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정부가 세수를 늘릴 목적으로 내년부터 담배값 인상을 하고, 지금 이제 담배값은 기존의 2000원 선에서 4500원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담배값 인상이 곧 서민들로부터 세금을 걷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대를 하는 상황이고,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 특히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담배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반박하는 중이다.
특히, 흡연자들은 담배값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내년부터 흡연자들은 비싼 담배값을 부담하고 담배를 피우거나 아니면 담배를 끊던가 하는 두가지 선택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선택도 쉽게 선택할 수 없어 보이며 중대한 결단이 필요할 듯 하다. 사실, 나도 담배를 피워봐서 알지만 담배를 피우거나 끊는다는 것은 중대한 결단이 따르는 법이다.
담배값 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 - 범죄와의 전쟁 시작
사람들이 담배값 인상과 서민 증세 그리고 국민 건강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고, 또 이와 관련된 뉴스만 나오고 있지만, 나는 이 문제를 좀 색다르게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담배값이 인상되면 정부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의미는 바로 담배값 인상으로 인해 밀수 담배가 늘어나고 정부는 담배 밀수 조직을 소탕하고 또 밀수 담배를 압수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내가 10년 전에 영국에 있을 때 많이 봐왔던 장면이다. 영국 런던의 빈민 길거리에서 터키 또는 동유럽 사람들이 자국에서 가져온 값 싼 담배를 영국에 파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런던 동부 해크니(Hackney), 런던 남부 페켐(Peckham), 런던 북쪽의 홀로웨이로드 (Holloway Road) 등은 물론 런던 각지의 빈민가, 불법체류자 그리고 이민자가 많은 지역 위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영국 서민층들은 영국 담배가 비싸 제가격에 살 수 없어 이들이 다른 나라에서 밀수한 담배를 반값에 사서 피운다. 영국 담배값은 전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리 나라 담배가 2000원 정도인데에 반해 영국 담배 대부분은 만원이 넘어간다. 영국 담배값 77%가 세금이다. 이에 당연히 영국 정부는 밀수 담배를 없애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7일 영국의 담배 밀수자가 붙잡혀 현금을 압수했다는 뉴스
영국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실패, 과연 우리나라는?
영국은 높은 담배값에도 불구하고, 흡연율을 줄이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밀수 담배의 급증이다. 영국의 밀수 담배의 역사가 오래되었듯, 영국 담배 밀수 단속에 대한 역사도 아주 깊지만, 점점 지능적으로 변해가는 밀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또한, 수요적으로 봐도 같은 브랜드의 같은 담배가 2~ 5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영국 정부의 세금이 추가되어 비싸진 담배를 아무도 사서 피지 않았던 것이다. 런던 길거리 뒷골목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담배값이 싼데 굳이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담배를 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즉, 영국은 꾸준한 수요로 인해 담배 밀수와의 전쟁에서 실패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우리 나라도 담배값 인상을 단행했다. 이제 올해에 산 담배값보다 두배 인상된 담배값을 내년에 만나볼 것이다. 나는 내년에 밀수 담배가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흡연자는 담배를 원하고,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면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싼 담배에 손이 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요즘 불경기이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은 더욱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나라 정부는 담배 밀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우려반 걱정반이다.
물론,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인구학적 상황도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 나라로 이민 오는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나 중국 계통의 이민자가 늘어날 경우 담배의 밀수는 더욱 활개가 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영국에 EU에 막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 출신의 사람들이 담배 밀수에 뛰어들며 담배 밀수 단속이 더욱 어려웠다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과연 정말 우리 나라는 새로 생겨나는 담배 밀수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