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투사 운전병 출신입니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운전병이었어요.
참 우여곡절이 많은 운전병이었다고 보면 되요.
저는 처음에 미군 장교 운전병이었답니다.
하지만, 육군 운전병이 장롱면허를 가지고 있어서 육군측 장교 운전병으로 이동.
제 2의 운전병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영국에서부터 운전을 하기 시작.
그래서 운전에는 자신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카투사들이 대학 초년생들이잖아요.
그래서 면허증만 있지 운전을 할 줄 아는 카투사가 드물었답니다.
암튼, 제 2의 운전병 생활을 하기 전 저는 미군 운전병이 배우는 운전을 모두 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험비 운전!
쉽게 말해 험비는 미군 군용 차량으로 폭이 엄청 넓은 지프차라고 보면 되요.
험비는 위와 같이 생겼답니다.
영어로는 Humvee!
우리 나라 자동차에도 모델이 여러개잖아요.
험비도 그 기능에 따라 여러가지 모델이 있어요.
위의 모델이 전투형 험비.
아래 모델은 수송형 험비입니다.
또는, 비전시상 장교를 태우는 험비.
사실 뭐 태우는 것은 아무나 다 태워요ㅎㅎ
카투사가 미군쪽 운전병을 맡으면 이 험비를 몹니다.
또 험비 드라이빙 테스트도 하는데요.
각 부대 내에 코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험비를 타고 대구 시내랑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어요.
그야말로 실전 테스트입니다. 폭이 엄청 넓어서 아주 집중을 했어요.
특히 버스가 옆으로 올 때는 긴장 엄청했습니다.
게다가 대구 시내는 도로 무법자가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많더라구요.
그야말로 험하게 운전자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더욱 주의를 했답니다.
아참, 물론 험비 운전 면허증 따기 전에 옆에 NCO는 항상 붙어 있어요.
제가 운전할 때는 서전이 붙었는데, 좀 까탈스러우면서도 재밌는 텍사스 출신이었어요ㅎ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제가 기어를 잘 못 넣어서 고속도로 위에서 차가 마치 성난 소처럼 변했거든요.
험비가 갑자기 로데오 소 등에 올라탄 것처럼 되었던ㅎㅎ
위의 사진 보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거에요ㅎㅎ
암튼 운전 실수를 했는데, NCO가 갑자기 카우보이처럼 행동하더라구요~
캬우~ 하면서 손으로 밧줄을 던지는 시늉까지ㅋㅋㅋㅋ
고속도로에서 그렇게 한 100m는 간거 같네요ㅋㅋㅋㅋㅋ
험비가 사막 지역으로 가면 위와 같이 베이지색으로 됩니다.
우리 나라 험비는 모두 국방색이에요.
우리나라에 베이지색도 있을거 같은데 실제로 보진 못했네요.
험비를 운전하면 주변 미군들의 부러움도 받을 수 있어요.
미군들도 보직이 다 있어서요. 운전병은 나름 편하거든요.
예를 들어, 땅 바닥에서 쉴 때 혼자 차 안에서 쉰다든지ㅋ
아니면 다른 미군들 모두 훈련갈 때 차 안에서 대기한다든지ㅋ
그리고,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험비를 탈 때 미군들은 기어를 모두 쓰고 입어야 합니다.
배틀기어라고 해서요. 전쟁날 때 입는 저 갑옷이랑 헬멧 그리고 방독면을 가지고 타야 해요.
당연히 M16도 들고 타야 하구요. 운전병도 총은 들고 타야 한다는 점ㅋ
안 그러면 험비 못 탑니다ㅎ 저도 그게 좀 짜증났는데요. 뭐 어쩌겠어요. 규정은 규정~
험비 사진 찾다가 무슨 바주카포(?)를 험비 위에서 발사하네요ㅎ
저거 발사하면 아래 험비 운전자 귀 먹겠어요ㅋㅋㅋ 귀마개는 주겠죠?ㅎ
참고로 제 험비 위에는 M249인가 하는 기관총이 달려 있고 저런 바주카포는 본 적이 없어요ㅎ
또 험비 사진 찾다가 험비가 헬리콥터에 실려가는 사진ㅋㅋㅋㅋ
설마 저 험비 안에는 사람 없겠죠?ㅎ
암튼 험비 운전하면서 저는 대부분의 카투사가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어요.
제 인생에 언제 험비를 몰아보겠어요ㅎㅎㅎ
참고로 힘이 좋아서 아무리 가파른 언덕도 막 올라갑니다ㅎㅎ
심지어 눈길에서도 탔는데요. 눈길도 미끄러지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요~
이렇게 험비 운전하는 미군 운전병으로 근무하다가 육군 장교 운전병으로 왔는데요.
이 생활도 나름 재밌었어요. 이 이야기는 다음번에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