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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KB금융지주 새 회장이 뽑혔다. 6개월 정도의 오랜 공백 자리를 드디어 매꾼 것이다. 회장 자리가 공백으로 남은 사이 이런 구조적 문제 때문에 KB금융 주가도 그 기간 약세를 면치 못했고, 만년 2위였던 신한금융지주에 시가총액에서도 밀리게 되었다. KB금융은 새 회장을 필두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KB금융은 국민은행이라는 '국민'들의 예금을 책임지는 우리 나라 자산 순위 1위의 은행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회사다. 그런 명성답게, 우리 나라 은행 중 국민들이 가장 많은 예금을 하는, 또 국민들에 대출도 가장 많이 하는 은행이다. (DART 인용)
이런 대단한 은행의 KB 금융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언론에 밝힌 일종의 취임사 소감에서 우리 금융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소식을 들었다. 이미 커져버린 덩치에 또 다른 덩치(우리 금융)를 얹지 않고, 세계 경제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숨은 뜻이 있는 인터뷰다. 이건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내용이고, 투자자는 물론 소비자들이 기뻐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뉴스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어 회장 내정자의 인터뷰 내용 뒷부분을 보고 관치 금융이라는 논란이 다 가시기도 전에 후진국식 은행 경영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문득 들었다.
얼핏 보면, 새 회장의 취임 소감에 위의 내용은 아주 유의적절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 문제점(KB금융의 주가 하락)을 직시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할 야망에 찬 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아마 일각에서 제기된 비금융계 인사라는 비난의 화살을 미리 꺾어버리려는 수단으로 이렇게까지 말한 것도 같다.
그럼 이 인터뷰 부분에서 내가 후진국형 은행 경영이라고까지 언급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수수료 수입을 강화해~", 이 부분이다.
이미, 우리 나라 은행 수익은 각종 수수료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기껏 회장이 된다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수수료 수입에 더욱 집중하겠다니 이것은 다시 말하면 국민들의 쓸데없는 부담만 더욱 늘어난다는 뜻이 된다. 이미 현급 인출, 인터넷 뱅킹, 폰뱅킹, 송금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에 매일매일 부담감을 느끼는 국민들이기에 이 같은 발언은 참 실망스럽단 것이다.
또, 명목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 NIM, 예대마진이라고도 하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우리 나라 은행의 수익성을 대표적으로 알려주는 척도)을 살펴보면, 이미 국민은행은 동종 업계 중 2.7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1분기 기준, 신한은행 1.66, 우리은행 1.91) 따라서, 돈 놀이와 같은 예대마진으로 이미 KB금융은 우리 나라 은행 중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면서, 수수료 정책으로 더 많은 수익을 얻겠다는 어윤대 회장의 발언은 돈 놀이를 더블로 하겠다는 놀부 심보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영국 은행들은 어떨까.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영국의 은행들은 이미 수수료 수입을 포기한지 오래다.
영국과 우리나라의 ATM 수수료 비교. 우리 나라 은행들은 당연시 여기지만 국민들은 가장 불필요하고 아깝게 생각하는 ATM 사용 수수료는 영국 은행들에게서 전혀 볼 수 없다.
또, 영국 시중은행들의 NIM을 보면, 1986년 빅뱅(big bang) 런던 금융센터 개방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91년 2.97이었던 것이 2003년 1.66으로 떨어졌다. 대신, 금융 사업의 다각화와 세계화로 경쟁력을 쌓았고, 강도 높은 조직 변경 및 그룹 재편을 통한 영업비용 감축으로 예대마진 수익이 아닌 다른 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 이후 영국의 금융 시스템도 위기를 겪으면서 NIM이 다시 상승하는 추세라지만, 그렇다고 영국 은행들이 향후 우리 나라 은행들처럼 앉아서 돈 놀이를 하리라는 추측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것이다. 아직 영국 은행들이 국민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는 증가보다는 하락 혹은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어윤대 새 회장 선출이 될 시점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로이즈 은행(Lloyds Bank TSB, Bank of Scotland 그룹 은행, 자산 기준 영국 시중 은행 4위권)의 수수료 인하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6월 22일자 가디언)
예금 잔고 이상의 우발 카드 대출에 대한 수수료 인하를 보도한 것으로, 통상 매달 이 서비스에 대해 15파운드(약 27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5파운드(약 9000원)로 줄였고, 또, 현금 대출 서비스의 경우 대출 금액에 따라 하루 6~20(최대 36000원)파운드까지 지불해야 했지만, 새로운 서비스에서는 0~10파운드(최대 18000원)로 반으로 줄였다는 것을 골자로 한 내용이었다.
이렇듯, 금융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은행들은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더 줄여줄까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 최고의 은행으로 꼽히는 KB금융 새 회장 내정자는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국민들로부터 더 짜낼려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어찌 선진국형 은행 경영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이것은 비단 국민은행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은행이 부실화되면 국민 세금으로 살려주는 것을 우습게 아는지, 우리 나라 은행 모두 하나같이 은행이 살만할 때도 국민 돈을 어떻게 갈취할까만 생각한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했는가. 우리 나라 국민들로부터 얻는 수수료가 은행 수입의 대부분이라면, 세계 금융 시장에 우리 나라 은행이 설 자리는 영원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이라는 '국민'들의 예금을 책임지는 우리 나라 자산 순위 1위의 은행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회사다. 그런 명성답게, 우리 나라 은행 중 국민들이 가장 많은 예금을 하는, 또 국민들에 대출도 가장 많이 하는 은행이다. (DART 인용)
이런 대단한 은행의 KB 금융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언론에 밝힌 일종의 취임사 소감에서 우리 금융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소식을 들었다. 이미 커져버린 덩치에 또 다른 덩치(우리 금융)를 얹지 않고, 세계 경제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숨은 뜻이 있는 인터뷰다. 이건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내용이고, 투자자는 물론 소비자들이 기뻐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뉴스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어 회장 내정자의 인터뷰 내용 뒷부분을 보고 관치 금융이라는 논란이 다 가시기도 전에 후진국식 은행 경영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문득 들었다.
