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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런던&해외 이슈

100년동안 영국 술집이 일찍 문닫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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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영국 청년들. 11시가 되면 모두 집에 가야 된다구?!

런던에 처음 갔을 때 놀랐던 점은 길거리의 가게, 슈퍼들이 모두 일찍 문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술집(펍, Pub)도 예외가 아니었죠. 지난 2005년 법 개정 전까지 일반 가게들은 5시 혹은 6시, 그리고 술집은 밤 11시에 문을 닫아야 했고, 일요일에는 5시간 정도만 영업이 허용되었습니다. 따라서, 100여년 동안 런던 시민들의 밤 문화는 신데렐라가 그랬던 것처럼 11시만 되면 허겁지겁 자기 짐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었죠. 일요일은 형식적이나마 교회를 가기 위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전날 풀지 못한 회포를 푸는 청년들이 더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벌써 4년전 일이지만, 지금 런던은 이런 사회주의적(?) 법을 개정했고, 술집은 시간제한 법에서 벗어나 일정한 허가를 받고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며,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하는 술집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술집과 비슷한 유흥업소인 클럽도 덩달아 호황을 이루었죠. 당연히, 밤문화를 이끄는 유흥업소들의 수익은 올라갔지만, 취객으로 인한 범죄, 사건, 사고가 많이 늘어나면서 런던 경찰이 한층 더 바빠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00여년전 영국 정부가 처음 술집을 일찍 문닫았던 이유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역사적으로 큰 갭이 있으나, 어느 알코올이나 인간의 정신과 몸을 혼미하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국 정부는 세계 제 1차전쟁 당시 술집이 늦게 까지 연 것을 보고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전쟁 중에 술을 밤 늦게까지 마시면, 병사들의 사기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그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술 때문에 창과 방패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은 적에게 식은 죽 먹기와 같을 것이고, 우리가 술 먹은 다음 날 머리가 아픈 것처럼 술독 때문에 다음 날 병사들의 행군에 큰 지장을 주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영국 정부는 부랴부랴 밤에는 술집을 모두 문을 닫게 만들었고, 1세기 정도가 지난 2005년에서야 겨우 술집 영업 제한을 폐지했던 것입니다. 역사적 사건에 바탕을 둔 법이었기에, 개정 당시 이곳저곳에서 많은 반대가 심했지만, 당시 리빙스턴 런던 시장과 블레어 영국 총리는 비지니스 친화적 정책으로 밀어부쳐 결국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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