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변한다. 하지만, 그 고유한 언어의 특징은 변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 나라말 한글이 영어와 섞어 쓰이면서 한국어 파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인터넷 용어나 비속어로 한정되었다면, 요즘에는 영어 단어 발음을 그대로 한글로 나타내면서 그 한글 파괴는 더욱 심해지는 실정이다.
아래는 TV 방송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패션 잡지내 영어 발음을 한글로 나타낸 단어들이다.
보면 알겠지만, 저 위의 단어들은 한글이긴 한글인데 영어 발음을 그대로 한글로 옮겨온 것이기 때문에 순수 한글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의미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에 나온 단어들의 뜻을 모두 알지는 못할 것이다.
한글과 영어 단어 발음의 한글 단어가 섞인 것을 보면 참 이질감이 느껴진다. 물론, 우리 나라 단어로 마땅히 설명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그 표현할 단어가 없을 때 영어 단어 발음 그대로 쓰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저렇게 대놓고 쓰는 것은 그야말로 거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나도 영국에 오래살았지만, 우리 나라 말을 이렇게 구사하는 사람들은 아주 경멸한다. 술자리나 친구들끼리 장난 삼아 말하는 것은 재미라도 있지만, 잘난체 하기 위해 이런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최대한 빨리 나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이 왜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을까.
어떻게 보면 음모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영어 발음 그대로 단어로 만드는 행위는 위에서 말했듯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질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이 이질감을 왜 느끼도록 하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 나라 한글의 역사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한글이 등장한 배경은 모든 국민들이 평등하게 글을 쓰고 읽을 수 있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세종대왕은 이 위대한 한글 창제를 위해 비밀을 유지했다. 비밀스럽게 창제한 이유는 기존 권력 세력 즉 양반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양반 입장에서는 한문을 통해 글을 읽고 쓸 줄 알았기에 한글은 필요가 없었고, 어려운 한문은 양반과 천민을 구별하는 가장 가시적인 도구였기 때문이다. 즉, 계층간 이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놔두는 편이 기득권층에게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볼 때 지금 영어 발음으로 만든 단어를 쓰는 사람들은 그들의 유식함을 나타내려고 하는 동시에 기존 사람들과 구별해 그들만의 언어를 만드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즉, 그들 스스로 전문가적인 냄새를 풍기기 위해 이러한 영어 발음 그대로 단어를 만들어 잡지나 책에 퍼트려 이질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며, 나는 이러한 고단수의 언어 파괴를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TV, 잡지, 인터넷 등의 영어 발음 그대로 만든 한글 단어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