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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증권회사 수수료, 다 제각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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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를 하면, 거래 수수료가 있다. 주식을 사고 팔 때, 증권회사에서 수수료를 떼어 가는 것이다. 주식은 그냥 시장처럼 증권거래소에 가서 직접 사는 것이 아니라 증권회사를 거쳐서 사야하기 때문에 이 수수료가 생겼는데, 이건 우리 나라 증권 회사의 가장 큰 수입원이기도 하다.

 

가장 큰 수입원이기에, 증권회사는 이 수수료를 높게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수수료 인하 전쟁이 펼쳐졌다. 신생 혹은 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수수료를 낮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고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수료 수입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고객이 많으면 그만큼 주식 거래를 많이 할 가능성이 크고, 그런 거래가 많아지면 수수료 수입도 당연히 많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 고객의 수는 증권회사에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있을 것이다. 위 표에서 보듯이, 증권회사의 수수료가 모두 다 제각각인 것이다. 고객이 그렇게 중요하고, ,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면 고객을 다른 증권사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같이 수수료를 낮출 법도 한데, 대다수의 증권회사가 그들 나름대로의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은 기존 거래 증권회사에 일정의 수수료만 내면 자신의 주식을 쉽게 새 증권회사의 계좌로 옮길 수 있는데, 수수료가 높은 증권회사는 고스란히 그들의 고객을 수수료가 싼 증권회사에 빼앗기게 될 가능성만 커진 셈이다.

 

◆왜 증권회사는 수수료가 다 제각각일까

 

먼저, 수수료가 증권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모든 증권회사가 그 수수료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증권회사는 M&A 등 기업자문 수수료가 더 중요한 수입원일 수도 있고, 어떤 회사는 자체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증권회사는 수수료 자체를 내릴 이유가 없다. 수수료를 내린다고 해서 고객이 늘면 좋겠지만, 그로 인한 이득보다 강점이 있는 다른 분야에 오히려 집중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중요하다. 게다가, 이런 증권회사는 수수료를 내리면 오히려 기존 충성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수입이 줄 가능성이 있다.

 

, 수수료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수수료에 민감한 고객의 마음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수수료율에 따라 증권회사를 바꾸는 고객이 있다면, 그 고객은 수수료에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고객은 수수료가 높아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어떤 고객은 수수료가 0.01%가 차이가 나도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보통 수수료가 높은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그만큼 장기 거래를 선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거래 횟수가 적기 때문에 그만큼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덜 하다는 것이다. 또, 장기 매매일 경우 주가 자체가 올라 수익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증권회사에 수수료를 내는데 거부감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수수료가 낮은 증권회사를 찾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단기 매매를 하려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거래를 많이 해도 수수료가 얼마 안되기에, 그 자체로 위안을 삼아 잦은 주식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매매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 깡통을 찼다는 사람이 주변에 더 많은 걸 보면, 단기 매매는 물론 수수료가 싸다고 해서 그들의 수익성에 별 다른 효과는 없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수수료가 낮은 걸 빌미 삼아 사람들이 거래를 많이 하도록 하여 수수료 수입을 올리려는 증권회사의 숨은 전략이 여기에 숨어 있다고 봐도 된다.

 

따라서, 최저 수수료를 제공하는 증권회사보다 아직까지 기준 수수료를 고집하는 회사가 많은 걸 보면, 아직 단기 매매보다 장기 투자를 좋아하는 투자자가 우리 나라에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최소한 단기매매보다 장기 투자가 좋다는 걸 아는 현명한 투자자가 많이 있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 나라 주식 투자자 중 개인투자자가 99% (2007년 기준 450만명 정도)인데, 이들 모두가 단기매매를 하기 위해 당연히 수수료가 싼 곳으로 옮겨가야 하겠지만, 지금 주식 시장 거래원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수수료가 싸다고 하면, 그 자체로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식 거래를 함으로써 당장의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수료가 싸다는 것을 이유로 잦은 거래를 한다면, 그것은 결코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단기매매의 속성상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해 정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결국, 증권회사의 싼 수수료를 잦은 거래를 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오직 그 증권회사에만 좋은 일을 시키는 것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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