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시장이 다시 많이 올랐다. 어느샌가 코스피 2000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 코스피 2000선을 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주식 시장이 오르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은커녕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기관 등의 큰손의 자금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고,
개인들은 단기적인 매매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잦은 매매 자체가 큰 수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보다 자세히 왜 자신의 주식만 오르지 않는지 그 원인을 두 가지 이론을 통해 분석해 보자.
케인즈의 '미인 대회 이론'
먼저, 케인즈학파의 수장으로 여전히 현대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J. M. Keynes)가 한 말을 살펴 보자. 사실, 많은 사람들은 단지 케인즈가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란 걸죽한 경제 이론을 제시했다고 알고 있지만, 나는 케인즈가 주식 투자를 미인대회에 빗대어 설명한 것에 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케인즈는 주식 투자를 한마디로 미인 대회에서 미인을 뽑는 것과 같다고 했다. 보통, 미인 대회는 여러 명의 여성 중 가장 많은 표를 받는 사람이 우승한다. 만약 5명의 후보와 5명의 심사위원이 있는데, 5명의 심사위원이 각기 다른 여성을 뽑았다면, 어떤 여성도 미인대회를 우승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케인즈는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즉, 모두가 각기 다른 주식을 산다고 하면, 어느 누구도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케인즈는 이 ‘미인 대회 이론’을 말하면서 다른 심사위원이 뽑을 것 같은 미인을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주식도 남들이 살만한 주식을 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기업의 선점이론과 비슷하다. 기발한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가장 먼저 선점하는 기업이 점유율을 높이고 성장도 맞볼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주식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주식을 미리 사두면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어떤 주식이든 좋은 이슈가 되기 전 즉, 사람들이 좋아하기 전에 사야 한다는 것을 케인즈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케인즈가 말한 ‘미인 대회 이론’에서 유추해 본다면, 지금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이 오르는데 수익은커녕 손실만 보고 있다면, 그 주식은 이미 상승장에서 소외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미인을 고른 것이다. 남들이 좋아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은 내가 가진 주식을 팔고 다른 주식으로 옮겨간다. 그래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면 오히려 더 기다리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기관이나 외국인처럼 주식 시장이 떨어질 때 팔고, 오를 때 사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행동을 하기에, 시장이 올라도 손실만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애초부터 사람들이 좋아할 미인을 고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익을 맞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그런 미인을 고를 능력도 모자란다. 상대적으로 기관, 외국인들보다 그 능력이 떨어지고, 게다가 각종 매체에 나오는 루머, 뉴스 등에 현혹되어 현명한 주식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라면, 다른 사람들이 뽑을 만한 미인을 고르는 방법부터 배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주식 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으려면 말이다.
‘계산대 이론’으로 보는 주식 시장
이번에는 '계산대 이론'(누가 이 이론을 최초로 주장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으로 한번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 손실을 보는 이유를 진단해보자.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산 후 당연히 계산대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계산대에는 이미 아주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남아 있는 계산대가 없어 철수라는 남자는 어느 한 계산대 줄 맨 뒤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한 직원이 휴식을 마치고 돌아왔는지 새로운 계산대를 새로 열려고 하고 있다. 철수도 그 모습을 봤기에 카트를 끌고 그 앞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의 동시에 이 모습을 본 다른 수많은 대기하던 손님들이 그 앞으로 가서 줄을 섰다. 이들은 보통 철수보다 앞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들이 철수보다 앞서 자리를 차지했다. 철수는 새로운 계산대로 옮겼지만, 여전히 줄 맨 뒤에 있다. 종종 계산대를 옮기지 않았다면, 더 빨리 계산을 마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괜히 헛수고를 했을 수도 있다.
이 계산대 이론은 왜 개인 투자자들이 위의 케인즈가 말한 미인을 고를 수 없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마치 개인투자자는 계산대 맨 뒤의 철수와 같다는 것이다. 우선, 정보가 없거나 그 내용이 전혀 새롭지 않다. 철수가 이미 계산대에 왔을 때 모든 계산대가 꽉 차 있으며, 중요한 것은 어느 계산대의 직원이 빨리 일처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아무 계산대 맨 뒤에 기다리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이 오를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아무 계산대 맨 뒤에 오래 기다리는 철수처럼 개인투자자도 그저 아무런 대책 없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계산대가 열렸을 때도 여전히 철수는 이득을 볼 수 없다. 이미 앞서 있던 다른 손님들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이미 앞선 손님들은 마치 기관, 외국인 투자자와 같다. 이들은 항상 개인투자자보다 모든 것이 앞서 있다. 자금력이면 자금력, 정보면 정보, 심지어 0.1초 더 빠른 무선 인터넷선 등 주식 투자에 도움이 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손님들이 빨리 집에 가겠다고 새로이 열린 계산대로 향하는 것처럼 개인투자자도 수익이란 환상을 가지고 새로운 주식을 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즉, 이미 그 주식은 기관, 외국인에 의해 오른 뒤라는 것이다. 이미 다 오른 주식을 산다면 결과는 뻔하다. 손실만 보는 것이다.
만약 주식 시장이 많이 올랐는데, 여전히 손실만 보고 있다면, 계산대를 너무 자주 바꿨는지 점검해야 한다. 즉, 자신이 이리저리 짧은 시간 동안 매매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가끔 한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편이 더 나은 경우도 많다. 어쩌면, 가만히 있는데, 앞의 사람들이 새로 생긴 계산대로 스스로 옮기는
경우 철수는 시간 단축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괜히 계산대를 옮기기 위해 힘을 들여 카트를 끌지 않아도 된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장기 투자를 하란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한 계산대에
오래 기다리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케인즈가 말한 미인을 고르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주식, 가령, 수익성이 좋고 안정성까지 좋은 그런 주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그 미인과 사랑에 빠져 오래도록 사랑해야 한다. 사람 사이에서도 오래되고 끈끈한 우정과
사랑이 부러움을 산다. 주식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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