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소셜커머스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다. 그런데, 소셜커머스가 처음 생겨났을 때 사람이 모이면 반값으로 각종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켰지만, 지금은 그 인기가 조금 시들해진 것 같다. 종종 파격 할인도 하긴 하지만, 이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반값 할인 같은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행사는 더 이상 쉽게 볼 수 없어서인 것도 같다.
그렇다면, 처음과 달리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제 반값 세일을 그만두게 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이들은 반값 할인 대신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일까.
본래 소셜커머스가 나아가야 했던 바람직한 방향
소셜커머스는 친구들끼리 모여 구매하면 싸게 해준다는 것에서 왔다. 친구가 추천하니 상품에 대한 의견도 나눌 수 있고, 잘만 하면 매니아적 고객도 만들어 지속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소셜커머스는 친구의 개념을 거래에 갖다 붙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소셜커머스는 친구의 개념이 완전히 배제되었다. 그저 단순히 공동구매처럼 되어버렸다. 지금 소셜커머스는 어떻게 보면 그저 공동구매 사이트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도 그렇듯이, 기존의 공동구매 사이트와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거의 차이가 없다. 일정 사람 수를 모아 그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면 판매를 하지 않고, 특정 숫자의 사람들이 모여야만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은 둘 다 똑같은 것이다.
이처럼 소셜커머스의 처음 생긴 의도와 다르게 지금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그야말로 공동구매 사이트가 되어 버렸다. 연예인들이 촌스러운 이름을 감추기 위해 멋진 이름을 가져다 쓰듯이 공동구매에 소셜커머스란 멋있는 이름만 빌려온 셈이다.
소셜커머스의 잘못된 방향, 광고 때문에 적자 못 벗어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공동구매 사이트가 되다 보니,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기존의 공동구매 사이트에 더해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내가 아는 것만 5개가 있다. 여기에 포털 사이트의 카페는 물론 온라인 마켓까지 더하면 온라인에서 싸게 판다는 곳은 너무나 많다. 사실 여기서 공동구매인지 아닌지도 그렇게 큰 차별점이 없다. 다 같이 사람이 모여서 산다는 공동구매와 판매자가 싸게 많은 사람들에게 판다는 온라인 마켓은 사는 입장에서 볼 때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광고를 해야 한다. 그것도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말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트에 광고하는 비용은 엄청나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 배너 광고만 시간당 2000만원 호가한다. 그런데도 종종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광고를 하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있다. 아니, 경쟁적으로 서로 하려고 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모바일 및 노트북 시장이 커져서 동반 성장한 만큼 신문 광고 등의 전통적인 광고대신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신문광고까지 해야 한다고 하면 더 큰 광고 비용을 지출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 광고가 너무 치열해 신문광고까지 하는 업체들도 있을 수 있다.
소셜커머스는 상품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인지도가 낮거나 마케팅 비용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판로개척을 위한 매체로 각광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들 중소 업체들은 홈쇼핑이나 대형마트 또는 백화점 등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마치 소셜커머스를 자신의 광고 매체처럼 활용한 것과 같다.
하지만, 지금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차별성이 떨어지다 보니, 이제는 네이버 등 유명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중소업체들의 광고 채널로 활용되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광고 채널로 활용되는 것이다.
여기서 소비자의 프로세스를 간단히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방문한다. 그리고, 이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구매한다. 이제 소셜커머스 업체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소셜커머스는 한시간에 2000만원 하는 광고를 들여 사람을 유입시킨다. 여기서 소셜커머스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한시간에 2000만원이 넘는 매출이 소셜커머스에서 발생시켜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판매자에게 매출의 70% 정도가 돌아가고, 나머지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몫이니 판매자 매출기준으로는 한시간당 6000만원을 올려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인건비, 임대료 등의 다른 비용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6000만원보다 비용이 훨씬 비싸진다. 즉, 네이버 등에 들이는 광고 비용이 더 큰 현실 속에 소설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그 어두운 미래
소셜커머스가 최초의 프랜카드로 내걸고 사업을 진행했던 ‘반값‘이란 말이 사라진 것은 바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어떻게라도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끼리도 경쟁이 심한데, 다른 온라인 마켓 등의 판매자들과의 차별점이 없어 이들과의 경쟁도 견뎌내기 위함이다.
실제로, 지금은 매출 규모는 다들 커졌지만, 이익 건전성 측면에서는 그렇게 좋지 않다. 일부 기업들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가 처음 생겨난 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우리 나라를 포함 전세계 소셜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금 업체들의 입점 수수료와 매출의 수익 분배라는 수익모델을 위해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하고 있는 방식이 지속된다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미래는 밝지 않다. 아니, 지금처럼 소셜커머스가 1년만 더 서비스된다면, 조만간 곧 망하는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장담한다.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해 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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