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 중 하나가 경영학이다. 주변 학생들 중 경영학과 학생이 가장 많고, 또 자신이 경영학과인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나는 누구를 만나든 절대 경영학을 전공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내가 왜 경영학을 전공하지 말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경영학은 무엇을 배우는 학문인가
경영학은 기업이라는 조직을 꾸려 나가기 위한 학문이다. 기업은 일정한 자본을 투입하여 재화 혹은 서비스를 생산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자본으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바로 경영학의 핵심인 것이다.
즉, 최소한의 자본으로 혹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이 수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로 대학에서 배우는 경영학인데, 이 경영학은 또 여러가지 세부 과목으로 나뉜다.
먼저,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을 배운다. 역시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그리고, 인사관리가 있다. 직원이 있어야 그 회사가 수익활동을 할 수 있으며, 이 직원은 조직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역시 가장 적은 수의 직원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핵심이다. 또, 회계학이 있다. 회계는 한마디로 말하면 돈 관리다. 쓸데없는 곳에 돈이 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계학이다.
이외에 경제학개론, 무역학 또는 요즘 들어 E-비즈니스 과목 등도 모두 경영학 전공에서 배우고 있다. 얼핏 보면, 경영학 속에 다양한 전공이 있고, 여러 가지 배울 수 있어 좋아 보인다. 또, 어떤 사람이 보기에 아주 흥미로워 보이는 과목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후배나 아는 동생이 있다면 절대 경영학을 배우지 말라고 한다.
경영학, 애초에 대기업이 사람을 부리기 위해 만든 학문
우선, 경영학 세부 전공 과목을 보면 알겠지만, 한가지 깊게 파고들지 않고 두루두루 여러 가지 과목을 골고루 배우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경영학 과목을 선택할 때,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경영학 자체가 다양한 것을 배우도록 권장하기까지 한다. 경영학만큼 세부 과목이 많은 것도 없다. 결국, 이것저것 조금씩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우는 것이 경영학이라면 차라리 배우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과연 경영학과 졸업하고 자신이 경영학을 마스터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도 경영학은 대기업을 위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경영학은 이름만 아주 좋다. 경영학이라는 이름은 학생들에게 어떤 기업체를 경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심어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기업 경영은 커녕 경영학은 대기업이 신입사원들을 이리저리 부리기 위해 만든 학문에 더 가깝다. 대기업이 대학 졸업생을 쉽게 부리기 위해 만든 학문이 바로 경영학인 것이다.
대기업은 여러 부서가 있다. 홍보, 인사, 기획, 재무, 감사, 개발, 연구 등 아주 여러 가지다. 아무리 전공 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대기업 부서 중 경영학과 출신이 가장 선택범위가 넓다. 갈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창기 대기업이 쓸모가 많은 경영학과 출신을 많이 뽑았다. 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때 경영학과 출신은 그야말로 '멀티 태스크'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다. 대기업들은 이제 예전처럼 급속도로 성장하지 않고 답보 상태다. 그리고, 오히려 인력 충원보다 인력 감축에 더욱 열성적이다. 따라서,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제 경영학과가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경영학과 출신은 두루두루 과목을 접하는 대신 한가지 진득이 배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의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요즘처럼 전문가가 인정받는 시대에 두루두루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경영학과 출신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강점이 아닌 약점이 된다.
나는 요즘 시대에 경영학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보다 마케팅 전문가, 회계 전문가, 세무 전문가, 컨설팅 전문가 등으로 불리는 사람을 많이 봤다. 경영학은 그 자체로 너무 방대해 사실 전문가가 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경영학의 대가’라는 타이틀은 아무에게나 줄 수도 없을 것이다.
경영학의 시대는 가고, 전문가의 시대가 왔다
경영학은 대기업의 발전과 함께 인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경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것이다. 즉, 대기업에서 큰 기계의 한 부속품으로 일을 시키기 위해 안성맞춤이었던 경영학과 출신들을 이제 대거 고용하지도 않게 되었다. 이제 경영학과의 메리트는 거의 사라졌다. 만약 부모의 사업체를 물려 받지 않는 이상 경영학은 그저 쓸데 없는 학문인 것이다.
대기업도 이제 경영학과 출신보다 세부 과목 전공자들을 더욱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가령, 경제학과 혹은 회계학과가 경영학과보다 세부 전공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세부 전공자가 더 인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자격증 등 기타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제 두루두루 골고루 넓게 배우는 경영학과보다 한 과목이라도 깊게 파고드는 전문가의 시대가 왔다. 어떻게 보면, 경영학은 잡학다식을 위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요즘 같은 시대에 잡학다식은 전혀 필요 없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되며, 특히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르는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다. 즉, 대학에 거액의 등록금을 바치며 경영학을 배우면서 잡학다식해지는 것은 그야말로 돈 낭비,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경영학의 시대는 갔다. 그리고, 경영학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대학에서 절대 경영학과를 전공하지 말라. 그렇게 배우고 싶다면 차라리 경영학과 외 다른 전공을 배우고 나중에 직장 경력 후 MBA를 가라. 나는 최우선적으로 공대를 졸업하고 직장 경험을 한 후 MBA를 전공하라고 후배들에게 그토록 조언한다. 물론, 내 조언을 귀담아 내 말대로 하는 후배보다 지금 당장 쉬워 보여서 경영학과로 진학하는 후배가 더 많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나는 내 말을 듣지 않고 지금 경영학과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다.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경영학과 졸업한 후 아무데도 취업을 못하거나 혹은 졸업하기 전 영어, 금융 등 각종 자격증 준비로 바쁠 것이다. 아니면, 경영학과 들어오기 전에 생각하지도 않던 공무원 시험으로 휴학하고 경영학과 도서관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때 내 말을 듣지 않은 것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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