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무리 유통기한을 확인해도 우리 나라 식제품의 유통기한은 통일되어 있지 않아서 헷갈릴 수 있다. 유통기간이 날짜로 정확히 나와 있는 것도 있지만, 그냥 ‘제조일부터 XX개월까지’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전자일 경우, 한번에 알 수 있지만, 후자일 경우 제조일까지 찾아봐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는 더 번거로울 수 있다.
게다가, 유통기한은 보통 작게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 어르신들이 잘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을 살지 미리 정해둔 소비자라면 유통기한이 가장 중요한 정보일텐데, 그 정보가 잘 보이지 않으니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어르신께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마켓 주인에게 물어봐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유통기한 표시가 왜 식품마다 다른가
먼저, 관련 법이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식품위생법 혹은 식품표시법 등에 하나의 통일된 방식이 법으로 제정되어 있다면,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유통기한 표시법에 명확한 규정은 없이 그저 유통기한만 나타내면 된다. 그래서, 어떤 우유 업체 (아래 사진)는 제조일자까지 공개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어떻게 유통기한 표시 방법까지 마케팅 전략이 됐는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통기한 표시가 다른 또 하나의 이유는 식품마다 재료와 그 제조 과정이 다르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우유와 과자류는 그 재료가 다르고 제조과정도 다르다. 재료에 따라 그 보관하는 방법도 다른데, 우유는 상온에 오래 있을 경우 유통기한에 상관없이 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과자류는 상온에서 오래 두어도 상관은 없다. 그만큼 우유는 유통기한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과자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과자류는 우유보다 유통기한을 정확히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있다. 유통기한이 긴 만큼 명확히 날짜를 나타내기 보다 대략적인 기간을 명시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식품 업체 간의 의지 부족이다. 식품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 식품 업계 스스로 나서서 유통기한 표시 방법을 통일할 수도 있었다. 몰래 뒤에 숨어서 가격만 담합하지 말고, 소비자를 위해 표시 방법을 다같이 맞추면 좋은데, 지금은 다들 어떻게 돈을 벌까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식품이 언제 만들어졌고, 언제까지 먹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이런 식으로 은밀히 침해하는 것도 침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통기한을 살필 때 주의해야 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바로, 외국에서 들여온 제품일 경우다. 외국에서는 날짜의 표시 순서가 다르다. 영국, 호주산 제품은 보통 일/월/연도 순으로 표기되고, 미국 제품일 경우에는 월/일/연도 순으로 표시된다. 또, 연도일 경우 간략하게 마지막 두자리만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자와 헷갈리는 수도 있다.
위 사진은 호주 제조사가 만든 비타민제인데, 유통기한이 오른쪽 아래에 11/08/13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 나라 방식으로 읽는다면 ‘2011년 8월 13일까지’라고 생각하고, 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호주식으로 읽어 2013년 8월 11일까지라는
뜻이다. 어르신들께서는 충분히 착각하기 쉽고 잘못하면 비타민제 과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까지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우리
나라 식품뿐만 아니라 수입되어 유통되고 있는 모든 식제품에 통일되고 보기 쉬운 유통기한 표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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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