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끔 주식을 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항상 자기 주식만 더 떨어지는 것 같고, 오를 때는 덜 오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게 물어보는 지인뿐만 아니라 종종 증권 관련 TV나 인터넷에서 상담하는 개인투자자의 상담 내용을 봐도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주식은 좋은 걸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시장이 오를 때는 덜 오르고, 내릴 때는 더 내린다는, 그리고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TV나 인터넷상의 소위 주식 전문가들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자칭 혹은 인정 받은 주식 전문가들이라도 그 이유는 모를 때가 많다. 그들이 무슨 신도 아니고, 개별 주가의 등락 정도 그리고 그 상대적인 차이까지 정확히 알 수는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도 상담해주지만, 이미 공개적으로 드러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예측일 뿐이다. 또는, 그들도 단지 주식이 떨어지거나 오른 이유를 짜맞추기 식으로 아는 경우도 많다. 가령, 하이닉스라는 주식이 오르면, D램 가격이 올랐다느니 혹은 내리면 D램 가격이 내렸다느니 등으로 단정하는 경우다. 하지만, 종종 D램 가격이 떨어지는 날에도 하이닉스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다른 경우도 꼭 D램 가격이 꼭 하이닉스의 주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없다. 즉, 내 주식만 오를 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리는 이유를 전문가들도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 시장은 오르는데 자기 주식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릴까
가장 큰 이유는 승자 기억 현상에 있다. 우선, 오를 때는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도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눈에는 자기 주식이 2~3% 오르는 것은 보이지 않고, 상한가 친 주식만 보인다. 그리고, TV나 인터넷에서 보면, 항상 상한가 친 주식에 대해서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 이유는 위에서 말했지만, 짜맞추기식일 때가 많고, 전혀 합리적이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이슈화 되고 있는 그런 것만 보인다.
그리고, 그런 주식을 보면서 한탄을 한다. 특히,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일수록 그 한탄은 커지게 된다. ‘만약 저 주식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한방에 손실을 복구할 수 있었을텐데…’하고 말이다. 이런 생각은 뇌리에 계속 맴돌게 되고, 자기 주식은 덜 오른 것 같은 느낌도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오를 때 자기 주식만 덜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은 한마디로 승자 기억 현상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우연적으로 자기 주식만 오를 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리는 경우도 있다. 주식 시장은 솔직히 아무도 모르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주식에 대한 변동성도 마찬가지다. 즉, 주식 시장은 시장 주체의 수급에 따라 무작위성으로 결정되는데, 개별 종목에 대한 편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시장의 주체에 따라 어떤 종목에만 매수세가 몰리고 혹은 자기 주식에만 매도세가 몰리게 되면 자기 주식만 오를 때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위에서 누누이 말했듯이, 별 다른 뉴스나 해당 기업 가치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주식시장에서 흔히 발생한다. 우연적으로 자기 주식만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개인 투자자는 투자를 할 때, 감정이 개입된다. 물론, 기계적으로 투자를 하고, 또 수익을 내려면 아예 시스템 매매를 하든지 아니면 절대적으로 꾸준한 트레이딩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그 기업이 어떤 것을 파는지도 모르고 혹은 어떤 업종에 있는 기업인지도 모르고 그냥 다른 사람들 말을 듣거나 순간 매수세가 몰려서 급등하고 있는 종목을 충동적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면,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도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자기 주식이 오를 때는 당연하다는 듯이 혹은 수익을 보고 있으니 자신만만해 하면서 별 일 아닌 듯 하는 반면, 주식이 떨어져 손실을 보고 있을 때는 세상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종종 자살이라는 최악의 결정까지 내리는 것이다. 즉, 수익을 보고 있을 때의 행복은 경시되고, 손실을 보고 있을 때의 불행은 상대적으로 더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어떤 친구와 함께 전반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기억나는 것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단 한마디의 말뿐인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렇게 주식이 오를 때 자기 주식은 덜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감정을 지닌 모든 투자자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착시현상이라고 봐도 된다. 실제로는 자신의 주식도 다른 주식만큼 오르고, 내릴 때도 비슷하게 내렸는데, 위 그림에서 위 아래 선의 길이가 달라보이는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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