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영국 일상

알아두면 좋은 영국에서 꼭 지켜야 할 예절 7가지

반응형

영국에 처음 가면, 누구나 문화충격을 받습니다.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한국과 다른 영국인들의 생활 방식, 습관에 많이 놀라게 되죠. 이 생활 방식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즉 '영국 체질'인 사람들은 이 영국식 생활 방식을 몸으로 체득해 영어 공부는 물론 영국 유학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제가 영국에서 봤던 가장 안타까운 일은, 영국에 유학 왔는데 영국인의 생활 방식, 습관, 매너, 예절 등을 무시하고, 한국적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유학생들이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는 사람 대다수는 한국인과 어울리고, 해먹기 쉬운 한국 라면을 먹으며, 한국 인터넷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기에 알찬 유학 생활을 한다고 결코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유학 온 목적이 공부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견문을 넓히는 보다 본질적인 목적을 놓치면 안되는 것입니다.

그럼 영국 사람들의 실제 생활은 어떨까요? 그리고 영국인들은 어떤 기본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1. 'Excuse Me'라고 말하기
영국인들에게 입에 붙은 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 말을 많이 씁니다. 길 가는 사람의 몸을 쳤거나, 스쳤거나, 갑자기 마주쳤거나 등등 모든 상황에서 'Excuse Me'라고 말합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혹은 사람들 많은 광장에서는 이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기도 하죠. 또,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 때도 'Excuse Me'로 그 물꼬를 틉니다. 특히, 처음에 영국에 가서 길을 물을 때 Excuse Me라고 하고 물어보는 것은 아주 좋은 예의입니다. 'Sorry'도 'Excuse Me'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2. 입 가리기
이것은 아주 기본예절인데, 예전에 학교 선생님이 수업 시간 전에 한 말이 생각 나서 적습니다. 나이가 지극한 교수인데, 학교 오는 길에 지하철을 탔다고 합니다. 동양인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앞에 앉아 하품을 크게 했다고 하네요. 문제는 입을 가리지 않아 치아가 몇 개인지까지 셀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며, 영국에서는 하품, 기침, 트림 등을 하려면 입을 꼭 가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뜩이나 런던 지하철은 좁아 하품을 바로 코 앞에서 했을텐데,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제 얼굴이 다 뜨거워졌던 날이었습니다. 

3. 뒤에 사람 문 열어주기
건물 안에 들어 갈 때 뒷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은 영국 생활에서 기본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뒷 사람을 위해 문을 잡고 있으면 되는 것으로 보기에도 아주 쉽죠. 요즘에는 자동문이 많이 생겼지만, 아직까지 영국 건물 대다수가 수동식이기에 이 예절을 행하는 모습은 영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뒷 사람을 위해 문을 잡고 있으면, 뒤에 오는 사람은 미소와 함께 'Thank you'를 외칠 것이고, 잡아주지 않는다면, 굳은 미소를 띠며, 속으로 '영국예절도 모르는 놈!'이라고 외칠 것입니다.

 

4. 개인적인 질문 하지 않기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바로, 개인적 질문을 영국인들에게 스스럼 없이 한다는 것이죠. 특히, 나이, 키, 몸무게, 학교, 가족관계, 혈액형, 별자리, 수입, 결혼 여부 등을 물어보는 것은 아주 큰 실례입니다. 동양인들이 예의를 모른다는 편견도 바로 여기서 오는 경우가 많죠. 또, 가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친해졌으니, 물어봐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혼자만의 생각에 불과합니다. 한국인이 영국인 친구에게 개인적인 것을 질문했다가 오랫동안 쌓았던 친밀감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봤죠. 무엇보다도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여성에게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랍니다. 특히, 적당히 나이든 분들에게 말이죠. 제가 터득한(?) 이런 실수를 하지 않는 아주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먼저 물어볼 때, 대답하고 나서 'How about you?'라고 되묻는 것입니다.

5. 길에서 침뱉지 않기
이것은 제 실수담입니다. 서울을 걸어다니다 보면, 매연도 많고, 담배도 종종 펴서 그런지 침을 길바닥에 종종 뱉었습니다. (왠지 고백성사하는 듯한 ㅡㅡ;) 그 습관이 남아 저도 모르게 여자친구(영국인)와 걸어가다 조금(?) 뱉었는데, 바로 그때 여자친구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우뢰와 같은 훈계가 쏟아져 나오더군요. 저는 어쩔 줄 모르는 고양이 앞의 생쥐마냥 미안하다 라는 말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때는 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보통 같이 지내다가 견해 차이가 나면 한국은 원래 그렇다 라고 하면 되는데, 이날따라 '한국 사람들은 원래 길에서 침 많이 뱉고 다닌다'라고 하기엔 왠지 제 얼굴에 침뱉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네요. 이것저것 여자 친구는 말을 많이 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영국에서 길에 침을 뱉는 것은 아주 큰 실례라고 합니다.

6. 음식 먹을 때 칼 질 유의하기
홈스테이하면서 영국 집에 오래 살아봤던 저로서는 솔직히 처음에 어떻게 영국인과 음식을 먹어야 되는지 몰랐습니다. 외국인들이 젓가락을 배우는 것처럼 저도 처음에 칼질과 포크질을 배워야 했죠. 칼은 오른손, 포크는 왼손인데, 오른손잡이로서 오른손으로 숫가락질했던 사람들은 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먹다가 조심해야 할 것은 칼에 묻은 음식을 바로 먹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국 식사 예절에 어긋나는 것으로 칼에 묻은 음식을 포크로 옮겨서 먹어야 한다고 하네요. 또, 식사를 마치고 나면, 차 종류가 디저트로 나올 수 있는데, 포크로 그 차 안을 저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예절이기라기 보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복이 나간다'는 행동에 속합니다.  

7. 처음 본 사람에게 볼에다 키스하며 인사하지 않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런 실수를 많이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한번 써봅니다. 영국인들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 볼에다 키스를 하는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모든 서양 사람들이 인사를 할 때 볼에다 키스를 하는 줄 아는 한국 사람들이 있더군요. 어이없게 이것은 제 친구들이 저를 부러워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 볼에다 인사를 하지 않고, 아주 가까운 친구나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간에만 하는 정도입니다. 만약, 날마다 볼에다 키스를 받으며 아침 인사를 하고 싶다면, 잘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스페인이나 남미쪽 등으로 가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