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완전히 끊은 지 지금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올 4월 초에 처음 커피를 마시지 않은 뒤로 지금까지 커피를 전혀 입에 대지 않은 것이다. 커피를 갑자기 끊은 이후 우선 삶의 사소한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친구들을 만날 때, 커피숍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지금 나는 커피 대신에 차 종류를 주문하여 마신다. 또, 사업상 미팅이 있을 때, 업체 사장님의 비서가 종종 커피를 권하는데 그저 시원한 물 한잔 마시는 걸로 대신한다. 즉, 10년 동안 커피에 중독되어 마시면서 카페인과 함께 살았다고 봐도 무방한데, 드디어 내 삶에 있어 커피와 그 안에 든 카페인을 끊은지 두 달이 되었고, 삶에 사소한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사소한 삶의 변화가 좋고, 또 미래에도 계속된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한다. 왜 커피 중독에서 벗어난 내가 이토록 기뻐할까.
커피를 끊으면 나타나는 무서운 커피 중독 부작용
커피를 한창 마실 때는 몰랐는데, 커피를 끊으니 커피가 우리 몸에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부작용은 우리가 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실 때는 알 수 없지만, 커피를 끊으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대로, 이 부작용은 어떤 사람이 커피라는 존재를 전혀 모르고, 따라서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런 부작용을 애초에 겪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커피를 입에 전혀 대지 않는다면, 커피로 인한 즐거움은 물론 그 부작용 또한 겪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가령, 커피 중독에 걸린 사람이 있다고 하자. 물론, 커피를 마실 때에는 커피가 맛있을 것이다. 그러다, 하루에 한잔 마시던 커피를 세잔 혹은 그 이상 마시는 날이 많아진다. 그렇게 1년, 2년, 5년 그리고 10년이 넘어간다. 결국, 커피에 중독이 되어 커피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상태로 발전된다. 즉, 커피를 마시지 않은 날이 있다면 몸부터 반응해, 얼른 커피를 마시라고 뇌에서 명령을 내리는 그런 상황으로까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커피의 부작용의 시작이다.
나도 그랬다. 나는 영국에 유학 가고, 갔다 와서 카투사로 복무하고, 제대 후 일정 기간 동안 커피를 마셨다. 10년 동안 말이다. 특히, 커피를 마시지 못했던 논산 훈련소에 있을 때는 두통 때문에 엄청 고생한 기억이 난다. 군대라는 조직에 적응을 못해서 머리가 아픈 줄 알았는데, 그것은 바로 커피 중독의 부작용이었던 것이다. 이 때 부작용을 겪고 커피를 끊었으면 되는데, 6주 뒤에 내가 카투사로 배치되자마자 나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6주만에 발견한 유목민처럼 커피를 찾아 마시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완전히 커피를 끊을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이렇게 커피 중독이 되면, 우리 몸은 커피에 적응이 된다. 우리 몸에 항상 피가 순환하듯이 커피가 매일 우리 몸 속에 순환되어야 우리 몸이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위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 몸에 또 다른 물질, 특히 카페인이 매일 우리 몸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카페인은 각성제로서 마치 우리가 의약품에 중독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결국, 커피 속 카페인에 중독되어 우리 몸은 카페인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올가미 역할을 하는 것이 커피인 것이다.
내가 커피를 끊으며 겪었던 커피 금단 현상
커피를 끊은지 한달 정도까지 나는 커피를 끊음으로써 생기는 여러가지 금단현상을 겪어야 했다. 10년 동안 커피를 마셔댔으니, 이 정도는 예상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기간은 더 짧을 수도 혹은 길 수도 있다. 사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커피를 끊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하루는 마셔도 괜찮겠지 하는 순간 커피 속의 카페인은 우리 몸의 지배력을 유지하게 된다. 이런 나약한 마음으로는 커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커피를 끊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내가 겪었던 금단현상을 하나씩 하나씩 해쳐나가면 된다. 먼저, 위에서도 말한 두통이다. 두통은 역시 카페인의 각성제라는 성분 때문이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은 겪지 않을 커피 중단으로 인한 두통을 커피 중독자는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처음 커피를 마시지 않은 지 24시간 즉, 하루 정도가 가장 심하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 두통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나 같은 경우는 한 달 정도가 되면서 두통은 거의 사라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통이 생긴다고 해서 두통약을 먹으면 커피를 마시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삼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뇌는 두통약인지 커피 속의 각성제인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럴 경우 커피의 각성제를 두통약으로 보충하는 셈이다.
그리고, 피로감이다. 보통, 커피는 피곤할 때 마시는 음료로 잘 알려져 있다. 수험생일 경우 공부를 할 때, 직장인인 경우 야근을 할 때 커피를 마셔 피로감을 이기고 집중력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만약 커피를 끊는다면, 이 피로감은 위에서 말한 두통보다는 조금 더 오래간다. 인체가 커피는 피곤할 때 마시는 음료라고 이미 정해 놓았고, 뇌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계속 피곤해진다. 문제는, 커피를 끊겠다고 다짐한 후 한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면, 수시로 피곤함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각성제가 무서운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필요할 때 바로 그것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우리 몸에 영향을 줘서 커피를 마시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만약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커피에 입을 대는 순간, 역시 커피의 손아귀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고생했던 것이 바로 졸음이다. 나는 운전할 때도 항상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니, 커피를 끊은 이후에는 정말 운전할 때 졸음 때문에 고생했다. 게다가, 내가 처음 커피를 끊었을 때의 4월, 5월은 봄이어서 춘곤증도 대단했다. 점심만 먹고 나면 졸려서 운전은커녕 앉아서 업무만 봐도 졸려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졸음 때문에 자리에 가만히 않아서 일 보는 업무 대신 점심을 먹고 나면 지하철을 타고 출장을 가거나 아니면 가볍게 주변 공원을 산책했다. 커피로 인한 부작용을 견디기 위해 생활 패턴을 약간 바꾸었고, 의외로 큰 효과를 봤다.
이제 커피에 의한 지배에서 벗어날 때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제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은 너무나도 다르다. 어떻게 보면,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은 커피의 달콤함을 얻는 대신 우리의 인체를 커피라는 물질에 스스로 구속하는 셈이다. 즉, 달콤함이라는 순간의 쾌락을 위해 커피라는 물질에 우리 몸에 대한 영원한 지배를 허용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커피에 의한 지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정말 살만하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커피 중독자들이여, 이제 커피에 의한 지배로부터 벗어나 한번쯤은 커피로부터 자유롭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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