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도 부족하고 서로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그리고, 그 본질적인 이유는 우리 나라 노동시장이 경직된 탓이 크다. 즉, 기업과 노동자 모두 정부가 만들어 놓은 경직된 시스템 속에서 마찰이 생겨 갈등을 서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가끔 파업이 심해지면 자기들은 제 3자인 것처럼 중재를 해준다지만, 어떻게 보면 정부가 만든 시스템에 의해 발생된 일을 자기들이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중재라는 해결책이 임시적인 방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파업은 끊이지 않고 있다.
파업이 없고, 일자리가 유지되며, 경제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이상적인 노동시장은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단, 세 가지 필요 조건만 있으면 된다.
첫째, 해고가 쉬워야 한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 것이다. 분명, 해고가 쉽다는 것은 일자리를 잃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노동시장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고가 쉬워야 기업이 산다. 그리고, 해고가 쉽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개방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듯이,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이제 한물간 시스템이다. 게다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노조 등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해고하지 못해 회사가 억지로 잡아두는 것보다 해고를 하는 것이 일자리를 구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일자리의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면, 인적 효율성은 둘째 치더라도 매년 대학교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입사하기 쉬워야 한다. 요즘 기업들을 보면, 무슨 인재 채용이라고 하면서 그 채용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 보통, 입사하려면 서류, 인적성검사, 1차면접, 2차면접, 신체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만약 3차 면접까지 있거나 영어 면접까지 있다면,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진이 빠진다. 한 곳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니까 더욱 피곤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구직자들이 이런 채용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 자신에게 있다. 즉, 구직자들 때문에 이런 힘든 채용 과정이 생겨난 것이라는 의미다. 먼저, 구직자들 대부분은 대기업(공기업도 포함)에 들어가길 원한다. 그리고, 그들 숫자는 소수고 일정하다. 대기업들은 그들 나름대로 지원하는 사람 수가 많기에 이들을 걸러내기 위해 여러 채용과정을 둔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탈락을 시키는 시스템을 두는 것이다. 반면, 지금도 중소기업을 보면, 채용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하지만, 여전히 구직자들은 대기업으로 몰리고 대기업들은 이에 점점 채용 과정을 복잡하게 만드니, 이것은 좌충수처럼 자신이 쳐 놓은 덫에 다 같이 빠지는 격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면 입사하기는 저절로 쉬워질 것이다. 일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는 일할 때 영어를 쓰지도 않으면서 토익성적을 제출하라고 한다. 이런 쓸데없는 것을 다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고, 구직자의 인식 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식 전환은 처음부터 힘들 수 있으니, 무작정 대기업 취업보다 처음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런 인식 전환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취업이 쉬워지면, 첫째 조건과 함께 우리 나라 노동시장에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고 나서 침체를 느낄 겨를 없이 다른 회사에 입사하기가 쉬워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조건으로 이상적인 노동시장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다.
그 마지막 조건은 바로 일자리를 찾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요즘은 온라인상에 많은 직업들이 정리되어 있고 찾기도 쉬워졌다. 대학교 졸업자, 해고된 사람, 이직을 원하는 사람 등 각자가 모두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고, 그런 일자리 정보가 제대로 공유된다면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즉,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되는 기회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실업률도 당연히 낮아진다. 경제는 발전되고, 실업률로부터 오는 사회적 비용도 절감된다.
물론, 일자리가 회사 내부에서만 도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직원들의 지인들만을 대상으로 채용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결국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회사 바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리고, 그 정보가 구직자간 활발히 공유되면 노동 시장은 더욱 유연해진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고, 그 사람의 지인들이 이 회사에 들어갈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기회가 모두 소진되면, 회사는 다시 회사 바깥으로 눈을 돌린다. 최소한 이런 순환과정만을 거쳐도 노동 시장은 조금 더 유연해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 노동시장의 변화는 필수적이고 아주 시급한 상황이다. 그리고, 최소 위의
세가지 조건만 이뤄내면 우리 나라는 아주 이상적인 노동 시장을 이룰 수 있다. 파업도 볼 수 없고, 채용과정에 낭비되는 기업과 구직자의 시간, 비용, 노력 모두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꿈 같지만,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뿌리부터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결코 이루지 못할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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