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는 온갖 맛집이 존재한다. 이는 맛집 블로거들이 맛집이라는 말로 일반 식당들까지 맛집으로 둔갑시킨 결과다. 하지만, 내가 강남에서 살아보니, 강남에 맛집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내가 강남에서 오래 살아본 결과 강남맛집이라고 하는 곳은 그렇지 않은 곳이 훨씬 더 많다.
과연 왜 강남맛집은 맛집이 아닐까.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을 먹기 전에 검색을 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나도 강남에서 살고 일을 하면서 강남에서 맛집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하는 편이다. 또,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는 것이 귀찮아 나처럼 검색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검색할 때마다 강남맛집이라고 포스팅한 블로거들을 믿지 못할 때가 많다. 실제로 먹어보면 맛은 그저 그런 맛이거나 MSG로 점철된 그러한 부자연스러운 음식 맛일 때가 많은 것이다.
진짜 강남맛집이라고 하는데서 먹다보면, 이들에게 맛집의 의미가 음식 맛이 좋은 곳이 아니라 음식 사진이 잘 찍히는 그런 곳 또는 자극적인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어느 강남 맛집이란 곳의 감자탕의 모습. 하지만, 그 감자탕의 맛은 다른 곳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것은 대부분의 블로거들, 특히 강남 맛집, 종로 맛집 등등의 이름을 붙이며 글을 쓰는 맛집 블로거들은 식당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그러한 글을 쓴다. 그러니, 음식 맛이 없어도 강남맛집으로 둔갑하고, 자극적인 맛이라도 종로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 해당 식당에 비판적일 수 없다. 만약 비판적인 글을 쓴다면 해당 식당으로부터 컴플레인을 받고 더 이상 이들은 돈을 받고 글을 쓸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지금 지속적으로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당연히 영혼없는 맛집 칭호를 갖다 붙이며 온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지금 맛집 블로거들이라고 하는 사람들로 인해 두가지 문제가 생겨났다.
첫째, 블로거들의 횡포가 심해졌다. 일부 블로거겠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파워블로거라고 하면서 광고도 원하지도 않은 식당에 광고를 해주겠다고 먼저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만약 식당에서 거절한다면 우선은 강남 맛집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꼬득이고, 그래도 식당에서 계속 거절하면, 오히려 형편없는 식당이라고 글을 쓰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것이다. 만약 정말로 해당 블로거의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면, 이는 식당의 존폐까지 위협할 수 있고, 또 식당들도 그것이 두려워 이런 협박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둘째, 블로거들의 맛집 단어의 남발에 사람들의 블로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 강남맛집을 검색하여 맛집을 선택했는데, 그 강남맛집이 내가 기대한 맛집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 혹시나 모를까 조금 더 강남맛집을 검색해 봐도 강남맛집을 찾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금붕어처럼 기억력이 아주 나쁜 그런 사람이 아닌 이상 강남맛집을 검색해서 강남맛집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 강남맛집이라고 소개한 블로거들에 대한 신뢰도는 확연히 떨어진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은 강남맛집을 찾지 않게 되며, 이는 블로거들의 영향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 된다. 즉, 강남'맛집'이라고 하는 맛집 단어 남발은 맛집 블로거 스스로 좌충수를 둔 셈이다.
그렇다면 향후 맛집 블로거들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너무 이것저것 제한한다고 하면, 이는 또 블로거 정신에 위배된다. 블로거들은 각 개인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블로거로서의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맛집 블로거라고 해서 이것저것 제한하여 특정 블로거들만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라고 하거나 더 나아가 요리사 자격증 또는 음식 평론가만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라고 하는 것도 전혀 현실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엉터리 맛집 블로거들 때문에 진짜 맛집 블로거들의 신뢰도에 금이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맛집 블로거의 바람직한 방향을 하루빨리 정해야 옳다.
그 중 하나 내가 생각한 것이 맛집 블로거들의 피어 리뷰(Peer review) 평가다. 쉽게 말해, 같은 동종 사람들끼리 서로를 평가하는 것이다. 만약 강남맛집이라고 소개한 한 블로그의 포스팅에 다른 블로거가 댓글로서 평가를 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평가를 직접 맛을 본 사람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강남맛집이라는 의견에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댓글로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 모두 그것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평가를 하는 블로그는 굳이 맛집 블로그가 될 필요가 없다. 나같이 비판적인 논조로 글을 쓰는 블로거가 먼저 나서서 해도 좋다.
사실, 나는 이미 모두가 서가앤쿡에 대해 열광할 때, 비판적인 시각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여기 나의 다른 블로그 포스팅을 참조하자 - 링크
말이 나온 김에 나는 조만간 이를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겨 우리 나라 최초로 시도해 보고자 한다. 물론, 하는 일이 있어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강남맛집을 검색해보고 만약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강남맛집이라고 소개한 그 블로그에 가서 직접 댓글로 강남맛집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또한, 더불어 내 블로그에 해당 내용을 포스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꾸준한 자정 과정을 거친다면, 결국에는 진정한 맛집만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진정한 강남맛집에서 맛집다운 음식을 즐길 수 있을 날이 다가올 것이다. 다들 알겠지만, 강남맛집이란 곳이 강남맛집이 아닌 곳이 너무나 많다. 정말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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