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네나 유명 식당은 있다. 여기서 유명식당이라고 함은 꼭 매스컴에서 자주 나오는 식당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식당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유명 식당이 아닌 경우가 많다. 유명하지 않기에 매스컴을 이용해서 광고 효과를 노리려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유명 식당은 단골 손님들이 많아서 혹은 맛이 좋다고 유명해서 식사 시간만 되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은 곳을 말한다. 흔히들, 맛집이라고도 한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경우도 있고, 맛이 아주 뛰어난다거나 아니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절대 넘볼 수 없는 양의 음식을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친근한 사장님, 종업원들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의 경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식당 규모가 아주 작다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런 초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서라도 식당 규모를 늘리는 것이 당연할 듯 한데, 이들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맛집이 확장 공사를 하지 않는 이유?
기본적으로 확장 공사를 하는데 비용이 든다. 식당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비용이 생긴 것과 같다. 또, 확장 공사를 하는 동안에는 식당이 쉬어야 한다. 쉬는 동안 종업원과 주방 직원들도 쉬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일반 직장처럼 휴가기간 동안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쉬는 동안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가능성이 크다. 맛집의 한 요소가 만약 친근한 종업원이라면 어느 정도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쉬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들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맛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문이 한동안 닫고 공사만 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실망감에 차서 돌아가게 된다. 또, 이 실망감은 사장이 바뀌었다든지 그래서 맛이 예전만 하지 않다든지 등의 근거 없는 논리로 이어진다. 만약 주변에 다른 경쟁 식당이 있다면 손님은 그 식당의 단골이 될 가능성도 있기에 결과적으로 보면 손님을 빼앗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맛집이 유명한 만큼 공사기간 동안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기에 잠재적인 손님 이탈은 맛집에게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확장 공사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광고 효과다. 사실, 신문에서 혹은 TV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사람들이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 뛰어난 광고 효과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직접 가보니 식사 시간에 손님은 없고 파리만 날리면 의심하게 되는 것만 봐도 사람 수는 그 자체가 큰 광고가 된다. 따라서, 맛집은 확장 공사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그대로가 아주 좋은 광고를 확보한 셈이기에 굳이 이 광고를 확장 공사로 내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싼 돈을 들여도 이런 광고 효과는 얻을 수 없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의 심리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줄을 서서 맛집에서 먹는 것은 그 음식을 정말 먹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줄 서서 먹는 사람을 보고 위에서 말한 광고 효과에 매료되어 그냥 한번 먹어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또 줄을 만들고 그 줄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뒤에 또 줄을 만드는 유에서 또 다른 유를 창조하며 이 유는 식당이 문을 닫기 전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배가 고프다면 빨리 밥을 먹어야 되는데, 굳이 왜 이 줄 뒤에 서서 애써 기다리는 것일까?
이것은 부메랑 효과라는 심리적 저항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어떤 대상이 점점 희귀해져서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은 더 가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장에 가서 라면을 사려고 하는데 특정 라면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 특정 라면에 손이 더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맛집에 줄이 길게 서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의 다른 식당이 아닌 그곳으로 자연스레 향하게 되는 것도 기다리는 수고를 하면서 쉽게 먹을 수 없다는 심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흔히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힘들게 얻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더 크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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