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만 해도 육군은 개구리라고 부르는 군복과 창이 앞으로 길게 달린 모자를 썼는데, 언제부터인가 베레모를 쓰기 시작했고, 군복도 디지털 군복으로 바뀌었더라구요. 게다가 가방도 디지털 가방으로 바뀌었구요.
구형군복의 모습!
이제는 이제 신형으로 바뀌어서 디지털 군복으로 되었어요.
그리고, 베레모도 다음과 같이 쓰고 있구요.
신형군복과 베레모를 착용한 비.
이때부터 미군복을 입었던 카투사와 거의 외형상 거의 차이가 없어졌어요.
카투사는 미군 군복을 입습니다.
5년전만 해도 카투사는 육군 소속이면서 미군부대의 규율을 따르기 때문에 미국 군복을 입어서 일반 육군과는 확연히 구분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구분이 없어져서 카투사 출신으로서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신형육군 군복 색깔이 좀 더 짙어서 차이가 조금 나는데요. 그래도 비슷해진게 다소 아쉽네요. 지금 확실히 다른 것은 군화 정도. 아직 신형군복은 검은색 군화지만, 여전히 카투사는 황색 군화입니다.
아쉬운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요. 제가 카투사 운전병이어서 전국의 한국 부대를 많이 방문했거든요. 그런데, 방문할 때마다 베레모를 쓰고 있으니까 운전병이 아니라 간부로 착각하더라구요. 혼자 운전할 때도 많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 상황이 제 카투사 군대 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심지어, 육군 간부도 나에게 먼저 경례를 하는 사단까지 종종 발생하기도 했으니까요. 겉으로는 웃지 않았지만, 속으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또한, 카투사 군복을 입고 있으면, 타 한국군 및 일반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있었거든요. 미군 군복을 입고 있으니, '미군 아냐'라는 시선. 아마 대부분의 카투사는 이런 시선을 즐겼을 것입니다. 얼굴은 한국인이면서 미군 군복을 입고 있으니 신기해 하는 그 시선. 아마 이것 역시 카투사 군복무하면서 제가 겪은 소소한 즐거움이었을 것입니다.
여하튼, 신형 육군 군복과 미군복 또는 카투사 군복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지니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졌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신형 육군 군복으로 어차피 바뀌어야 했다면, 잘 바꿨다는 생각도 듭니다. 구형군복보다는 신형군복이 더 멋지니까요. 또, 실용성도 더 뛰어나다고 하니, 우리 나라 육군 장병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군생활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신형군복으로 바꿨으면서 왜 옛날 구형군복 입는 것처럼 소매를 말아 올릴까요? 참고로 미군과 카투사들은 군복 입을 때 절대 소매를 걷어 입지 않습니다. 더욱 여름에도 말이죠.
우리 나라 신형 군복이 미국 군복을 따라한 것이라면, 소매를 걷어올리며 입는 방식 역시 잘못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입니다. 신형 군복의 소매를 걷어 올려 입는 것은 마치 갓난 아기가 기저귀를 거꾸로 입는 것과 같거든요. 즉, 그 본연의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죠.
필자의 카투사 모습이 담긴 사진은 여기에 ▶ http://londonpointer.com/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