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처음 올림픽이 열리고, 동계올림픽 자체도 우리 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국민들의 관심은 커져갔고, 유치위원회로 나선 많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유명인사가 되었고, 역시 김연아 선수에 대한 관심과 이목은 여전히 집중되었다. 그러다, 발표날 평창으로 확정이 되자, 유치에 직접 힘쓴 사람들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유치를 원했던 모든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 때처럼 기뻐했다.
나도 순간 기뻤다. 이런 큰 행사가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큰 영광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처럼 국가적인 행사는 전 국가를 우리 나라로 초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이런 큰 행사는 우리 나라를 널리 알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여전히 중국과 일본 사이에 존재감 없는 우리 나라로서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니, 평창 유치는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 슬퍼해야 할 일이라는 느낌이다.
◆평창 올림픽 유치가 기쁘지 않은 이유
언론에서 보여주는 평창 올림픽이 주는 경제 효과를 보고 나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아직, 평창은 올림픽을 위한 시설,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고,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장을 아직 다 짓지도 않았고, 선수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갖추지 않았으며, 인천공항에서 강원도까지 도로와 철도를 새로 깐다고 한다.
언론에서 얼핏 보니, 경제 효과가 20조원이라든지 지난 월드컵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장미빛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경제 효과가 20조원이 아니라 20조원의 비용을 써야 한다는 말이 된다. 거금 20조원을 풀어 인력을 고용하고, 건설 자제, 재료를 구매하여 짓고, 도로, 철도를 새로 깔고 하는 등의 비용을 그들은 경제 효과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 재정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다. 국민들도 빚에 허덕이고 정부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정부는 지금 4대강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2020년까지 4대강 예산만 40조원이 넘어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을 많이 벌려 놨는데, 지금 평창 올림픽 개최는 일을 더 벌려놓은 느낌이다. 국민으로서 기뻐해야 하는데 그 이면에는 기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내가 정말 슬픈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국민의 이중성이다.
4대강 사업과 평창 올림픽 유치로 인한 부대 사업의 공통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설을 짓고 자연에 인공의 힘을 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크게 상반된다.
4대강 사업이 결정되었을 때에는 국민들은 집회를 했고, 예전 불꽃 시위를 연상시킬 만큼 격렬하기까지 했다.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사업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정부는 국민들의 합의를 이끌지 못한채 지금 사업을 진행 중이고, 국민들은 괜한 사업에 돈을 쓰고 환경오염이 되며 건설회사에만 좋은 일을 시키는 것에 아직도 못마땅해 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도 환경 오염이 되기에 마찬가지다. 자연 그대로 나두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것이라면 올림픽 개최도 큰 환경 오염이 된다. 도로나 철도를 깔려면 산과 들을 깎아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또,
나무를 베고 땅을 헤쳐 거기다 콘크리트를 부어 다지는 기초공사부터 빌딩의 마무리 공사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건설회사는 큰 돈을 벌게
된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경제 효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경제효과가 아니라 국가 예산에서 나오는 경제 효과이기에 수익성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평창 올림픽 이후 컨벤션 센터, 호텔, 체육관, 수영장 등의 체육 시설 등의 사업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데도 국민들은 모두가 환호를 하고 있고, 언론은 월드컵에서 축구 강호 스페인을 이긴 것처럼 유럽 선진국 독일과 프랑스를 유치 경쟁에서 이겼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국민들은 이런 언론 보도를 보고 더 기분 좋을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 나라 국민들은 미국 쇠고기 파문이 일어났을 때 보여준 이중성과 비슷해 보인다. 2008년 쇠고기를 들여오지 말라고 전국적인 촛불 시위가 일어났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그 촛불 시위 효과가 무력하게 미국 쇠고기가 허용된 이후에는 그걸 없어서 못 팔았다. 그만큼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오지 말라고 하면서도 사먹는 이중성을 보여준 것이다.
겉으로 스포츠 행사로 보이지만 내 눈에는 평창 올림픽 개최도 거대 건설 계획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란 거대 건설 사업에는 그렇게 반대를 했으면서 평창 올림픽 개최는 오히려 공항까지 나가서 환영행사를
했다. 거대 금액을 들여 수익성도 없고, 자연파괴가 되며, 일부 사업자들만 돈을 버는데도 말이다. 독일의 뮌헨 그리고 프랑스의 안시 시민들이 올림픽 유치에 그토록 반대했던 것은 우리 나라
국민이 범했던 ‘국민의 이중성’을 배제하고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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