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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지금 우리 나라 금리 인하의 근본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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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0.25% 인하했다. 두달전인 8월달에 0.25% 인하를 한 후 두번째 금리 인하로 지난 3개월간 0.5%의 금리 인하, 현재 기준 금리는 2%로 설정되어 있다. 미국은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왜 우리 나라는 뒤늦게 금리 인하를 하고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 경기가 좋지 않고, 세계 경기 또한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혹자는 우리 나라 부동산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냈다고 보는 이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 나라의 금리 인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나라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다.


기업의 수익 악화 - 대기업의 지배구조 그리고 정부


삼성 및 현대 등의 대기업의 대외적인 경쟁 구도가 거세져서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 및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및 휴대폰 사업에서 기존의 강자 애플은 물론 점점 중국기업의 거센 견제도 받고 있다. 화웨이 등이 바로 그들이다. 현대 역시 다르지 않다. 현대는 브랜드 가치가 독일, 일본 자동차 기업들에 비해 약하고, 이를 뚫기에 점점 어려운 위치에 처해 있다. 우리 나라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다른 우리 나라 기업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수익 악화에 따른 문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이는 외국인 투자자다. 삼성전자는 이미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이다. 외국 기업이라고 봐도 문제 없으며 현대 그룹도 삼성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삼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전까지 삼성전자와 현대 등에서 최대 실적을 낼 때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은 어떻게 보면 외국인 주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나라 기업이 열심히 수익을 내도 대부분의 수익은 외국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친기업 세금 정책으로 인해 지난 5년간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수익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즉, 정부는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 때 거둬 들인 세금이 없으며, 이제서야 돈이 필요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금 정부는 이제서야 온갖 세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령, 담배 가격을 올리거나 이제 와서 대기업 감세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유보한 현금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파생상품에 거래세가 추가하는 것도 논의됐다. 심지어, 어떤 이는 커피에도 조만간 새로운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부에 돈이 없어서 생긴 일이다.


결국, 기업이 이익을 볼 때 그 이익은 기업 안에 유보금 형태로 머물거나 그 50% 이상은 외국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이제까지 정부는 옆에서 그저 숟가락만 빨고 있었던 셈이다. 


기업의 수익 악화 - 낮은 임금과 높은 실업률 그리고 물가


임금과 실업률 그리고 물가는 모두 경제학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임금이 높아지면 가처분 소득이 많아져 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쉽게 말해서 돈이 많으면 많은 것을 소비할 수 있으니, 물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수익률이 악화되어 실업자가 생겨 실업률이 높아지면 임금 자체가 사라지게 되어 큰 문제가 된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어 소득이 사라져 이전보다 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결과, 물가는 낮아지며, 경기 침체가 온다. 이것이 지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 역시 이런 측면에서 지금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 청년 실업률을 상승추세다. 체감 실업률일 경우 더욱 높다. 이에 따라 실업을 면한 사람들에 대한 임금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실직을 두려워해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으로도 기업에 소속되어 일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기업들도 괜히 높은 임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협상관계에서 노동자는 기업과 비교해 영원히 '을'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실업률은 높고, 이로 인해 임금도 적으니 사람들의 소득은 적어 물가가 낮다. 그리고, 물가가 낮으면 경기 침체라고 한다. 여기에 경제 성장률까지 낮으면 경제학적 용어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는 한마디로 꽉 막힌 하수구처럼 경제 곳곳이 막힌 상태다.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 나라는 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가기 직전이기에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금 한국은행은 물론 각 증권사의 우리 나라 경제 성장률은 2015년에 제로의 위험에 취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하가 효과가 있을까


금리인하를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것은 기업의 투자다. 기업이 투자해야 다시 수익을 창출하고 이로 인해 임금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 투자에 인색하다. 이제 투자할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지난 2000년대 말 한 때 태양광 발전 사업에 많은 기업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거의 다 간간이 명색만 유지할 뿐이다. LED 또는 전기 자동차 사업도 모두 마찬가지다. 이러니 기업이 투자에 인색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여전히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우리 나라 기업이기에 금리 인하로 인해 기업이 예전처럼 많은 수익을 낸다고 해도 우리 나라 경제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현행법상 외국인 주주 비중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다면, 기업 법인세율 세금을 높이고, 투자, 고용 등에 따른 감세 조건을 폐지해야 한다. 담배, 커피 등으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걷으려고 하지 말고,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세금을 높이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 부담은 지금까지의 받은 혜택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금리 인하의 효과를 누리려면 2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기업이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의 외국인 비중을 줄이지 못한다면, 대기업 증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금리인하 효과로 우리 나라 경제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