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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우리 나라 대학 경영학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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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여전히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 중 하나다. 얼마전 국내 모 대학은 경영학과 위주로 학교를 재편하기도 했고, 어떤 학생들은 자신이 경영학도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경영학은 전혀 쓸모 없는 학문이며, 특히 우리 나라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영학은 정말 배울 가치가 하나도 없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왜 나는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에 대해 이토록 부정적일까?



경영학이 가르치는 것은 도대체 과연 무엇인가


경영학은 한마디로 기업 혹은 조직을 이끌어가고 유지시키는 것을 학문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영리기업이라면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최적화된 조직을 꾸리고, 비영리기업이라면 가장 효과적으로 비영리적인 목적에 맞게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 경영학의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경영학은 새로운 기업을 이끌어가기에는 필요할 지 모르지만, 취업을 할 때에는 그리 필요하지 않다. 한번 생각해보자. 경영학은 마케팅, 인사관리, 회계, 경제학, 무역학 등을 고루 배운다. 하지만, 취업을 할 때에는 어느 특정 부서에 들어가서 일하게 된다. 즉, 차라리 경영학을 배우는 대신 특정 학문을 더 깊이 배우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가령, 마케팅 부서에 들어갔다고 하자. 그렇다면,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배운 사람보다 마케팅만을 공부한 사람이 더 경쟁력이 있다. 조직관리나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즉, 경영학을 배우는 것은 그 특성상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배우게 되는데 그만큼 깊이가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 곳만 깊이 판 학생과 비교해 경영학을 공부한 학생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진짜 이유


위에서 설명했듯이, 경영학은 기업을 이끌어가는 학문이지 기업에 들어가 취업하라고 있는 학문이 아니다. 취업하기 위한 학문이라면 특정 한 분야에 집중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 나라 대학교에는 경영학을 가르치고, 또 경영학이 인기 학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을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그것은 바로 우리 나라 대기업들이 경영학과 학생들을 여러 곳에 써 먹기 위함이다. 애초에 대기업들은 대학생들의 깊은 지식에는 관심이 없다. 한가지에 전문가가 아니라 두루두루 배우는 학생들을 선호하고, 실제로 대기업의 여러 부서로 이리저리 이동시키는 것도 다반사다. 즉, 대기업이 가장 잘 부려먹을 수 있는 전공 학생이 바로 경영학과 졸업생인 것이다.


실제로, 대학들은 대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립 대학은 대기업의 자금적 후원을 받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대학들도 졸업생 취업 문제로 기업들과 협력을 하는 관계다. 우리 나라 대학들은 경영학과 학생들에 깊은 지식이 아닌 수박 겉핥기 지식을 가르쳐 기업에 보급하는 역할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인 셈이다.



해외 대학의 경영학 VS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 


외국 대학의 경영학과 커리큘럼과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과 커리큘럼을 비교해 보면 경영학을 배우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다 명확해진다.


경영학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꾸려 나가기 위해 배우는 학문이라고 이미 말한바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꾸려 나가기 위한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음은 우리 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 경영학부의 전공 과목들이다. 



http://cba.snu.ac.kr/ko/undergraduate-curriculum


전공이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여기에 쓸모 있는 과목은 별로 없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경영학원론을 가르치고, 경제학원론을 가르치고 있다. 그것도 교수가 몇 십년 전에 배운 그 방식대로 혹은 몇 십년 전에 자신의 논문에 들어 있는 내용을 가르칠게 안 봐도 뻔하다. 교수들이 학생 때 배운 원론들을 요즘 학생들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학은 매 순간 변하는 것이 당연한데 말이다.


또한, 과목들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각종 ’–론’이 많다. 금융기관경영론, 조직구조론, 현대경영이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상에 이론대로 경영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애플이 실패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라고 할 때 어느 이론도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서울대도 그렇고 대부분의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은 이런 이론만 강조하고 가르치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밥슨 칼리지 경영학 학사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BUSINESS ENVIRONMENT IN RUSSIA - 러시아 경영환경

GENERAL MANAGEMENT - 일반 경영

GLOBAL MANAGEMENT COMMUNICATIONS - 글로벌경영  커뮤니케이션

HUMAN RESOURCE MANAGEMENT - 인사관리

MANAGEMENT CONSULTING - 경영상담

NEGOTIATIONS - 협상

SOLVING BIG PROBLEMS - 큰 문제 해결

STRATEGIC DECISION MAKING - 전략적 문제 해결

ARTS AND ENTERTAINMENT MANAGEMENT - 예술 및 엔터테이먼트 경영

GLOBAL STRATEGIC MANAGEMENT - 국제 경영전략

ISRAEL START-UP STRATEGY - 이스라엘 스타트업 전략

LEADERSHIP - 리더십

ISSUES IN LEADERSHIP AND ETHICS - 리더십과 윤리 이슈

STRATEGY EXECUTION - 전략 실행


http://www.babson.edu/undergraduate/academics/curriculum/Pages/course-catalog.aspx?Division=Management



물론, 비교 대학에 따라 그 차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경영학에 대해 외국 대학과 우리 나라 대학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위에서 보고 있는 서울대와 밥슨 컬리지의 차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즉, 밥슨 칼리지의 커리큘럼과 비슷한 우리 나라 대학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수는 아주 적으며, 우리 나라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는 서울대가 위와 같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우리 나라 대학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 한번 그 차이를 정리해 보자. 첫째, 우리 나라 대학은 이론이 많다. 하지만, 외국 대학은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가르친다. 밥슨 칼리지의 러시아 경영환경과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대한 과목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둘째, 우리 나라 대학은 다양한 과목을 두고 있지만, 외국은 그렇지 않다. 같은 경영학이라도 우리 나라는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려 하지만, 외국은 과목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위에서 보듯이 서울대는 회계, 기업법, 재무학, 투자론, 광고관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는 반면 밥슨 컬리지는 전략 및 그 실행에 집중되어 가르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밥슨 칼리지의 경영학은 경영자를 양성하는 학문임을 명확히 인식하여 경영자가 해결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외국 대학은 창의력을 키워주려고 한다. 위에서 보면, 밥슨 칼리지의 전공 과목 중 ‘ARTS AND ENTERTAINMENT MANAGEMENT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경영’이란 과목이 있다. 우리 나라 대학 경영학에서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영을 가르친다고 하면 대부분 희한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 대학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에는 당연히 이러한 과목이 없다. 밥슨 컬리지는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일반 기업이 아닌 예술이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운영한다는 가정하에 색다른 경영을 간접 경험하도록 한다. 물론, 졸업 후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목을 통해 학생들에 색다른 환경으로 이끌어주고, 이러한 환경을 통해 그들이 가진 창의력을 한껏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정리하지면.


우리 나라 대학의 경영학은 절대 배워서는 안되는 학문이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기업에 들어가서 이곳저곳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려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창업을 하거나 한가지 집중해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학생이라면 우리 나라 경영학은 멀리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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