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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시선

거미의 경제학과 대기업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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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참 영리하다. 거미줄을 쳐 놓고 중앙에 자리잡아 가만히 있으면 먹잇감이 걸려든다. 실제로 자는지는 모르지만, 거미는 한 숨 자고 있다가 누가 걸려 거미줄이 움직이면 그 때서야 깨서 그곳으로 달려가 걸려든 먹이를 칭칭 거미줄로 감는다. 만약, 배가 고팠다면 바로, 배가 부르다면 한 곳에 잘 놓았다가 나중에 배가 고플 때 먹으면 딱 좋다.

 

어떻게 보면 거미는 놀면서도 자신의 먹이를 잘 찾아 먹는 것 같다. 특히, 개미 혹은 일벌처럼 한 평생 일만 하는 다른 곤충들과 비교해서는 너무 편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거미가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거미도 명당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 거미 몸에서 나오는 거미줄은 그저 무한대로 나오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 리필 받듯이 아무 때나 채워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좋은 땅을 사러 돌아다니는 것처럼 거미도 먹이가 많을 명당을 찾으러 돌아다닌다. 돌아다니다 좋은 곳을 발견하면 거미집을 짓기 시작한다. 우리가 땅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처럼 거미도 한정되어 있는 자신의 거미줄을 짜내 거미줄을 치는 것이다. 자리가 안 좋아 곤충이 많이 없는 곳에 거미줄을 치지 않는 한 거미는 굶어 죽지는 않을 만큼 살 수 있다. 거미들의 입장에서 아마 가로등이나 전봇대와 같은 곳이 거미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명당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리 생각해도 거미는 개미, 일벌과 비교해 그 살아가는 방식에 특혜가 있어 보인다. 먼저, 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세계에서 본다면 투자는 가진 자의 여유로부터 시작된다. , 자금이 없다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듯이, 개미나 일벌들을 그저 월급쟁이처럼 투자는커녕 매일 일만 해야 한다는 의미다.

 

, 거미가 먹이를 얻는 방식도 살펴보자. 거미줄이란 투자를 해놓고, 그 투자 수익(먹이)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당연히 그 기간이 오래될수록 먹이가 거미줄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거미는 그저 먹잇감이 걸려들면서 손상된 거미줄을 다시 복구하는 비용이 들겠지만, 한번 먹이를 먹고 나면 보통 오래된 거미줄을 새로 갈아치울 수 있을만큼 새로운 거미줄이 몸 속에 다시 채워진다. 거미의 입장에서는 먹이 하나가 큰 수익이 되는 셈이다. 또, 이 수익으로 거미는 새로운 가정을 만들 수 있고, 체인점처럼 옆에 거미줄을 새로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다.

 

◆대기업의 횡포도 거미줄처럼

 

우리 나라 대기업의 경영 방식도 마치 거미와 같다. 일찍이, 우리 나라의 경제 개발 정책이란 목표아래 국가가 발전하면서 같이 성장해 왔고, 대기업들은 그 성장을 바탕으로 지금껏 유지해 왔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이제 우리들은 대기업 제품이 없다면 살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쩔 수 없이 거미줄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거미 같은 대기업은 수익이 나면 재벌들의 지배구조를 더 강화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 마치 먹이를 잡으면서 망가진 거미줄 보수만 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IMF 같은 경제 위기가 터지면, 국민들의 세금으로 그 보수 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황당하게 보수가 끝나면 국민들의 희생은 나몰라라 다시 먹잇감에만 신경을 쓰는 대기업이다.

 

이런 것도 모자라 얼마 전에는 그 거미줄을 대형마트라는 이름으로 소상공인의 범주까지 위협하더니 이제는 MRO(소모성 자재구매대행) 업체의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하나의 거미줄로 먹고 살던 대기업들이 차츰 체인점을 내더니 이제는 이 세상의 모든 먹이를 노리고 나선 격이다. 심지어, 대기업이 문구점까지 진출하려고 한다니 그건 대기업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대기업의 횡포가 늘어날 때, 열심히 일 하고 있는 우리 개미, 일벌과 같은 부지런한 서민들만 고통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당연하게도 이런 일에는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거미는 이미 거미줄이라는 특혜가 있지만, 우리들은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 일하면서 사는 존재다. 기회의 평등 자체가 없는 것이다. 막강한 자금력, 시장 장악력을 가진 그들을 어떻게 대항할까. 그런 특혜를 가졌으면서 그것을 악용해 자기 이익만 보겠다고 나서는 대기업들을 향해 국민들이 나서서 불매운동을 해도 그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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