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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물건 던지고 가는 택배기사, 황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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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나는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샀고, 어제 이 택배가 도착했다. 사실, 나는 최근 피부가 안 좋아져서 새 화장품을 쓰기 위해 안달난 상태였기에, 택배 직원이 누른 벨소리는 나를 흥분시켰다. 벨소리에 나는 먼저 아파트 문을 열어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그 기다림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어쩌면, 물건이 올 시간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더욱 흥분되는 것 같았다. 나는 문 앞까지 나가서 엘리베이터가 우리 집 층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고, 드디어 엘리베이터 도착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나는 우리집 문을 열었다. 그런데, 택배 상자는 던져졌고, 그것이 바닥에서 미끄러져 오듯 내 발 밑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택배기사 아저씨는 물건 거기 놨어요~’ 외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떠났다. 나는 분명히 봤다. 물건을 놓고 간 것이 아닌 복도를 끌리게 해서 던졌던 것을. 엄밀히 따지면, 물건을 놓고 간 것이 아닌 물건을 던져 놓은 것이다. 나는 황당했다.

게다가, 나는 택배기사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 물론, 얼굴을 봐서 서로 좋을 것도 없긴 하다. 나도 그 택배기사를 다시 볼 일 없고, 그 택배기사도 나를 다시 볼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또한, 다음에 어디선가 만나더라도 내가 어디어디 살고, 언제 봤으며, 어떤 물건을 샀는지 전혀 기억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기본이란 것이 있다. 

, 택배기사는 물건을 제대로 배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본이며, 그들의 임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택배기사는 엄밀히 말하면 제대로배달하지 않았다. 거기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물건을 복도 바닥에 던져 밀었지만, 만약 시각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집이라면 어떨까. 물건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다. 또는, 허리가 불편한 어르신이었다면 또 어떨까. 택배 물건 때문에 괜히 허리를 굽히는 수고를 해야 한다. , 던지는 것 자체가 보기에 안 좋은 것뿐만 아니라 이것은 소비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줄 수도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내 물건은 화장품이었다. 물론, 충격 방지가 잘 되어 있긴 했다. 화장품 자체가 유리병이었지만, 스티로폼이 안에 들어 있어 충격완충이 제대로 되는 상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상자가 충격에 완벽하진 않다. 만약 복도 아래로 밀듯이 던져 복도 벽에 부딪혀서 깨지는 날에는 택배기사가 책임질 것인가. 물론, 그들이 책임질 수도 있고, 나는 그것이 깨진 이유를 몰라 홈쇼핑에 반품을 요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위에서 말했듯이, 이 택배 물건을 오래 기다렸다. , 깨지는 날에는 다시 화장품을 받기 위해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다림의 시간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결국, 던지지 말고 직접 전해주면 간단히 미연에 방지될 문제인데, 괜히 1분 더 빨리 가겠다고 해서 이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택배회사는 무엇이 그렇게 바쁜가 

사실, 나도 택배기사들이 바쁜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연휴 기간에는 기존의 배달 물량에 그 선물 물량까지 합쳐 아주 바쁘다고 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택배 기사들이 하는 노력에 비해 그 대가가 너무 작다는 말도 나온다. 한마디로, 택배 배달 건수에 비해 그 수익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택배기사가 이 시대의 진정한 3D 직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택배 기사들에게 바쁜 것은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 행운이다. 바쁜 것을 좋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오히려 즐겨야 한다는 말이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가령, 배달할 물건이 하나도 없다면, 당연히 택배 기사들도 존재할 필요가 없다. 택배기사가 필요치 않으니, 기존의 택배기사들은 모두 실업자가 될 것이다. 실업자가 되면, 택배기사보다 일이 더 힘들고 어려우며 돈도 안 되는 직업 가령, 건설 일용직 등으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어쩌면, 벽돌을 짊어지고 쇠 파이프를 나르며, 예전 택배기사가 편하고 좋았다고 그 때를 회상해도 소용없는 일인 것이다. 

따라서, 택배 기사는 이렇게 바쁜 것을 핑계 삼아 물건을 던져 대충 배달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더욱 제대로 배달해야 옳다. 그리고, 더 나아가 택배를 이용한 소비자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만약 소비자들이 특정 택배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그 택배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당연히 그 회사는 망하게 되고, 역시 거기에 포함된 택배기사들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다. 

바쁘더라도 기본을 지키자. 그리고, 물건을 제대로 소비자의 손에 전달해주자. 인사는 덤이다. 물건만 제대로 전달해 주는 것이 인사를 주고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나는 물건만 제대로 받으면, 솔직히 인사는 필요없다. 내가 인사를 받기 위해 흥분한 것이 아니라 화장품이란 물건을 받기 위해 흥분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다 말했으니 정리를 해보자. 

아무리 바쁘고, 또 바쁘게 일을 해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수 있더라도 택배기사가 물건을 던지고 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것은 택배 배달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서비스업으로서 기본적으로 제대로 일을 마무리 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무리는 택배 배달 물건을 소비자 손에 직접적으로 전달해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택배 물건을 던지고 가는 행위는 마치 미용실에서 이발을 했는데, 잊어버리고 한쪽 구레나룻만 실수로 길게 놔두는 경우, 세탁소에 바지를 맡겼는데 한쪽 다리만 다림질이 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그대로인 경우 또는 컴퓨터 전체가 바이러스에 걸려 수리점에 맡겼는데, C드라이브만 포맷하고 D드라이브는 그대로 나둔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택배 물건을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는다면다른 서비스업의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일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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