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단짝친구 동생과 죽전 보정동에 있는 술집에 방문했다. 새로 생긴 술집이라고 해서 동생이 추천한 곳! 용인 죽전 보정동에 위치한 달봉비어다.
그 이름은 그야말로 친숙하기 그지 없었다. 달봉비어라니. 그런데, 요새 이렇게 다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름의 술집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달봉비어의 ‘달봉‘ 역시 그야말로 왠지 어느 시골에서 있을 법한 사내아이의 이름처럼 아주 입에 딱 달라붙었다. 그만큼 친숙하다는 이야기!
달봉비어 입구 모습!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주말의 마지막 밤 간단히 맥주 한잔하기로 하고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나는 이러한 인테리어 분위기는 처음이라 놀랐다. 벽에 뭔가 막 붙어 있었던 것. 나는 이런 분위기의 술집은 처음 방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액자, 메뉴판, 포스트잇 등이 붙은 벽은 내게 다소 혼란스럽고 어지럽기만 했다. 사람에 따라 충분히 그렇게 느낄법 한데, 동생은 이런 분위기가 요새 젊은 친구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이렇게 벽에 뭔 종이가 막 붙어 있어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다.
벽의 코너까지 온통 모두 저렇게 액자와 포스트잇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달봉비어만의 특별한 이 인테리어에 적응을 한 후 드디어 테이블 옆에 위치한 메뉴판을 들어 무엇을 먹을지 살펴봤다.
사실 동생따라 처음 여기 방문해본 나는 무엇을 먹을지 잘 몰랐다. 그래서 사장님께 무엇이 맛있냐고 물어보니, 사장님께서 추천한 메뉴가 바로 꼬꼬댁 순살튀김과 달봉김치프라이즈! 사장님의 말에 동생도 동의하는 눈빛을 나에게 보냈으니, 나는 깊게 생각할 필요없이 꼬꼬댁 순살튀김과 달봉김치프라이즈를 시켰다.
맥주는 크림 생맥주로 주문 완료!
이름도 참 익살맞은 꼬꼬댁 순살튀김은 며칠전에 달봉비어에서 개발한 신메뉴라고 하셨다. 그리고, 달봉김치프라이즈는 달봉비어에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라고. 우리는 알았다고 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기에 할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남자라면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술자리에서 빠지면 섭한 법! 특히 동생은 여자친구 없이 지낸지 오래되어 올해가 가기전 꼭 여자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다.
그 충만함을 뒤로한채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 중 드디어 크림 생맥주가 나왔다. 가을에서 겨울이 넘어가는 선선한 요즘 이 시점에서 맥주를 봐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맥주가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신선하고 시원해보였다.
크림 생맥주의 거품과 맥주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맥주 기포까지 시원했다!
나는 영국에 유학할 때부터 맥주를 좋아해 잘 아는데, 여기 달봉비어의 크림 생맥주는 거품이 아주 부드러웠고, 맥주의 탄산이 올라오는 것이 마치 무슨 분수가 내뿜듯 힘차게 올라와 탄산의 청량감도 아주 뛰어났다. 내가 알기로 기네스 캔 맥주에 일부러 구슬 같은 것을 넣어 질소를 발생시켜 탄산의 청량감을 더한다고 하는데, 여기 달봉비어 크림 생맥주에도 그 질소 구슬을 넣은 것처럼 탄산의 힘이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맥주 퀄리티는 영국 생활 10년 동안 유럽의 맥주를 섭렵한 내가 보장한다.
이것이 바로 그 증거 영상!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으며 온갖 쇼를 벌이다 보니 어느새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꼬꼬댁 순살튀김과 달봉김치프라이즈
그리고, 음식 앞에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
우리들은 음식이 나오자마자 맥주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우선, 달봉김치프라이즈는 감자튀김, 볶음 김치, 돼지고기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여기에 젊은이들을 좋아하는 치즈까지 곁들여 있었다. 이것은 그야말로 한국인의 입맛이라고 할만큼 아주 맛있었다. 정말 포크질을 멈출 수가 없었고,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보통 감자튀김에 케찹을 많이 생각하지만, 감자튀김에 우리 나라 음식 김치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어제 처음 알았다. 거기다 착착 감기는 돼지고기와 치즈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이제껏 맛보지 못한 색다른 맥주안주로 탁월했다. 먹으면서 정말 당장 지인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맥주도 술술 넘어가는게 벌써 두잔째!
