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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CEO가 높은 연봉을 받는 숨겨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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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심지어 구멍가게처럼 작은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작은 회사도 사장을 CEO라고 칭한다. 그만큼 요즘 만만한게 CEO인 것이다. 괜히 영어로 부르면 뭔가 있어 보이니 그렇게 부르겠거니 하지만, 모든 CEO가 연봉이 높은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내가 말하는 높은 연봉을 받는 CEO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 중 주식 시장에 상장된 1961개의 기업 (코스피 934, 코스닥 1027)과 공기업 정도에 한정하여 말하는 것이다.

 

먼저, CEO가 높은 연봉을 받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아무리 낙하산 인사로 들어오건 기업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건 결국 능력이 받쳐줬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낙하산 인사는 능력이라고 말하기엔 좀 애매할 수 있지만, 어쩌면 권력이 높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합리화할 수 있겠다. 또한, 말단 사원에서 CEO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정말 독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능력주의자로 평가받으며, 대기업을 다니다가 새로운 회사를 창업해 스스로 사장이 된 경우도 그만큼 능력에 자신이 있으니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사업의 세계로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보편적인 이유는 기업과 CEO 사이의 경제원리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노동경제학 원리가 적용된다. 가령, 노동 시장에서 기업 (노동 수요자)의 수는 일정한데, 일하고자 하는 사람(노동 공급자)이 많으면, 임금이 떨어지고, 그 반대라면 임금이 오른다는 원리다. 여기서는 CEO라는 직책에 일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그에 따라 CEO의 임금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게다가, 기업은 수익의 극대화가 가장 큰 목표다. 그러려면, 기업의 수장인, CEO를 잘 뽑아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앞에서 진두지휘하고, 한 기업이 나아갈 여러 가지 중대한 선택에 대한 결정을 제대로 내릴 줄 알며, 그들의 기업 문화와 가장 알맞은 CEO를 원한다. 당연히, 이렇게 완벽하고, 기업에 딱 맞는 CEO를 찾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을 찾았다고 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 거금을 들여서라도 그 사람을 꼭 영입해야 한다. 특히, 다른 기업도 눈독들이고 있다고 한다면, CEO를 꼭 영입하기 위해서 그 연봉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CEO의 연봉이 높은 숨겨진 이유

 

위의 두 가지 경우는 말그대로 누구나 다 알 법한 CEO의 연봉이 높아야 하는 아주 보편적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CEO의 기업 내 위치를 보면, 마치 피라미드 맨 위의 꼭지점과 비슷하다. 사원, 대리, 차장, 팀장, 과장, 부장 등으로 그 숫자가 적어지고, 공동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의 CEO는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누구나 우러러 보는 독보적인 존재인 것이다. 게다가, 유명 CEO일 경우, 한 기업 내 직원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로부터 기업 혹은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는 CEO에게 높은 연봉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만약 신입 사원으로 한 회사에 처음 들어가면, 그들의 연봉과 자신의 연봉과 비교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몸소 체험한다.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좌절할지도 모르지만, 처음 신입 사원들은 힘들게 취업의 문을 뚫고 들어왔기에 의욕충만을 앞세워 자신들도 언젠가 CEO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CEO의 높은 연봉은 신입사원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하는 효과가 있다. , CEO의 높은 연봉을 보면서 자신도 언젠가 그 자리에 올라 돈을 많이 벌겠다는 그런 의지 혹은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용기는 종종 무모한 용기일 뿐이다. 위의 그림처럼 CEO급이 되는 것은 한 기업의 0.1%만의 직원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하산 인사가 그 자리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그 확률이 더욱 낮아진다. 그럼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결국, CEO의 거액 연봉은 기업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99.9%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겠금 만드는 표면적인 인센티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치 달리는 조랑말 앞에서 당근을 살랑살랑 흔들며 빨리 뛰라는 것처럼 기업이 직원들에게 일을 열심히 하라고 암묵적으로 부추기는 수단인 것이다. 사람들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영혼을 팔 것 같이 매달리지만, 결국 대기업에 들어가서는 기업이 흔드는 먹을 수 없는 당근에 팔려 앞만 보고 달리는 꼴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그저, 사람을 뽑을 때 온갖 감언이설로 구직자를 감동시키기에 바쁘다. 최근에 봤던 가장 웃겼던 것은 두산이 광고하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것이었다. 이건 마치 두산에 취업해서 두산의 미래가 되어라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결국 0.1%라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그저 열심히 일만 하라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그 외 대부분의 기업들도 두산처럼 비슷한 문구로 유혹하고 있다. 나는 볼 때마다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아직도 CEO가 받는 거액의 연봉이 99.9%의 직원들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1년차 된 CEO의 연봉이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 초봉 3000만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해 보는 것이다. 어떤가? 이러면 신입사원이 열심히 일할 것처럼 보이는가?


CEO는 명예라도 있지만, 말단 신입사원에게는 그 어떠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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