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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에너지 절약 주장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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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에너지를 아끼라고 공익광고를 하고 있다. ‘브레이크 밟지 말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세요~’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광고를 보면서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디어도 좋았고, 노래도 귀에 쏙 들어와 기억하기도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에너지 절약 광고를 가만히 듣고 보니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애초에 전기세 낼 돈이 없는 사람은 에너지 절약 광고를 보면 웃음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부자들이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더우면 에어컨을 더욱 시원하게 튼다. 전기세가 많이 나와도 혹은 절약하지 않아 전기요금 자체가 올라도 그들은 충분히 감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에너지 절약은 상대적이면서 모순되는 점이 많다. 우선, 종이컵을 보자. 요즘은 직장에서도 개인 컵을 가져다 쓰는 곳이 많아졌다. 종이컵은 일회용이고, 일회용 제품을 줄이자는 취지로 개인 머그 컵을 한번 쓰고 씻어서 다시 쓰자는 취지다. 하지만, 종이컵을 쓰지 않는다면, 종이컵을 만드는 회사는 망한다. 종이컵을 만드는 회사를 꼭 살려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꼭 망해야 하는 법도 없다. 그들은 종이를 이용해 종이컵을 만드는 특허를 고안해 내려고 오랜 세월 연구를 했을 수도 있다. 무작정 에너지 낭비를 하지 말라는 대신 이들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그런 말을 해야 정당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더 공정해 보인다는 것이다.

 

, 정부에서는 자전거 이용도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는 자전거 사용을 강요만 했지 그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 자전거를 이용하라고 해 놓고서는 돈 있는 자들은 여전히 자가용을 타게 된다. 그러면, 결국 출퇴근 시간에 뻥 뚫린 도로는 있는 자들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서민들을 시설도 미비한 자전거 도로로 밀어 놓고, 그들은 보다 체증 없는 원활한 도로를 이용하도록 하는 어떤 음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날씨까지 덥다면, 그들은 차 안의 에어컨도 시원하게 틀고 달릴 것이다.


자전거 도로의 열악성을 보여주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

 

그리고, 요즘은 낮은 층수는 계단으로 걸어다니자는 말도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전기 사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낮은 층수라는 개념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즉, 같은 층수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낮은 층수라고 여길 수 있지만, 몸집이 좀 있는 사람에게는 2층도 높은 층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여름철 실내 온도를 26~28도로 맞추느라 에어컨도 별로 틀지 않아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면 불쾌지수가 높아지기 쉽다. 편리하고자 만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아 땀을 식히느라 일의 능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음모론은 끝이 없다. 그런데, 나는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고 하는 에너지 관리공단 외 기타 정부 기관에서 에너지를 더 낭비할 것 같아 오히려 더 걱정되기도 한다. 공무원들 모두가 출퇴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관이나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의전용 차량까지 주어진다. 의전용이라 있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소형차는 안 될 것이니 대형 세단이어야 한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다른 세단보다 연비는 낮고, 배기 가스는 많이 배출된다. 이걸 보면, 도대체 누가 누굴 보고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또 비싼 휘발유만 넣는다고 보도가 된 적이 있다. 여의도 국회 근처의 평균 판매가보다 리터당 100원 이상 비싼 휘발유를 넣는 것이다. 이것은 세금 뿐만 아니라 돈 자체의 낭비로 볼 수 있다. 돈도 어떻게 보면 에너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전을 만드는 데도 금속이 필요하고, 지폐를 만드는 데도 나무, 종이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을 제조하는데 기계와 전기도 필요하다. 이런 뉴스를 보고 듣는 국민들이 정부가 에너지 낭비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과연 누가 믿고 따를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사실, 정부가 쓸데 없는 정책에 돈을 낭비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예산 낭비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 중 4대강 사업이 최근 들어 가장 굵직하고 가장 낭비가 심한 사업이라고 생각되는데, 이것은 돈을 들여 환경 오염까지 시키고 있다. 돈 낭비에 환경 오염까지 시키니 어떻게 보면 에너지를 배로 낭비하는 셈이다. 이런대도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에너지를 아끼자고 하고 있다.

 

에너지가 절약되면 과연 대다수의 국민들이 행복할까 아니면 일부 가진 자들이 행복할까. 후대를 위해 그리고 지구를 위해 에너지 절약을 하자는 주장은 전형적으로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는 것인지, 또 그것은 서민들의 희생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인류를 환경오염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인류는 그들 스스로 늘 불신하기 때문에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울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정부를 불신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라면, 정부 주도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하는 것 자체가 돈 낭비, 에너지 낭비의 모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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