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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한국 사회

영국은 무단횡단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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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에게 전화를 받고 같이 술 한잔이나 하기 위해 잠깐 밖에 나갔습니다. 친구가 길 건너 편에 누구와 통화를 해서, 손짓하려고 했는데 저를 못 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길을 건너갔습니다. 전화하는 친구 옆에 의도하지 않게 몰래 다가갔는데, 친구는 화들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서 놀란
 것도 있지만, 횡단보도는 저기 멀리 있는데, 여길 그냥 단순히 건너오니 더 놀랐던 거죠. ‘, 이런 놈이 다 있어라는 눈빛과 함께 친구 놈의 훈계가 시작되었습니다. 무단 횡단하다 걸리면, 벌금 2만원에, 운전면허 있으면, 벌점에 등등… 듣는둥 마는둥 다른 건 둘째치고 벌금 2만원 날렸다는 생각에 약간 등골이 오싹해진 느낌으로 주변을 잽싸게 둘러 보았습니다. 다행히, 경찰은 없더군요. 약간 늦은 밤이라 그런 것 같았습니다.

 

우리 나라는 이렇지만, 영국은 무단 횡단이 가능합니다. 아니, 모든 사람이 무단 횡단 합니다. 런던 경찰도 하고, 영국 총리도 하고, 런던 시장도 하고가끔 런던 거리에서 차가 지나가지 않는데, 길 건너지 않고,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관광객, 온 지 얼마 안 된 유학생 혹은 예전에 교통 사고 당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사람이 전부일 것입니다. 그만큼 무단 횡단은 영국 사람이 전혀 의식하지 않는 그런 문화가 된 지 오랩니다.

 

영국에서 무단 횡단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도로가 좁은 곳이 많죠. 영국 시골은 말할 것도 없고, 런던도 왕복1차선인 도로가 많습니다. 무단 횡단하기 딱 좋은 조건이죠. 그 중 횡단 보도만 있는 곳도 있고, 횡단 보도와 신호등이 함께 있는 곳도 있고, 아무것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단 횡단은 이런 조건과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가능하죠.

 

, 영국 사람들은 사람이 차보다 먼저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차를 사람이 만들었으니, 사람이 먼저 가는 것을 당연히 여기죠. 보통 차가 진입하기 전에 보행자가 먼저 도로에 발을 내디디면, 운전자는 보행자를 위해 차를 멈춥니다. 우리 나라 운전자들처럼 비키라고 시끄럽게 빵빵 거리지도 않죠. 어쩌면, 이런 무단 횡단이 가능한 이유도 이런 영국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차가 빠르게 진입하면, 무단 횡단하면 위험합니다. 따라서, 당연히, 무단횡단은 차가 없을 때 해야 하죠.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무단 횡단하면, 벌금도 벌금이지만, 위험합니다. 괜시리 무단횡단 금지인 우리 나라가  미워지네요. 아직 사람보다 차가 먼저인 우리 나라니...

런던 시내 중심의 한 거리입니다. 런던 거리에서는 이렇게 무단 횡단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운전자 주행 신호인 파란 불(화살표)인데, 길가에 기다리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네요. 

이 사진은 런던 외곽 지역입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무단 횡단이 벌어지고 있죠. 저기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까지 무단 횡단에 나섰네요. 하지만, 영국은 상관 없습니다.

한때 인터넷 떠돌며 큰 웃음을 줬던 사진입니다. 영국은 저렇게 차도에서 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