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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 일상

영국에 대한 잘못된 오해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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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하면, 제게 영국에 대해 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질문들을 잘 들어보면, 영국에 대해 원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영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아 보이더군요.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정보를,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를 한번 제공해 보려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영국은 비싸다?

영국의 물가가 비싸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런던 물가는 아주 높다고 알고 있는데,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아보면 그렇게 높지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로 서울과 비슷하다고 많이 느꼈습니다.사람들에게 왜 영국 물가가 높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환율문제를 들더군요. 우리 나라 돈을 영국 파운드로 바꾸면, 1파운드 '동전'이 우리 나라 '지폐' 두 장과 맘먹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 어쩌면 합당한 이유처럼 들립니다. 또, 만원권 100개를 파운드로 바꾸면, 그 부피가 1/4 (20파운드짜리로 바꿨을 때) 혹은 1/10(50파운드로 바꿨을 때)로 확 줄게 되죠. 이런 부피의 차이가 영국에서 쓸 수 있는 돈의 부피가 줄어든다고 생각되어 생긴 오해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환율적인 착시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개개의 물건을 봐도 런던과 서울의 상품 값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특히, 영국에 오래 사는 사람들은 한국의 이마트처럼 묶음으로 된 물건들을 많이 사게 되는데, 이럴 경우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보다 훨씬 싼 물건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 영국인은 신사?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영국 갔다 왔으니 신사가 다 되었네'라는 덕담. 저는 이 말이 긍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신사'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신사가 아닌 사람들을 더 많이 봤기에 그 '신사'라는 말은 영국을 잘못 표현하는 일종의 일반화 오류에 빠진 단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제가 주로 있었던 런던에 '신사'라고 부를만한 순수 영국인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런던 인구 750만명 중 약 30%가 저와 같은 유색인종이고, 심지어는 지나가다 백인을 보고, 그의 출신을 물어본다 할지라도, 반수 이상이 영국출신이 아닌 백인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호주, 미국 심지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백인들도 있죠. 물론, 제가 런던 이외의 사람들과 제대로 교류를 못해본 것일지도 모르지만, 무작정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는 오해는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순수 영국인 백인들을 만나더라도 그들 모두가 신사는 아니라는 사실은 축구 경기에서 날뛰는 홀리건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 영국에는 대표 기업이 없다?

지금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금융 위기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영국은 최근 정권 교체를 필두로 유럽 경제 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죠.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은 잘 아는데 반해 영국 기업들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번 영국의 경제 위기가 이슈되고 있는 것은 우리 나라의 대표 기업 삼성 같은 영국의 대표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더군요. 하지만, 영국도 금융산업 말고 다른 산업의 대표 기업들이 많습니다. BP(British Petroleum, 석유정제 기업, 포브스 기업 5위), Vodafone(통신사, 포브스 기업 20위), Tesco(대형할인점, 포브스 기업 71위), GlaxoSmithKline(제약회사, 포브스 기업 92위) 등 대형 은행을 제외하더라도 포브스 100대 기업에 드는 회사가 4곳이나 더 있습니다. 100위권 안에 드는 우리 나라 기업이 삼성 밖에 없으니 영국에 대표 기업이 없다는 말은 큰 오해라고 할 수 있겠죠?

4. 영국 유학생들은 부자?

1번과 관련된 오해일 수도 있겠습니다. 물가가 높은 곳에서 오래 생활했으니, 영국 유학생들이 돈이 많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국 유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특히, 영국은 유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 중간 중간에 아르바이트도 할 수도 있고, 그런 이유로, 금전적인 문제로 학교 선택보다는 영국 오기 전부터 아르바이트 찾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는 분도 많습니다. 가끔, 주객이 전도되어서 공부보다는 불법적으로 주당 20시간보다 더한 시간을 아르바이트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식도 들었구요. 제 생각엔,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보다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더 부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 대도시는 모르겠지만, 그 외 지역에 사는 미국 유학생들은 우선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필수품이기 때문입니다.

5. 영국은 비가 많이 온다?

영국은 비가 많이 온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비가 오는 날이 많다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될 것 같네요. 정확한 정보를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는데, 역시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연평균 강수량이 적더군요. (우리 나라는 1245mm/연, 영국은 1220mm/연) 작은 차이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국 날씨 보고 비가 많이 온다고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겠죠? 또, 종종 제게 영국 날씨에 질문하는 분들 중 영국에 비가 많이 온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은 우리 나라 여름의 우기 때처럼 소나기가 맨날 내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록 영국에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을지라도 영국에 내리는 비는 보슬비가 많습니다. 맞아도 흠뻑 젖지 않는 그런 비죠. 보슬비다 보니, 오다 안 오다를 반복하여 흐린 날도 많습니다. 또, 이런 흐린 날과 더불어, 비가 오는 중간중간 구름이 걷혀 햇빛이 나는 날도 많도 많죠. 그래서, 영국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호랑이 장가가는 날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날이 많으니, 무지개도 많이 볼 수 있죠. 영국 날씨가 보통 우중충하다고 해서 유학생들이나 여행객에게 큰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리저리 급변하는 불안정한 날씨, 즉 하룻동안에도 다양한 날씨를 보여주는 영국 날씨가 제겐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꼭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인간의 마음과 같아 제게는 더 친숙하죠. 잠시 삼천포로 빠졌는데, 영국을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영국 사람들은 이런 급변하고 불안정한 날씨의 변덕을 알기에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고 다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 여행객처럼 일부러 방수옷을 준비해서 입고 다니지도 않죠.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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