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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 여행

에핑그린이 뽑은 런던의 공원 3: 캐논버리 스퀘어(Canonbury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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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여 동안 런던에서의 생활을 뒤돌아 보면, 바쁘게만 살아온 것 같습니다.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그들의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며, 서로 다른 인종들과 경쟁을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놓칠 때가 많았죠.
 
서울이나 런던이나 사람이 사는 곳은 마찬가지더군요. 처음 런던 땅을 밟았을 때 느꼈던 두려움, 어색함, 위축감 등이 1년, 2년 지나면서 없어지고, 어느새 런던의 길거리를 지나는 저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서 어느새 나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학교 갈 준비하고 저녁 때 집에 오면 다시 밥 먹고 자는 등 저들과 마찬가지로 런던이란 사회 속에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영국적인 문화가 내 생활의 일부분이 된 어느 날 한국 사회처럼 빨리빨리를 외치며 바쁘게 살아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알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한국적인 문화가 처음 런던에 왔을 때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짜피 인생은 느긋하게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 성급히 살아가는 것보다 더 가치있다고 느껴지더군요.

차를 타고 가면서 앞 차 혹은 길 건너는 사람에게 양보하는 여유, 공공장소에서 문을 내가 열어도 다른 사람 먼저 지나가게 하는 여유, 지하철에서 발을 밟혔을 때도 내가 먼저 Sorry라고 말하는 여유, 그런 여유가 있어야 삶도 보다 윤택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먼저 버스에 올라타겠다고 새치기 하는 일, 서로 진입하겠다고 싸우는 차들, 사소한 몸 부딛침에 눈쌀먼저 찌푸리는 일 등 모두 삶의 여유가 없어서입니다. 어쩌면, 자본주의사회가 우리나라에 만든 못된 문화겠죠.

오늘따라 유난히 내가 런던에 거주할 당시, 나에게 여유를 안겨주며,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했던 집 앞의 작은 공원이 생각나네요.

이름은 캐논버리 스퀘어(Canonbury Square). 공원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작은 가든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집 앞에 작은 공원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기는 좀 그렇지만, 작지만 잘 꾸며진 그리고 런던 속에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원이기에 우연이라도 들려도 결코 실망하지 않을 공원입니다.


위치는 런던 북동쪽 2존에 위치해 있지만, 교통이 다소 안 좋습니다. 이 옆을 지나는 런던 버스는 딱 한 대 뿐이니까요. 하지만, 런던 사람은 물론 많은 한인들도 모르는 그만큼 희소성이 있는 공원입니다.^^

그럼 사진으로 소개할게요~

저기 보이는 파란 네모 안이 캐논버리 스퀘어 입니다. 가까운 역은 하이버리&이슬링턴 역이고, 여기를 가로지르는 버스는 171번 입니다.

집 앞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예전에는 개인 소유(Private Garden)였는데, 대중에 공개된 지 얼마 안된 그런 공원같은 느낌입니다.

공원 가장 자리에는 벽돌로 된 이 공원을 따라 크게 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이름은 모르지만 위 사진처럼 빨간 꽃들과 식물들이 많습니다.  잔디도 누가 매번 깎는지, 항상 푸르고 정돈되어 있죠.

저건 열대 나무처럼 생겼죠? 위 포스팅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원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저 나무들입니다. 한국에서 그리고 런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나무들이죠. 덩달아 이름 모를 조각상도 있고, 무엇보다도 여름 날씨가 좋아 햇볕아래 누워 한가하게 책을 보는 사람의 모습이 참 런던 답습니다. 제 방은 저기 탑 바로 위 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네요.^^;

할일 없는 주말에 나와 바람에 흔들리는 저 나뭇잎을 보며, 잠시나마 인생을 생각해보며, 여유를 갖자는 혼잣말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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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일어나고 있는 희한하고도 재밌는 최신 소식( 이슈), 런던의 명소, 거리, 공원 소개(런던/영국 명소), 런던 적응기, 런던 유학 생활 등 유학 생활에 관한 개인적이지만 도움될 만한 이야기 소개(런던 생활), 프리미어리그를 직접 관람한 이야기, 영국 축구장 방문기, 사진 그리고 뉴스(프리미어리그),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했던 영국 대학교의 모든 것(영국 대학교), 영국 경제와 사회를 바탕으로 한 한국 경제, 사회에 대한 나의 코멘트와 진단(영국과 한국 경제, 영국과 한국 사회) 그리고 에핑그린의 다이어리에서는 카투사 군대 입영기, 일상 생각, IT 등 관련 정보와 공부 자료 등을 담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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