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김치 먹기를 강요 받는다. 사실, 20, 30년전만 해도 김치뿐이 먹을 게 없던 시절도 있었다. 먹을 반찬이 김치밖에 없었기에 김치만 먹던 시절이다.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고 그에 따른 식습관의 변화로 그 빈도가 적어졌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김치 반찬은 우리 나라 식단에 꼭 빠짐 없이 오른다. 초중고등학생 급식을 보면 김치는 항상 있고, 일반 식당에만 가도 김치는 언제나 나온다.
나도 어린 시절 김치를 자주 먹은 기억이 난다. 그러다, 영국에 건너가 오래 살면서 김치를 잊고 살았다. 9년 후 한국으로 귀국해서 김치를 먹으려고 했는데, 김치가 너무 매웠다. 입맛이 변해 예전에 먹던 김치를 더 이상 먹지 못하는 것이었다. 전에 먹어봤던 한국 사람도 이렇게 김치를 먹질 못하는데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서양 사람들은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치를 먹고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김치를 수출한다고 그렇게 노력하는 걸 보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생각만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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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정말로 나쁜 것은 바로 나트륨 때문
얼마 전 슈퍼에서 파는 온갖 식품에 나트륨 함량이 이슈화된 적이 있다. 나트륨은 짠 맛을 내는 것으로 라면, 햄, 젓갈, 깻잎 등의 식품에 각각 나트륨 하루 권장량에 가까운 양이 들었다. 당연히, 모든 언론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런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어느 누구도 김치의 나트륨 함량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김치를 만드는 것을 보면, 거기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이 어마어마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리고 그것이 다 나트륨 덩어리인데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김치가 우리 나라 음식이고 또 김치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 위암 발병률 세계 1위다. 오래 씹지 않고 먹기, 탄 음식 먹기 등도 위암에 걸리는 이유라고 하지만, 짠 음식을 먹는 것도 분명 위암 발병률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나라는 다른 짠 음식은 모두 경계 대상에 올려 놓으면서 오로지 김치만은 면죄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김치와 함께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고추장, 된장, 쌈장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것들을 적당량만 먹으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라면, 햄, 짠 스낵류 등만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 것이기에 감싸기 위한 것치고
너무 대가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전 국민이 위암에 잘 걸리게 하는 주요 원인이 사람에 따라 김치, 고추장, 된장, 쌈장 등의 짠 음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있을 법한 음모론을 말하면 끝도 없을 것 같다. 또, 김치 생산 업체, 김치협회, 소금 제조업체, 언론계 등부터 심지어 위암을 치료하는 의료계까지 모두 거론하면 너무나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 같아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치를
적당량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추장, 된장, 쌈장 등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김치 이외의 짠 음식을 많이 먹어 더 문제다. 라면에 김치를 먹는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고, 이렇게 습관적으로 나트륨의 하루 권장량 두배를 먹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나라 사람들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이런 고유의 음식이 무조건 몸에 좋다고 혹은 우리 나라 고유의 음식이니까 당연히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깨는 것이 급선무다. 라면을 먹더라도 김치를 꼭 먹어야겠다는 등의 고정관념부터 말이다.
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김치를 물로 씻어서 먹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먹지 않는다. 위에서
말했듯이, 매워서 먹지를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닭갈비, 불닭, 매운
양념치킨, 떡볶이, 비빔 냉면 등도 같은 이유로 먹질 못한다. 만약 이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 먹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쯤 자기 몸이 나트륨에 중독되어 있는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고민해서 나쁠 것은 없다. 나중에 위암 걸릴 확률을 낮추는
것은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민감한 주제라 논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답글을 다 달아 드려야 하는데 시간상 이렇게 덧붙입니다. (이렇게 덧붙이는 글 쓰는 것도 처음 같네요)
이 글은 다섯 가지 전제와 가정을 바탕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전제가 숨겨져 있어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김치의 종류는 많지만, 이 글은 흔히 김치 하면 떠오르는 빨간 배추 김치를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2. 이 글은 '맵고 짠 음식은 나트륨 함량이 많다. 김치는 맵고 짠 음식이다. 김치는 나트륨이 많이 함량되었다.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김치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3. 김치 수출은 그 나라에 있는 우리 나라 사람들 포함 동양계 사람이 많이 사서 먹는다고 가정을 하였습니다. 아직 우리 나라 음식이 스시처럼 대중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4. 김치와 관련되서 검색을 하시면 정보를 많이 얻으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정보도 많고,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도 많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까요) 만약, 김치가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정보를 더 얻고 싶으시다면, 검색창에 '김치 나트륨'을 치면 많이 나올 것입니다.
5. 소금 관련해서는 천일염, 정제염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위 글에서는 어떤 소금이라도 나트륨 함량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가정을 했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에핑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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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거나 혹은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오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된 포스팅을 읽어보시고 한번쯤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