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견

티몬이 기형적인 마케팅 회사인 이유

반응형

나의 사촌 형은 경기도 분당에서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촌형에게 어제 전화가 왔는데, 티몬에서 한 직원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카페로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제안한 것이 티몬에 음식과 음료를 세트로 해서 판매를 하라는 것. 그런데, 수수료를 14%나 요구하고, 본래 메뉴 가격보다 거의 40%나 할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여기서 수수료는 티몬에서 매출의 일부를 가져간다는 의미다. 


사촌형은 그렇게 할 경우 남는 것도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그 티몬 직원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티몬에서 온 직원은 무작장 그 다음날 사진을 찍고 오겠다고 말했다고. 사촌형은 어이가 없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아마 사진을 찍으면서 한번 더 사촌형을 설득시킬 요량으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사촌형에게 말했다. 계산상 마이너스라면 그것은 죽 써서 남 주는 꼴이기에 절대 하지 말라고 말이다.


사촌형이 보내준 티몬 직원 명함 "한번 전화해봐?"


티몬에 광고를 하라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사촌형 말로는 티몬이 제시한 대로 장사를 했다가는 팔면 팔수록 마이너스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티몬을 통해 광고 효과를 노릴 수 있고, 한번 온 손님은 재방문을 하여 향후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하지만, 나는 확실한 것이 아닌 그럴 가능성을 보고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티몬을 통해 이러한 이벤트를 한 소상공인이나 업주들이 광고 효과를 봤다거나 향후 매출 향상을 경험했다는 근거가 아주 빈약하다. 오히려, 티몬 또는 기타 소셜커머스 업체 이벤트가 그저 한 것만 못한, 즉 돈 낭비였다는 말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만이 많이 이용하고, 나머지 소상공인 업체들은 점점 그 이용을 축소한다면서 말이다.


이렇게 티몬에서 광고 효과를 검증할 수 없는데, 마이너스 매출을 부담하며 이벤트를 진행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티몬은 네이버에 광고를 하고?


웃긴 것은 소상공인에게 티몬에 광고하라고 하면서 티몬은 네이버에 자사 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티몬이나 기타 소셜커머스는 원래 SNS를 이용한 쇼핑, 즉 친구관계를 이용한 쇼핑으로 처음 생겨났지만, 지금은 그저 공동구매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계속 친구 관계를 이용한 쇼핑이었다면, 어쩌면 티몬도 네이버에 광고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친구들간의 입소문을 통해 서로서로 레스토랑이나 기타 상품을 추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티몬은 소셜커머스의 본본을 잊고 그저 공동구매 사이트가 되어버린지 오래며, 그렇기 때문에 티몬은 네이버에 광고를 하기에 바쁘다. 


이에 따라 현재 티몬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고, 이 광고비를 사촌형처럼 소상공인으로부터 충당 받는다. 소상공인들에게 마이너스 매출을 요구하면서까지 자신들이 네이버에 지출하는 광고비를 최대한 끌어모으는 것이다. 지금 네이버를 보면 PC인 경우 검색창 아래에 광고가 나오는데, 이 부분 티몬은 광고비를 시간당 최대 2000만원 가까이 지출한다. 


티몬은 광고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기형적인 광고회사


만약 그들 말대로, 티몬이 광고회사라고 한다면, 티몬은 그야말로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광고회사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광고비 수입인 소상공인이 지출하는 광고비보다 자신들이 네이버에 광고를 하는 광고비가 더 큰 적자 광고 기업이라는 것이다. 또한, 소셜커머스 기업은 티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메프, 쿠팡 등도 티몬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며, 만약 우리 나라 소셜커머스 업체가 공동구매와 다를바 없다면, 티몬의 경쟁업체는 수도없이 늘어난다. 이는 또 티몬이 네이버 같은 곳에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티몬과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중소업체들의 광고 채널로 활용되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광고 채널로 활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셜커머스가 생겨난 이래 엄청난 광고로 인지도도 올라가고 매출 규모도 커졌지만, 무리한 광고 비용으로 인해 이익 건전성 측면에서는 그렇게 좋지 않다. 일부 기업들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가 처음 생겨난 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티몬이 기형적인 광고회사라는 사실 자체만 봤을 때, 그 광고 플랫폼은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만약 티몬이 네이버와 같은 다른 광고 플랫폼에 광고를 한다면, 그 자체로 티몬은 덜 알려졌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그 영향력이 작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촌형에게 광고 효과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최소한 마이너스 마진을 벗어날 때 진행하라는 조언을 했다. 곧 티몬 직원이 사진 찍으러 온다고 하니, 그 때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