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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런던&해외 이슈

영국에 여전히 여왕이 존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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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United Kingdom)은 왕족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덴마크나 스웨덴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도 아직 왕이 있죠. 옛날처럼 나라를 직접 다스리지 않아, 현대 자본화 시대에 남은 전제 군주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왕족은 그저 한 나라의 꼭두각시처럼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영국의 왕족, 특히 여왕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여왕은 영국을 비롯 세계 곳곳의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아직까지 발휘되고 있습니다. 영국을 비롯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자메이카, 바바도스, 바하마, 그레나다, 파푸아 뉴기니 등 수 십 개의 나라들의 여왕이며, 몇몇 섬나라에는 대통령이 없기에 사실상 여왕이 여느 대통령처럼 다스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크고 작게 여왕의 영향력을 받는 인구만 전세계적으로 13000명 정도 됩니다. 우리 나라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수치죠.

 

이런 역사적인 이유에서 오는 종속적인 역할 말고도 영국 내에서 여왕은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여왕은 영국의 얼굴입니다. 영국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나랏일을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지만, 그 영향력은 아주 크죠.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수상이 영국을 방문하게 될 경우, 영국 수상을 만나기 전에 자신이 살고 있는 성(Windsor Castle)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10년 전 여왕이 한국을 방문한 것과 같이 그 나라를 대표해 외교관으로서도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영국이나 해외에 약속 잡힌 일정만 연간 2000회 정도 된다고 하네요. 따지고 보면, 영국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여왕이란 확실한 외교관을 한 명 더 보유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여왕이 영국의 얼굴이라는 단적인 예로는 모든 동전, 지폐에 여왕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왕은 그저 영국을 알리기만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여왕과 왕족들은 영국 사회 활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죠. 공공질서 유지 캠페인, 자선사업, 공공 사업 등 왕족이 영국 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만 3000가지 정도 된다고 합니다. 영국을 밖으로만 알리는 것이 아닌 영국 사회를 보다 밝게 가꾸는 영국 내실을 다지는 일도 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사회적 약자 입장에 동참하는 영국 사회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과 더불어 여왕은 국민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기쁨을 같이 나누기도 하는 국민의 우두머리로서 존재하기도 합니다. 런던 테러가 발생했을 때, 전국민 방송을 통해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는 연설, 크리스마스 때, 새해가 밝았을 때 또는 이스터 명절 때가 되면, 국민과 그 즐거움을 함께 하는 여왕의 연설 등 나라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경우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 안정과 통합에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영국에 여왕이 존재하는 이유가 단지 버킹엄궁전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지켜보거나 그저 사람들이 환호하면 앞에서 손을 흔들어 주기 위한 존재가 아닌, 영국 국민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고, 영국을 안팎으로 알리는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현대 사회 속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사진= 영국 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