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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스튜어디스가 꿈인 여대생,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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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구의 한 대학에서 승무원 자질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는 명목으로 예비 항공 스튜어디스 선발대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올해에 5회째를 맡는다는 이 선발대회는 스튜어디스가 꿈인 많은 여대생이 참가를 했다고 한다. 나는 이 뉴스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우선, 여성을 성상품화하지 말라고 성토하면서 미스코리아 대회와 같은 대회를 또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예비 항공 스튜어디스 선발대회 심사는 승무원 자질 평가, 발표력(자기소개 및 외국어), 용모와 표정, 서비스마인드 등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사 방식과 아주 유사했다.

 

내가 실소를 금치 못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여전히 우리 나라 여대생들이 스튜어디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외국 등 선진국에서 스튜어디스는 3D업종이다. 웨이트리스(식당종업원)를 단순히 비행기로 옮겨놨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시선이다. 그리고, 일은 어렵고 좁은 공간에 공기도 좋지 않다. 외국 사람들은 스튜어디스라고 하면 우선 기피부터 하고 본다.

 

하지만, 후진국일수록 스튜어디스에 대한 환상이 크다. 당연히,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아서다. 후진국일수록 비행기를 타지 못한 인구 비율이 높다. 하늘에 떠 다니는 비행기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고, 언젠가 비행기 안에서 일하면서 편하게 전세계를 누리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따라서, 여전히 이런 스튜어디스가 되고자 하는 여대생이 많다고 한다면, 여전히 우리 나라는 후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여성의 직업적인 선택에서 볼 때에 말이다.

 

우리 나라 여성이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 후진국적 마인드를 가졌다는 반증은 곧곧에서 드러난다. 그 중 가장 명확한 것이 밀수다.

 

3일전 주요 언론에서는 스튜어디스의 밀수 행위가 끊이지 않다고 보도된 적이 있다. 비싼 물건을 사고서 입국해서는 신고를 하지 않고 들어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이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국내외 항공사 스튜어디스의 밀수는 142, 53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만큼 알게모르게 이들은 후진국성 본성을 감추지 못하고 몰래 비싼 물건을 숨겨 들여오는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한가지 웃긴 것은 이들을 공항에서 보면 알겠지만, 고개는 바짝 들고 고상하게 공항 안을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하면 할수록 웃기다. 자신들은 가방에 밀수품을 싣고 오면서 남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부러워 하라는 행동거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기도 하다.

 

여기서 또 한가지 넘겨 집어야 할 것은 올해 8개월 동안 발생한 밀수 19건 중 15건이 바로 명품 가방을 밀수했다는 점이다. 보석 3, 의류가 1건이었다. 만약 가방, 보석 그리고 의류를 착용한 상태로 들여왔다면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제 집처럼 드나드는 곳이 공항인 만큼 세관에 걸리지 않을 방법도 수없이 알고 있겠지만, 운이 나쁘게 혹은 방심해서 걸린 듯하다. 속 마음을 잘 숨기지 못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고소하지 않을 수 없다.



스튜어디스가 꿈인 여대생, 안타까운 이유

 

스튜어디스가 되고자 하는 여대생이 안타까운 이유는 위에서 거의 언급이 되었다. 그럼 여기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스튜어디스는 힘들다. 그리고, 선망받는 직업이 될 수 없다. 3D 직업을 아무도 선망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 제조업도 오래전에는 선망받는 직업이었다. 장인정신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제조업에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거들떠 보지 않아 외국인 노동자를 쓰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현기차, 포스코, 삼성 등 대기업 같은 제조업 공장에서는 돈을 많이 주기에 일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요즘 그런 일을 아무도 선망하진 않는다. 스튜어디스도 마찬가지다. 이미 외국에서 3D인 직업, 우리 나라에서도 곧 3D도 바뀐다. 언제까지 우리 나라가 후진국에 머물순 없기 때문이다.

 

둘째, 스튜어디스는 명품의 노예가 되기 싶다. 명품의 노예라고 하면 조금 무서운 말이기도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어쩔 수 없다. 이것은 맹자의 이야기만 알아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모두 알다시피,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를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 처음에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맹자가 장례 흉내만 내자 어머니는 이사를 했고, 또 이사간 곳이 시장통이어서 맹자가 이번에는 장사꾼 놀이에 열중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또 다시 글방 근처로 집을 옮겼고, 훗날 맹자가 훌륭한 학자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오랜 이야기를 통해 환경이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바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스튜어디스는 애초에 명품, 사치품, 화려함이 가득찬 환경 속에 빠져 있다. 그래서, 전혀 명품 가방에 손도 대지 않았던 여대생들도 스튜어디스가 되고 나서 명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스튜어디스는 명품으로 빚을 지기까지 한다. 그러니, 빚을 조금이라도 지기 싫어 외국에서 명품 가방을 밀수하는 것이다.

 

명품의 노예가 되는 스튜어디스를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깝다. 아무리 비싼 물건을 몸에 걸쳐도 자신이 명품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품 노예로 살아가며 명품이 주는 착각속에 살아가면서 스튜어디스가 해야 할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 이들은 본래 승객에게 고가 물품을 꼭 신고할 것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이들이 오히려 명품 노예가 되어 밀수에 빠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스튜어디스의 명품 노예는 밀수를 부르고, 밀수는 불법을 야기한다. 운이 좋아 법의 망을 벗어나더라도 명품이 주는 착각은 더 깊은 유혹이 되어 더 많은 명품 가방을 원하도록 만든다. 더 많은 명품 가방은 빚의 증가를 야기하고, 주변 사람들로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남자친구가 있다면 남자친구에게, 한 가정의 아내라면 가정에 금전적인 부담까지 안겨준다. 결국, 남녀 관계 혹은 가족관계는 파탄이 나고 개인 신용까지 파탄이 날 지경에 이른다.

 

결국, 스튜어디스가 된다는 것은 이러한 과정에 보다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유혹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있는 우리 나라 젊은 여대생이 별로 없다고 할 때, 스튜어디스가 되는 일은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둬야 한다


나는 내가 딸이 있다면 절대 스튜어디스는 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맹자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사치품으로 가득찬 공항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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