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견

왜 뉴스가 나오면 주가는 모순적으로 움직일까

반응형

주식 거래를 하다 보면 희한한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어제도 나는 주식 거래를 하려고 HTS를 열고 호가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가가 순식간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평소 거래가 별로 없는 주식이라 나는 무슨 일이 터졌나 놀랐고, 뉴스창을 보니 이 회사의 자회사가 건설 수주를 했다는 뉴스가 공시로 방금 떴다.

 

그렇게 한동안 급격히 치솟던 주가는 30분도 되지 않아 다시 제가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역시 주식 거래는 확 줄었고, 다시 지지부진한 거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뉴스 하나에 주가가 10%나 급등하다가 다시 1%대로 돌아와 거의 움직이지 않고 결국 그렇게 그 날 장을 마쳤다. 이런 날을 두고 보통 투자자들은 주가가 춤을 쳤다고 한다.

 

◆뉴스에 춤을 추는 주식, 투자하기 괜찮은가

 

이렇게 뉴스 하나에 주가가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같은 뉴스라도 어느 기업에게는 호재로 어느 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하는 것도 그 뉴스가 호재인지 악재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가끔, 호재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악재로 판명된 경우 상투에서 주식을 살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사실, 뉴스는 주식의 적정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뉴스 하나로 기업의 가치가 크게 바뀌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내가 경험한 것처럼, 호재 뉴스인 경우 시간이 지나면 하루만에도 다시 원가격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루만에 기업의 가치는 크게 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물론, 완벽한 호재인 경우 장기간에 걸쳐서 그 주가가 일정한 지지를 받으며 완만한 상승을 이끌 수는 있다. 하지만, 급격한 상승은 반드시 급격한 하락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뉴스를 보고 이렇게 급등 혹은 급락하는 주식은 조심해야 한다. 기업 가치가 아닌 뉴스로 인한 주가의 변동성은 이득보다 손실을 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왜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요동칠까

 

서두에서 말했듯이, 장중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소식이면 그 주식을 사야 마땅해 보인다. 좋은 소식이면, 당연히 회사의 이익이 좋게 나올 것이고 이럴 경우 당연히 주가는 높게 평가된다. 사람들은 모두 주식을 사서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하는 기본적인 판단에 따르기 때문에 호재가 나오면 더 오를거란 기대로 주식을 사는데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호재가 나오면 기존 투자자에 더해 뉴스를 본 다른 투자자들의 관심도 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호재가 나오기 전 주식을 사려고 기다렸던 사람들, 그 주식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꾸준히 지켜봐 왔던 사람들에다가 이런 주식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뉴스를 보고 달려온 사람들까지 생겨난다. 이러면 해당 주식에 대한 수요는 커져 주가의 상승 강도는 더 커진다.

 

결과적으로, 이런 수요가 높으면 주가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것이 일시적일지라도, 그 주가가 5%이상 오르면 하루 가격제한폭인 상한가 15%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수요에 가담한다. 뉴스가 정말 호재인지 아니면 단발성 이슈인지도 모르고 혹은 해당 주식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그저 상한가에 갈 수 있다는 그런 희망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오버슈팅(Overshooting) 이론이라고 하고, 심리학을 덧붙이면 피그말리온(Pygmalion) 효과라고도 한다. 주식이 더 오를 것 같다는 기대로 과도한 수요를 불러 주가를 높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부 기관, 외국인 등 큰손들은 이것을 종종 악용한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 과도하게 오른 주식을 파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가끔 개인투자자들이 꼭대기에서 주식을 사는 것도 이 때문이고, 뉴스가 나온 후 급등했던 주식이 다시 원가격으로 돌아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 악재가 나왔을 때 바닥도 없는 것처럼 무작정 떨어지는 주식은 왜 그럴까

 

이것은 반대로 해당 뉴스에 대한 비관이 지나쳐서 그렇다. 물론, 뉴스가 해당 회사의 가치를 심하게 훼손시키는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종 투자자들은 비관적인 뉴스가 나오면 더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만약 뉴스에 나온 악재로 인해 하한가로 치닫는다고 하자. 이틀전 강원랜드처럼 다른 카지노에 내국인을 출입시킬 수도 있다는 루머에 장 시작하자마자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가 그 날 3%정도 하락 마감한 것처럼 말이다.

 

이런 뉴스가 나오면 개인투자자들은 그 내용의 정확한 판단 없이 그냥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 치운다. 이럴 때, 정말 그 내용의 진위를 알고 있는 투자자는 그냥 하한가에서 물량을 쓸어 담는다. 어차피, 이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다시 그 주가는 원가격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식을 쓸어담은 이들은 강원랜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루에 10% 넘게 이득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투자자는 또 안타깝지만 큰손들이다. 이들은 호재는 물론 악재 뉴스도 악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악재 뉴스를 악용하는 것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스티그마(Stigma) 효과와 관련이 깊다. 스티그마 효과는 정부의 경제 발표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내년 물가 상승률이 높을 거라고 발표하면, 사람들은 물가 상승이 두려워 지금 당장 물건 구입을 늘리게 되고 이 과도한 수요는 결국 예측된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아지게 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재가 나왔을 때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비관적인 사람은 더욱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팔지 못하면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두려움, 그래서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마음 때문에 당장 팔기에 급급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취하면 그 가격의 하락폭은 더욱 커진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팔기 위해 더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더 큰 손해를 보고 팔게 된다. 호재가 나왔을 때처럼, 악재가 나와도 하루만에 회사의 가치가 급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솔직히 두려워야 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해요.
아래 손가락 View On 한번 눌러 주시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