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이런 학생들의 이탈을 막으려고 그야말로 총력을 다한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해야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대학 가면 충분히 놀 수 있으니 지금은 참으라고 하면서 입에 발린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대학에 가면 놀 수 없다. 남들 스펙 올리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혼자 클럽가서 놀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 보면, 왜 취업을 하지 않느냐 혹은 못하느냐는 눈치를 받는다. 대학가서 놀라고 해서 놀았는데, 이제는 취업 안한다고 강요를 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강요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 나라 젊은이들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다.
◆하기 싫은 공부,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경제학적 이유
우리 나라 학생들은 보통 16년을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박사까지 하는 경우는 20년 가까이 된다. 물론, 과학고 조기 졸업, 군대 복무, 휴학, 어학연수 등은 고려하지 않아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공부를 꽤 오래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취업 준비로 자격증, 토익 등을 공부하다 보면, 책 보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우리 나라 학생들은 당연히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이 한번이라도 들 수 있다. 단순히 공부를 하기 싫거나 아니면 혐오까지 하여 책을 더 이상 보기 싫다고 느끼는 학생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은 연예인이라며 노래 부르고, 춤을 배우러 다니고, 한창 먹을 나이에 다이어트를 하고, 화장을 짙게 바르고, 하의실종 패션을 즐겨 입고, 머리에 염색을 하고 등등의 학생 본분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결정을 막으면 막을수록 손해가 된다. 먼저,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으면 욕구 불만이 생기게 된다. 즉,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스스로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행동을 하더라도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뿐더러 그 일, 즉 공부를 하면 할수록 욕구불만은 쌓일 수 밖에 없다.
욕구 불만이 계속 쌓이게 되면, 심한 경우 정신적인 장애까지 올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 그것을 과격히 푸는데서 끝내기도 한다. 종종 쓰레기를 던진다든지, 침을 뱉는다든지, 사람이 보지 않는 곳이면 유리병을 던져 깨트린다든지 말이다. 당연히, 어른들은 이런 학생들의 행동에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런 행동을 유발한 것은 어른들의 억압 때문이기에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인 셈이다. 차라리, 하기 싫은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학생들 그들 스스로 하고 싶은 것, 가령, 연예인이라면 연예인, 운동 선수라면 운동 선수 등을 하도록 내두면 모두가 행복한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론 개념이 널리 쓰이고 있다. 하나의 선택으로 자기가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을 한 사람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즉, 학생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신분이 학생이라도 그것을 함으로써 자기가 지속적으로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개개인의 결정이 존중된 상태라면, 그 선택을 한 학생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이 개념이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쉽다. 먼저, 공부를 하기 싫은 학생에게 부모들이 공부를 강요했다고 하자. 이건 우리 사회에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이 학생은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다. 학교에서도 딴 생각, 학원에서도 딴 생각뿐이다. 금전적인 손실은 따지지 않아도, 이 학생의 얼굴은 밝을 수가 없다. 등교길도 전혀 즐겁지 않고, 하교길은 기분이 더욱 우울하다. 그리고, 이런 얼굴을 보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도 당연히 어둡게 된다. 결국, 학생의 합리적인 선택을 무시한 결과, 그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피해가 간다. 만약, 이 학생이 미래의 김연아 같은 선수가 될 재목이었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가 된다.
반면, 운동 선수가 되고 싶다는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렇게 하도록 부모가 허락했다고 하자. 부모는 공부를 했으면 하지만, 결국 이 학생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학생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그 모습을 보는 부모를 비롯한 동네 어른신들도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기분 좋게 즐기면서 하면 나중에 정말 훌륭한 운동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즐기면서 하는 자를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개인적인 선택으로 하여금 개인적인 만족을 이끈다고 볼 수 있지만,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것이다.
◆공부가 하기 싫다고 하면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해야
따라서,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그들 자신은 그들이 더 잘 안다. 공부를 하기 싫다고 하면, 다른 길을 열어 주면 된다. 다른 길이 아니라 공부라는 한 가지 길을 어른들이 계속 고집할 경우, 오히려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다. 욕구 불만 해소에 그치지 않고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것이다. 이럴 경우, 어른들의 강요는 한 개인의 합리적 선택을 무시하는 결과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주는 격이다.
굳이 학생들의 결정을 바꾸려고 한다면,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공부를
하면 좋은 점을 나열해 주는 간접적인 방법이 더욱 좋다. 요즘은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안자면 꿈을 이룬다’ 등의 어구들도
많다. 차라리, 강요를 하지 말고, 스스로 깨닫게 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다른 길을 가겠다고 하면, 그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혹은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니 아주 힘들고 두려울 수도 있다는 ‘조언’을 하는 편이 낫다. 이래도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한다면, 학생은 그들 나름대로
최대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믿고, 그것을 지지하는 편이 학생 개인,
부모, 선생 그리고 모든 사회가 이롭게 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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