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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 영어

한국의 표준어는 서울말인데, 영국의 표준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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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표준말은 모두다 아시다시피 서울말입니다. 뉴스를 비롯 방송 매체에서는 서울에서 쓰는 표준어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죠. 지방어, 즉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은 그 지역 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다른 지역 사람들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는다는, 언어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효용을 침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럼 영국의 표준어는 어떤 것일까요? 서울말이 표준어인 것처럼 런던말이 표준어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국에서는 런던에서 쓰는 말도 런던 사투리(Cockney)라고 칭합니다. 런던 말고도 영국 전 지역에 걸쳐서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더 세분화된 사투리가 많죠.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알겠지만, 웨인 루니(리버풀), 데이비드 베컴(런던)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스코틀랜드)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억양이 모두 다릅니다. 각자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 배운 영어를 쓰기에 모두 다른 것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퍼거슨 감독의 말을 가장 못 알아 듣겠더군요.

아무튼, 질문에 답을 하자면, 영국의 표준어는 RP(Recieved Pronunciation)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대로 의역하자면, '배운 말'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이 RP는 BBC뉴스와 영국 왕족이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영국에서 가장 교양과 기풍이 넘치는 영어로, 미국 상류 사회에서도 이 RP를 배워 쓰려고 애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RP를 쓰는 영국인은 전체 인구의 6%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런던말을 비롯해서 나머지 94%는 엄밀히 말하면, 사투리를 쓰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의사 소통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억양과 발음까지 차이나는 미국 영어를 쉽게 알아 듣는 영국인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죠. 그들은 그 차이를 느낄 뿐 의사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RP를 쓰는 대표적인 영국인은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 영국 총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레어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영국의 수상으로 재임했고, 3번의 연임에 성공했으며,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등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영국 총리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이죠. 지금은 총리직을 내려 온 이후 책을 쓰고, 강연다니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다음은 블레어의 정권 마지막 시기에 CNN과 인터뷰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과 혼란에 영국이 어떠한 행동을 취할 것인가가 주된 내용인데, RP를 쓰는 블레어의 영어와 블레어에게 질문하는 미국 여성의 영어의 차이를 쉽게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영국의 표준말인 RP가 어떤지 아셨나요?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블레어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나이 때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거슨 감독처럼 스코티시 억양을 쓸 법도 한데 블레어는 그렇지 않은 이유가 바로 사회 계층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RP는 중산층, 노동자 계층 등이 쓰는 말이 아닌, 저명 있고 교육자 집안의 상류층이 쓰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옛날 영국의 지방에 퍼져 있는 상류층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이 어디에서 자라고 살았는지 그 지역을 숨기기 위해 RP를 배우는 것이 필수였고, 지금까지 그런 풍습이 이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결코, 퍼거슨 경(Sir Ferguson)의 계층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위해 위의 토니 블레어 인터뷰의 대본을 알고 싶으시다면, 완벽하진 않지만 제가 듣고 직접 작성한 대본을 보내드립니다. 댓글로 이메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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