자. 이 남성은 재력을 쌓기 위해 그리고 그만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금껏 노력했다. 그리고, 이 남성의 재력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복리이자처럼 늘어만 간다. 반면, 미모가 뛰어난 여성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미모의 화려함이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주름만 늘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태희도 '여신' 소리를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한 것을 보고 놀랄 따름이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남성이라면, 자신의 '증가할' 재력과 여성의 '감소할' 미모를 등가 교환하면서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여성이 능력도 좋고 미모까지 출중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오직 미모만 내세울 수 있다면, 남성의 재력과 여성의 미모는 결혼 성립에 있어 동등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제 남자도 여성을 결혼 상대로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 미모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남자는 아직도 순간 여성의 미모에 빠져 미모만 보고 결혼하는 과오를 종종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남자들도 똑똑해졌고 계속 똑똑해지고 있다. 여성의 외모만 보고 결혼하는 시대는 완전히 흘러갔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들도 외모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시간이 있다면 마음 씀씀이를 가꾸는데 투자하는 것이 결혼이란 목표에 더 알맞은 선택이자 전략이 될 수 있다.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해? 잘만 하더라~

 

내가 들은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친구의 결혼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백수인 신랑에게 시집 보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당연히, 처음에 반대가 다른 커플들에 비해 아주 심했고, 내 친구는 신부의 집에 자주 찾아가 그만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그 분들의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문전박대도 당해보고, 그래서 신부 집 문 앞에서 밤도 세워보고 했다고 한다. 보통 방법으로 되지 않아, 친구는 그의 현재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바탕으로 신부 부모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미래 가능성, 그것은 바로 돈이었다. 돈이 있어야 결혼한 이후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으니 그 미래 가능성은 당연히 돈 문제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결혼 허락을 받을 때, 친구는 자신이 현재 별로 버는 것도 없지만, 내년에 어떻게 해서 혹은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 것이며, 어떻게 신부를 기쁘게 할 것인지 무슨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처럼 준비해 신부 부모 앞에서 발표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신부가 돈을 벌고 있으니 그 돈으로 우선 생활을 시작하지만 자신도 조만간 같이 돈을 벌면서 둘이 아기자기하게 살아가겠다고, 당연히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결국 결혼식에 골인하게 된 것이다.

 

결혼에 있어 돈은 아주 중요하다.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 현실을 두려워하거나 그 압박감에 위축되지 않고 사랑 하나로 이렇게 결혼에 골인한 친구와 신부가 부러웠다. 그렇게 사랑의 힘으로 돈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로 이 험한 세상을 같이 살아가겠다고 결혼식에서 서약을 했고, 또 그렇게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나도 베스트 프렌드로서 그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작지만 20만원의 축의금을 줬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금 더 줬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남아있다. 그들의 미래는 둘이 어떻게든 해쳐나간다고 해도, ‘여자는 남자의 돈을 보고 결혼한다는 나의 오랜 편견을 깨트려 주었고,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좋은 교훈을 선사한 고마운 커플이기에 20만원도 부족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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