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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지금 현재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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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겨울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글에서 붕어빵 장사나 고구마 장사가 잘 되서 돈을 많이 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내가 말하는 것은 추위 혹은 계절과 크게 관련이 없다. 오히려, 우리 나라에만 있는 시기상의 이유와 큰 관련이 있다. 과연 내가 말하려는 이 시기상의 이유로 우리 나라에서 지금 현재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어디일까.



우연치 않은 성형외과 방문, 사람들로 가득차


얼마전 성형외과 의사인 사촌 형을 만나러 무작정 성형외과에 간 적이 있다. 요즘 이 사촌 형과 자주 보는 사이가 되었다. 사실, 원래는 자주 보지 않았는데, 성형외과가 우리 집 근처라 가깝고, 자리잡은 기념으로 동생한테 한 턱 쏘라는 식으로 자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 6개월 만에 또 방문하게 되었는데 성형외과 안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전과는 달리 쇼파에는 사람들로 가득찼던 것이다.


나는 성형외과 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들을 보고 오늘 사촌 형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부터 되었다.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앉을 자리를 찾지 않고 우선 쇼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쭉 둘러 봤다. 아마 거기서 일하는 간호사가 나에게 어떻게 오셨냐고 말을 걸지 않았으면, 그대로 한참이나 서 있을 뻔했다. 나는 간호사에게 사촌 형을 만나러 왔다고 말했고, 간호사는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여전히 멍 서 있으면서 쇼파에 앉은 사람들을 봤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사촌 형이 돈을 벌어도 아주 많이 벌겠구나와 또 하나는 이들은 환자가 아닌 손님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두가지 생각을 하면서, 아까 나에게 말을 걸었던 간호사에게 다시 다가가서 다음에 오겠다고 전했다. 사촌 형한테는 다음에 오겠다고 문자나 하나 보내면 되었기에 큰 문제도 아니었다. 게다가, 난 약속도 하지 않고 찾아갔다. 이들 손님들은 의사를 만나러 몇 주전부터 예약한 손님이기에 사촌 형이 나를 만날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성형외과 의사의 돈벌이, 지금이 성수기


성형외과가 잘 되는 이유는 바로 수능이 끝났기 때문이다. 내가 성형외과에서 둘러본 결과 거의 엄마와 딸이 병원을 찾은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실, 위에서 환자가 아니라 손님이라고 불렀기에 병원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숍(Shop)이라고 부르는게 더 어감상 맞을 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아파서 병원에 온 것이 아니라 미용실 혹은 네일샵처럼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성형외과는 지금 갓 수능시험을 마친, 그래서 한껏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대학 생활을 꿈꾸는 예비 여대생들로 지금 가득차 있다. 이들은 보다 예뻐진 얼굴로 대학교에서 멋있는 남자도 만나고 아니면 이제까지 콤플렉스였던 외모를 고쳐 자신감 있게 대학 생활을 하기 위한 것이다. 또는, 부모와 어쩌면 그 어떠한 모종의 거래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수능 시험을 잘 보면, 성형 수술을 시켜주겠다는 부모님의 약속 같은 것 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지금 성형외과는 여고생 (이들은 아직 졸업식을 하지 않아 엄격히 말하면 여전히 여고생이다)들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우리 나라 사회 문화가 되고 있다. 마치 수능을 본 다음 성형수술을 꼭 해야 하는 그런 문화 말이다. 이런 문화 속에 돈을 버는 것은 바로 성형외과이며 성형외과 의사다


예전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노스XXX 패딩을 입을 때 그 옷을 판매한 업체가 엄청난 돈을 벌었던 것처럼 그리고 기존의 인기 인형이었던 곰인형을 제치고 지금 가장 많이 팔리는 브라우니라는 개 인형처럼 단순 인기 품목이 한동안 잘 팔릴 수는 있다. 하지만, 성형 수술은 단순 인기가 아니다. 매년 수능만 끝나면 성형수술을 하고자 하는 여고생으로 넘쳐나니 단순 인기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패딩과 브라우니의 인기는 이미 사라졌고, 또한 사라질 것이지만, 성형외과는 매년 수능 시험만 끝나면 활황한다. 이게 바로 단순 인기와 문화의 차이다.



성형 수술이 아닌 성형 문화의 위험성


나는 솔직히 성형외과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교통사고로 코가 삐뚤어졌거나 턱이 어긋나서 턱의 위치를 고정하는 등의 의료적 성형 수술은 꼭 필요한 법이다. 불가항적인 원인으로 인해 평생 그런 얼굴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외모 때문에 성형 수술을 하고, 또 이것이 성형 문화가 되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있다.


성형은 수술이다. 수술은 항상 부작용이 따라온다. ,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수술을 하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통계로 보면 20% 내외의 성형 부작용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20%의 사람들이 성형 재수술을 한다고 한다.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그 무서운 수술을 두번이나 할 가능성이 20%나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무서움을 간과한다. 그저 예뻐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안해야 할 사소한 일 정도로 치부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성형 문화의 위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돌의 춤, 노래, 행동 등 무작정으로 받아들이는 대중 문화처럼 성형 문화에 빠진 사람들도 그저 성형 수술의 위험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을 당연시 하게 된 것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 성형 문화가 획일성의 문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성형 수술은 단순히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만드는 기술이다. 성형외과에 가서 여자들이 상담 받을 때 하는 말이 김태희처럼 혹은 전지현처럼 해주세요라는 말이며, 이런 말을 성형 수술 받으러 오는 모든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 주변에 엇비슷한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연예인들 보면 얼굴이 비스무리한 여자 연예인들이 많다. 물론, 모두는 아니겠지만, 내가 봤을 때 '그' 연예인처럼 성형 수술 해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어떻게 보면, 성형외과 의사들은 이런 무서운 성형 문화의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사촌 형을 증오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가 손님을 거부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우리 문화가 향하고 있는 방향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성형외과들은 지금 그저 그 시류를 잘 타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성형외과에서 쇼파에 앉아 눈 커다랗게 뜨며 두리번거리는 성형 손님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뉴스에서만 보던 우리 사회 성형 문화의 주인공들을 그렇게 직접 생생히 보기는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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