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일상 생활에서는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카드 결제가 편해졌다. 현금을 가져다니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다. 물론, 그래도 아직 일정 금액의 현금을 가져다니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카드가 생기면서 현금을 가져다니는 사람은 전보다 줄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정사실이다.
◆신용카드 회사와 소매점의 첫 만남은?
카드가 처음 보급되었을 때, 사회에 여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듯, 순탄치만은 않았다.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가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지급수단으로 떠올랐지만, 카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카드회사에게 여러 가지 거래 비용이 더해진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카드 발급 제반 비용, 거기에 따른 인건비, 소매점들에 카드 단말기 시스템 공급 지원 등 초기 비용이 들어갔던 것이다.
따라서, 이 초기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카드 회사는 소매점에게 매출에 대한 일부를 카드 사용 수수료로 떼어갔다. 당연히 소매점은 소비자에게 카드 대신 현금으로 지급받길 원했다. 심지어, 어느 소매점은 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으로만 받으려는 소매점도 생겨났다. 카드 회사에 수수료를 떼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카드 사용은 이미 현금을 제치고 주요 지급 수단의 대세가 되었고, 소매점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카드 회사에 수수료를 떼였다.
그래서, 소매점들은 차라리 수수료를 떼는 만큼 카드 사용 소비자들에게 같은 상품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더 비싸게 받기 시작했다. 즉, 현금으로는 정상가로 사고, 카드로 살 때는 웃돈을 얹어 파는 식이었다. 하지만, 신용카드 회사는 소매점에 압박을 했다. 카드로 사는 것이 정상가이고, 현금으로 사는 것이 할인된 가격이라고 소비자들이 여기도록 말이다. 결국, 소매점들의 강제받은 노력으로 소비자들은 카드로 사는 것이 정상가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현금으로 사면 할인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요즘도 현금으로 사면 할인해 주는 관습이 남아 있다.
◆신용카드 회사와 교통 수단과의 첫 만남은?
지급 수단으로서의 카드가 활성화되자 지하철, 버스 등 공공재에서도 90년대 후반 카드 사용을 도입하게 된다. 물론,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현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 것보다 카드를 찍는 것이 간편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회사와 정부에서 관리하는 교통 수단과의 만남은 위에서 말한 신용카드회사와 소매점의 관계와는 정반대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가격이다. 지하철, 버스를 탈 때는 카드로 계산하는 것이 현금으로 내는 것보다 싸다. 위에서
말했듯이, 카드 사용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지만, 카드 회사는
어쩔 수 없이 현금보다 싸게 책정한 것이다. 즉, 소매점에 대한 가격 결정 우위가 교통 수단 가격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부가 교통 카드로 사용가능한 카드를 허용하면서 카드회사에 압박을 했기 때문이다. 교통 수단에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당연히 현금보다 싸야 된다는 것이다. 신용 카드 회사는 정부의 이같은 논리에 굴복하게 되고, 지금도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현금보다 카드가 싼 이유가 된다.
◆신용카드 회사의 두 얼굴
신용카드 회사는 소매점에 횡포를 부릴 수 있었다. 카드 사용 소비자들을 많아지는데, 즉, 물건을 살 때마다 카드 받느냐고 물어보는 소비자가 많아지는데 소매점은 카드 회사의 횡포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매출의 일부를 카드 회사에 넘겼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관하는 교통 카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정부를 상대로 기업이 맞불을 놓고 상대하면 돌아올 결과는 검찰의 비자금 혹은 세금탈루 수사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따라서, 카드 회사는 현금보다 싸게 가격을 책정했고, 정부는 그들의 의도대로 버스, 지하철에 카드 사용을 늘릴 수 있었다. 서울 지하철의 카드 사용은 현재 100%에 가깝다고 하며, 버스도 80%정도라고 한다.
신용 카드 회사는 전형적인 약한 자에 강하고 강한 자에 약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 나름대로의 약육강식의 세계를 살면서 돈을 벌어왔던 것이다. 호랑이가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인 것처럼 소매점에는 강하고 정부에는 약했던 신용카드 회사의 이런 돈을 버는 숨겨진 방법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왠지 씁쓸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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