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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우유 대란, 수입 우유로 대체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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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집 앞 슈퍼에 갔는데, 우유가 다 떨어져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우유는 항상 있었기에 이렇게 빈손으로 온 적은 처음이라 황당한 느낌까지 들었다. 우유로 요리도 하지만, 우유에 커피와 홍차를 매일 마시는 나로서는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다. 어디 구석에 있을 프림을 사용할까 생각도 했지만, 왠지 찜찜해서 그러지는 않았다.

 

뉴스를 보니 역시 우유 수급에 문제가 있었다. 지난 구제역 때 젖소를 다 처분했기에 우유를 짤 소가 모자라다 보니 지금에서야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 나라는 우유(액상)를 수입하지 않을까.

 

나는 마트에서 수입 우유를 본 적이 없다. 방금 포털 검색창에 수입 우유라고 쳐 보니 역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최소한 한 두 개의 업체는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수입이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우유 업체를 직접 검색하니, 덴마크 우유란 것이 나왔다. 반가워서 클릭해서 보니, 덴마크에서 수입한 것이 아니라 덴마크라는 나라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한 우유인 것 같다. 서울우유가 우리 나라 수도 서울브랜드 이름을 쓰듯이 말이다.

 

왜 우유는 수입하지 않을까

 

특히, 구제역으로 우유를 생산할 젖소의 수가 줄었고, 사료값이 올라 농장이 많이 문을 닫았으면 우리 나라 정부는 당연히 우유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고 예측을 해야 했다. 물론, 예측할 시간은 충분했다. 실제로, 구제역은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 초에 다 끝났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유 부족을 예상하고, 정 우유 수급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면 어떻게든 수입을 해서 우유 수급을 맞추는 것이 정답이다.


배추 가격이 올라가면 억지로라도 중국에서 수입했듯이, 우유가 우리 나라에서 공급이 되지 않으면 수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우유를 평소보다 비싼 돈 주고 사려고 해도 물량이 없으니 어떻게 보면 배추보다 더 시장 원리가 적용되지 않아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우리 나라 우유 수급이 경직되어 있고, 조그만 충격에도 소비자들은 우유를 사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은 국제화 시대다. 다 아는 사실을 이렇게 말하는 나도 웃기지만, 우리 나라는 수출입, 즉 무역을 통해 지금껏 발전했다. 원재료를 수입해서 물건을 만들고 내다 팔아 지금의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우유도 하나의 축산물로 본다면, 지금 우리 나라는 각종 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만약 우유를 축산물이 아니라 음료라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역시나 우리 나라는 당연히 음료도 수입한다. 이래저래 우유를 수입 안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우유를 수입하면, 예전 쌀 수입 개방 논란 때처럼 낙농업계가 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뉴스에서 보듯이, 우유 농장은 이미 수입 우유 때문이 아니라 구제역 그리고 사료값 급등으로 상당수 문을 닫았다. , 지금은 수입 우유가 직접적 문제가 된다기 보다 각종 질병과 우리 나라 정부의 낙농업 지원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우유 수입이 주는 긍정적인 점

 

우유 수입이 되면 우리 나라 낙농업계는 경쟁자가 생기게 되고, 구제역 등의 질병 관리에 스스로 더욱 노력하게 된다. 구제역도 어떻게 보면 농장 스스로의 청결 관리의 문제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서로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결국 소비자들도 보다 청결한 우유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부가 피해를 보장할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에 계속 빠져 있다면, 우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잦아지게 된다. 소비자들은 우유를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럴 때 수입 우유가 있다면, 수입 우유를 마시지 않던 사람이라도 수입 우유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수입 우유가 있다면, 아무리 우유 수급에 문제가 있어도 당장 우유를 사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우유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사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료가 비싸다면, 그들 스스로 싼 사료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사료를 찾아 나서야 한다. 소들도 다양한 식성을 가졌다고 말하면 이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농장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언제 사료값이 폭등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대처도 하지도 않고, 그저 사료값이 올랐다고 낙농업계가 망한다고 하면 이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 농장은 그들의 것이지 정부의 것도 혹은 우유를 소비하는 국민들의 것도 아니다. 이 기회에 농장도 스스로 기술화, 과학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수입 우유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처럼 수입 우유가 허용되면,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우리 나라 낙농업계도 한단계 더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요즘 우리 나라 자동차 업계를 보면 이해가 쉽다. 현대기아차는 얼마전까지 유럽, 미국, 일본 자동차에 밀려 싸구려 이미지였는데, 이들과 기술, 성능, 디자인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낙농업계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아직도 걱정만 한다면, 한우가 그랬듯이 우리 나라 국산 젖소 브랜드로 수입 우유보다 오히려 가격을 높게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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