이것은 달봉김치프라이즈!
감자튀김과 김치가 이렇게 어울릴 줄이야.
꼬꼬댁 순살튀김은 다소 느끼했지만, 마요네즈 소스와 함께 잘 어울렸고, 치킨 가슴살의 뻑뻑함을 튀김이 잘 감싸 안으며 바삭바삭함을 더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서양 입맛이라 아주 좋았지만, 동생은 달봉김치프라이즈가 더 좋은 눈치였다. 꼬꼬댁 순살튀김은 거의 내가 다 먹었으니 말이다. 사장님이 신메뉴라 하시면서 추천하셨는데, 내가 보기에는 성인 남자 두명이서 달봉김치프라이즈와 꼬꼬댁 순살튀김 조합은 가장 좋은 듯 하다. 하나는 매운 맛이 들어갔고, 또 하나는 느끼함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 맛을 맥주가 중간에서 잘 잡아줬다. 오랫만에 내 안에 잠재된 미각이 깨어난 것 같은 느낌.
이것은 꼬꼬댁 순살튀김!
느끼함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꼬꼬댁 순살튀김!
이렇게 맥주와 안주를 음미하며 사진을 찍는데 동생은 테이블 옆에 마련되어 있던 포스트잇과 볼펜을 가지고 뭔가 끄적이면서 적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동생이 무슨 일을 하나 궁금해서 보니, 참 가관이었다.
뭔가 적는 동생을 도촬 중..
이것이 바로 동생이 포스트잇에 적은 글! 뭔가 간절함이 느껴진다.
정말 간절한 동생의 소원이자, 크리스마스전에 꼭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하는 동생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이걸 갑자기 왜 적지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 사실 저기 벽에 붙은 포스트잇에는 여기를 방문한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종이였던 것. 나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는데, 동생은 벽에 붙은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보고 자신도 원하는 소원을 포스트잇에 적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소원들 옆에 동생의 소원 부착 완료!
어떤 이는 여행을 가고 싶고, 강아지를 갖고 싶다는 등의 소원이 있지만, 동생은 단 하나의 소원!
"여자친구 생기게 해주세요ㅠㅠ 이번 크리스마스는 제~에발~"
다른 이들의 소원들과 함께 저기 녹색 액자 위에 부착 완료!
클로즈업! (그런데 뒤에 있는 소원을 가렸다.)
나는 이 동생의 소원이 이루워지는 걸 소원한다. 이 동생은 정말 착하다. 겉모습은 다소 투박해보일지 모르지만, 이 동생만큼 착한 사람도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여기 달봉비어 벽에 적어 놓은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 역시 이뤄졌으면 좋겠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달봉비어는 그야말로 소원이 이뤄지는 행운의 술집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동생의 간절한 소원을 적으며 우리들은 어느새 우리들이 주문한 맥주와 음식을 다 먹었다. 정말 언제 다 먹었는지도 모를 만큼 아쉬움에 가득찼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이라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자리에서 일어서야 했다. 우리들은 다음에 또 달봉비어를 방문하기로 하고 이만 나왔다.
언제 달봉비어에 다시 올지 모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전에 다시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정말 동생의 간절한 소원이 이뤄져 동생의 여자친구와 함께 그리고 내 여자친구와 함께 말이다.
달봉비어여 여기가 행운의 술집임을 증명해줘!
조만간 우리들의 행운의 술집이 될 것이라고 믿는 달봉비어는 죽전 보정동 카페거리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혹시라도 여기 와서 우리들이 적은 포스트잇을 보면 같이 행운을 빌어주기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더 쉽게 이뤄지지 않을까.
용인 죽전 보정동 달봉비어의 자세한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