<기사(출처)에 나온 어윤대 새 회장 내정자의 인터뷰 내용 중...>
"...주가 가치를 개선시킬 수 없다면 내가 회장직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KB금융이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본점 직원을 영업점으로 보내고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수수료 수입을 강화해 지금보다 기업 가치를 적어도 30% 이상 높이겠다..."
"...주가 가치를 개선시킬 수 없다면 내가 회장직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KB금융이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본점 직원을 영업점으로 보내고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수수료 수입을 강화해 지금보다 기업 가치를 적어도 30% 이상 높이겠다..."
얼핏 보면, 새 회장의 취임 소감에 위의 내용은 아주 유의적절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 문제점(KB금융의 주가 하락)을 직시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할 야망에 찬 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아마 일각에서 제기된 비금융계 인사라는 비난의 화살을 미리 꺾어버리려는 수단으로 이렇게까지 말한 것도 같다.
그럼 이 인터뷰 부분에서 내가 후진국형 은행 경영이라고까지 언급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수수료 수입을 강화해~", 이 부분이다.
이미, 우리 나라 은행 수익은 각종 수수료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기껏 회장이 된다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수수료 수입에 더욱 집중하겠다니 이것은 다시 말하면 국민들의 쓸데없는 부담만 더욱 늘어난다는 뜻이 된다. 이미 현급 인출, 인터넷 뱅킹, 폰뱅킹, 송금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에 매일매일 부담감을 느끼는 국민들이기에 이 같은 발언은 참 실망스럽단 것이다.
또, 명목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 NIM, 예대마진이라고도 하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우리 나라 은행의 수익성을 대표적으로 알려주는 척도)을 살펴보면, 이미 국민은행은 동종 업계 중 2.7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1분기 기준, 신한은행 1.66, 우리은행 1.91) 따라서, 돈 놀이와 같은 예대마진으로 이미 KB금융은 우리 나라 은행 중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면서, 수수료 정책으로 더 많은 수익을 얻겠다는 어윤대 회장의 발언은 돈 놀이를 더블로 하겠다는 놀부 심보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영국 은행들은 어떨까.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영국의 은행들은 이미 수수료 수입을 포기한지 오래다.
한국의 은행들 | 영국의 은행들 | |
은행 마감 전 타행간 현금 인출 수수료 | 유 | 무 |
은행 마감 후 수수료 인상(같은 은행) | 유 | 무 |
은행 마감 후 타행간 인출 수수료 인상 | 유 | 무 |
현금인출 기계 수수료 | 유 | 무 |
또, 영국 시중은행들의 NIM을 보면, 1986년 빅뱅(big bang) 런던 금융센터 개방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91년 2.97이었던 것이 2003년 1.66으로 떨어졌다. 대신, 금융 사업의 다각화와 세계화로 경쟁력을 쌓았고, 강도 높은 조직 변경 및 그룹 재편을 통한 영업비용 감축으로 예대마진 수익이 아닌 다른 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 이후 영국의 금융 시스템도 위기를 겪으면서 NIM이 다시 상승하는 추세라지만, 그렇다고 영국 은행들이 향후 우리 나라 은행들처럼 앉아서 돈 놀이를 하리라는 추측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것이다. 아직 영국 은행들이 국민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는 증가보다는 하락 혹은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어윤대 새 회장 선출이 될 시점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로이즈 은행(Lloyds Bank TSB, Bank of Scotland 그룹 은행, 자산 기준 영국 시중 은행 4위권)의 수수료 인하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6월 22일자 가디언)
예금 잔고 이상의 우발 카드 대출에 대한 수수료 인하를 보도한 것으로, 통상 매달 이 서비스에 대해 15파운드(약 27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5파운드(약 9000원)로 줄였고, 또, 현금 대출 서비스의 경우 대출 금액에 따라 하루 6~20(최대 36000원)파운드까지 지불해야 했지만, 새로운 서비스에서는 0~10파운드(최대 18000원)로 반으로 줄였다는 것을 골자로 한 내용이었다.
이렇듯, 금융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은행들은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더 줄여줄까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 최고의 은행으로 꼽히는 KB금융 새 회장 내정자는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국민들로부터 더 짜낼려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어찌 선진국형 은행 경영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이것은 비단 국민은행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은행이 부실화되면 국민 세금으로 살려주는 것을 우습게 아는지, 우리 나라 은행 모두 하나같이 은행이 살만할 때도 국민 돈을 어떻게 갈취할까만 생각한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했는가. 우리 나라 국민들로부터 얻는 수수료가 은행 수입의 대부분이라면, 세계 금융 시장에 우리 나라 은행이 설 자리는 영원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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