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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 일상

영국에 대한 잘못된 오해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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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귀국한 지금 내게 영국에 대해 물어 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 질문을 잘 들어보면, 영국에 대해 원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영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보인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정보를,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를 한번 제공해 본다.

1.
영국은 비싸다?
영국의 물가는 비싸다고 알고 있다. 특히, 런던 물가는 아주 높다고 알고 있는데, 영국에서 체험상 그렇게 높지 않다겪어보니, 서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사람들에게 왜 영국 물가가 높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환율문제를 든다우리나라 돈(원화)을 파운드로 바꾸면, 1파운드 '동전'이 우리 나라 지폐 두 장과 맘먹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 어쩌면 합당한 이유처럼 들린다, 만원권 100개를 파운드로 바꾸면, 그 부피가 1/4 (20파운드짜리로 바꿨을 때) 혹은 1/10(50파운드로 바꿨을 때)로 확 준다. 이런 부피 차이가 영국이 비싸다고 느끼는 가장 큰 오해가 아닐까 한다. 이런 환율 문제를 배제하더라도, 개개의 물건을 봐도 런던과 서울의 상품 값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오히려, 영국은 개개의 상품이 조금 비싼 품목이라도 한국의 이마트처럼 묶음 판매가 많아 어떻게 보면 더 싼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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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국인은 신사?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영국 갔다 왔으니 신사가 다 되었네'라고. 이 말이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더라도, 나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신사가 아닌 사람들을 더 많이 봤고, 또 같이 지내봤기 때문이다런던에 순수 영국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통계적으로, 런던 인구 750만명 중 약 30%가 나와 같은 유색인종이고, 심지어는 지나가다 백인을 보고그의 출신을 물어본다 할지라도, 반수 이상이 영국출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온 백인들이다. 유럽, 호주, 미국 심지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백인도 있는 것다. 물론, 내가 런던 이외의 사람들과 제대로 교류를 못해본 것일지도 모르지만, 무작정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는 오해는 버리셨으면 좋겠다. 만약, 순수 영국인 백인들을 만나더라도 그들 모두가 신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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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국은 대표 기업이 없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얼마전까지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금융 위기로 휘청거렸다. 얼마전 영국 옆의 아일랜드에 IMF와 EU는 자금 지원 결정을 했고, 아직 영국도 정부 부채가 많아 정치계가 혼란스럽다. 영국 자국 대표기업이 나서서 경기를 이끌어 가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여기에 '우리 나라의 삼성 같은 기업이 없으니 당연하지'라며, 금융 위기로 생긴 경제 위기에 금융 산업뿐이 없는 영국 경기가 어려운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영국 금융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터무니 없이 강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영국도 금융말고 다른 산업의 대표 기업들이 많다. BP(British Petroleum, 석유정제 기업, 포브스 기업 5위, 지금은 멕시코만 석유 유출 사건으로 기업이미지에 타격받음), Vodafone(통신사, 포브스 기업 20), Tesco(대형할인점, 포브스 기업 71), GlaxoSmithKline(제약회사, 포브스 기업 92) 등 은행을 제외해도 포브스 100대 기업에 드는 회사가 4곳이나 있다. 사실, 외국인들이 삼성, LG등 우리 나라 IT기업만 알고, 다른 산업의 대기업으로 통하는 우리 나라의 SK, 한화, 두산 등을 잘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에 영국 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참에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4. 영국 유학생들은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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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과 관련된 오해일 수도 있겠다. 물가가 높은 곳에서 오래 생활했으니, 영국 유학생들이 돈이 많다고 오해하는 것이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국 유학생들이 더 많다. 특히, 영국은 유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 중간 중간에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다따라서, 금전적인 문제로 학교 선택보다는 영국 오기 전부터 아르바이트 찾을 생각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분도 많다. 가끔주객이 전도돼서 공부보다는 불법적으로 주당 20시간이 아닌 더한 시간을 아르바이트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내 생각엔영국으로 오는 사람들보다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더 부자인 것 같다. 미국 대도시는 모르겠지만우선 미국 유학생들은 자동차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5. 영국 유학생들은 귀족적?
이것은 4번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오해다. 모두 아시다시피, 영국은 왕족이 존재한다. 영국 여왕이 오랜 역사속 영국의 상징으로 남아 있고, 요즘은 윌리엄 왕자와 그의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과의 약혼으로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영국의 이런 이미지 때문일까 아니면 위에서 말한 영국인은 신사라는 이미지 때문일까 영국 유학생들도 다소 귀족적(?)이란 이미지로 비춰지는가 보다. 바르고, 논리 정연하기까지 하며, 여성분들에게 배려감도 깊기까지 하며, 양보를 베풀줄 알고, 심지어 정의로운 일에 용기를 보여주는 일은 식은 죽 먹기로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도 그렇지만 모든 영국 유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각자 다른 개성이 있는 것이다. 한국 귀국후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실망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어찌할 수 없어 안타깝다.

6.
영국은 비가 많이 온다?
영국은 비가 많이 온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다. 비가 오는 날이 많다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될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영국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한국처럼 소나기가 매일 내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영국 비는 보슬비에 가깝다. 맞아도 흠뻑 젖지 않는 그런 비. 보슬비이기에 오다 안 오다를 반복하여 흐린 날도 많다. , 이런 흐린 날이 많으니, 중간중간 구름이 걷혀 햇빛이 나는 날도 많다. 우리 나라에서 호랑이 장가가는 날을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런던에서는 수없이 봤다. 이런 날이 많으니, 또 무지개도 많이 볼 수 있다. 영국 날씨가 보통 우중충하다고 해서 유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리저리 급변하는 불안정한 날씨가 꼭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인간의 마음과 닮아 나에게는 더 친숙하다. 영국 사람들도 급변하고 불안정한 날씨의 변덕을 알기에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고 다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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