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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딸이 아들보다 더 좋다는 말이 거짓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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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놀고 밤늦게 한 11시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지하철 자리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내 옆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양복을 입고 퇴근하는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 나는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잘 듯 말 듯 하고 있었는데, 이 남자가 주머니에서 오래된 2G 핸드폰을 꺼내는 동작이 나를 건드려 눈이 뜨였다. 나는 눈을 뜬 김에 지금 어디쯤 왔는지 살폈고, 다시 눈을 감을 찰나에 옆으로 고개를 돌려 아저씨가 문자를 쓰는 것을 얼핏 봤다. 그리고, 이 문자를 보니, 이 아저씨가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 나한테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 문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OO, 지금 어디 있니? 집에 빨리 들어 와라

 

이 문자 하나만으로 나는 상황을 잘 모르지만, 안절부절못해 하는 옆모습을 보니 이 아저씨의 딸은 지금 이 늦은 시간에 밖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주말에도 힘들게 일을 하면서 가정을 책임지려는 가장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이 늦음 밤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문자로 보낸 것이었다. 물론, 딸은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모를 수 있다. 특히, 사춘기라면 집에 들어오는 것보다 밤늦게 친구들과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다고 느낄 만한 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나는 이 날 이 아저씨를 보면서 잠이 확 달아났다.

 

딸을 걱정하는 이 아버지의 걱정하는 마음이 너무나 공감이 되었고,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아직 딸도 없지만 지하철에서 걱정하는 마음에 딸에게 답장이라도 올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이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것이다. 더욱 안타깝게도, 답장은 내가 지하철에서 30분 후에 내리기 전까지도 오지 않아 보였다. 이것을 보니 나는 이 아저씨가 걱정하는 것처럼, 내가 미래에 딸을 낳으면 이런 걱정 속에 살까 괜시리 걱정되었다. 요즘처럼 툭하면 여자를 납치하고 성범죄 일으키는 사회를 뒤숭숭하게 하는 뉴스가 자주 들리는 날에는 더더욱 그렇다.


 

딸이 아들보다 정말 좋을까

 

이렇게 딸 걱정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던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만 둘이면 은메달, 딸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 그리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란 말이 사실이 아님을 깨달았다. 딸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금메달이라고 말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들이 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딸보다 걱정이 덜 된다. 물론, 부모입장에서는 똑같이 걱정이 되겠지만 미묘하게도 딸보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 보다도 딸은 성범죄에 노출되어 피해를 당하니 아들보다 더 심한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은 물론 부모님 곁에서 같이 살고 있는 여대생까지 그들의 옷차림은 너무나 짧다. 미니스커트도 짧고, 핫팬츠라고 해서 나는 최근 여자들이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를 입는 것도 전혀 보지 못했다. 남자들이 봐도 이렇게 짧디 짧은 옷차림인데, 부모님이 볼 때는 당연히 못마땅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아버지가 그런 모습을 보면 사람에 따라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일 수 있겠다.

 

하지만, 사춘기 딸들은 대체적으로 부모님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짧은 옷을 입고 다닌다고 강하게 부모님이 뭐라고 하면, 자기 친구들도 모두 그렇게 입고 다닌다고 합리화한다. 이 말에 부모가 맞받아치는 말이라곤 그런 친구들을 따라 하지 말라는 것뿐인데, 이 말을 하면 딸들은 그러면 왕따 당한다고 대답한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딸이 왕따 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옷차림을 허락한다. 만약 중고등학생 남자들이 노스패딩 입고 다닌다고 하면 돈이 조금 들겠지만 사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같은 또래 여학생들이 핫팬츠 혹은 미니스커트 입고 다닌다고 하면 할 말은 없고 괜히 걱정만 되는 것이다.


 

성범죄자들의 눈은 노출을 향해

 

대부분의 사춘기 딸들이 모두 부모님의 말을 거역하고 짧은 치마를 입고, 종종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있다고 가정하자. 어떻게 보면,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지금 사회 전체에 이런 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내에 가면 밤늦게에도 버스정류장에, 도넛츠 가게에 그리고 온 길거리에 이런 여학생 및 여자들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누구보다 기다려왔고,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뛸 듯이 기쁜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들은 바로 성범죄자들이다. 이들은 몰래 카메라로 부산 해운대에 가서 비키니 사진을 찍는 부류다. 또한, 이들은 밤늦은 뒷골목에 숨어서 집에 홀로 가는 여자를 노리는 부류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은 여자들의 옷차림이 정숙할 때도 범죄를 저지르는데,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을 보면 이성을 잃고 마치 동물처럼 달려든다는 것이다.

 

물론, 옷차림이 성범죄를 발생시킨다는 연관성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해운대 몰래 카메라 현상을 보면, 그 연관성을 의심해도 충분하다. 해운대에서 여자들이 비키니대신 모두 청바지를 입고 있으면 몰래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직접 확인하려면, 한번 겨울에 해운대에 가보면 된다. 겨울 바다를 보러 온 여자들을 몰래 카메라로 담는 남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딸이 아들보다 좋다는 말은 거짓말

 

아들보다 딸이 더 좋다는 말은 거짓말에 가깝다. 아들을 키우는데 생활비가 더 많이 들고, 나중에 결혼하면 혼수를 더 해가야 한다는 이유로 딸이 더 좋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것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나라 치안상 아들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며, 따라서 딸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늦은 밤 퇴근하면서 딸을 걱정하며 답장이 오지도 않는 문자를 보낸 지하철 속 내 옆에 앉은 아저씨처럼 말이다.

 

어쩌면, 딸이 아들보다 좋다는 말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딸을 가진 모든 부모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만든 선의의 거짓말 같다. 물론, 그런 이유에서라면 이런 선의의 거짓말은 충분히 할 만한 가치가 있다. 즉, 아들보다 딸이 더 좋다는 말을 하고 다니면서 최소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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