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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암 보험 하나 드는데 마음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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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험 없이 살 수 없다. 물론, 살 수는 있다. 하지만, 보험을 하나도 안 든 사람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다. 가끔 무보험 차량을 운전해 사고를 냈다는 뉴스는 종종 듣기는 하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보험 하나씩은 다 들었을 것이다나도 내 미래를 위해 암 보험 하나 가입하려고 했는데, 왠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보험을 들려고 하니 씁쓸한 이유

 

먼저, 보험은 사람들의 불행으로 만든 상품이다. 자기 집에 불이 나거나 교통사고가 난 경우처럼, 그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 때에만 우리들에게 보험금을 준다. 이런 것들을 보험 약관에 적어 놓고 계약서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매달 돈을 받으면서 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면서 돈을 지출하는 이유가 서비스와 상품을 구매하면서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더욱 윤택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인데, 보험은 우리가 나쁜 일을 당한다는 가정하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가 더욱 생각나는 것처럼,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불행한 일들이 보험에 가입하면서 생각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암 보험에 가입하면서 자신이 암에 걸렸으면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암 보험에 가입하면서 자신이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물론, 보험 회사 광고대로라면, 암에 걸렸을 경우 막대한 치료비를 보장하기 위해 암 보험이 필수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TV, 라디오, 홈쇼핑, 신문 등 거의 모든 매체에서도 그렇게 광고를 하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 보험 광고의 홍수 속에 암 보험을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암에 걸리기 싫고 막대한 치료비를 지출하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담배도 끊고, 밥도 잘게 오랫동안 씹어 먹으며, 술도 마시지 않는 편이 더 현명해 보인다. 암 발병률을 낮추면 암 보험을 들 필요도 없고, 또한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매달 내는 보험료의 불편한 진실

 

보험료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확정된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비용이다. 반면, 보험금은 소비자에게 지불될 수도 혹은 지불되지 않을 수도 있다. ,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불확정적이라는 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확률이란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암에 걸릴 확률이 크다면 그만큼 보험금을 탈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말이다. (물론, 보험회사는 이런 사람에게 보험료를 비싸게 받을 것이다) 따라서, 보험료와 보험금의 관계는 이미 비대칭성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확정된 금액을 100%의 확률로 매달 받는 보험회사가 당연히 받을지도 모르는 보험금을 기다리는 소비자보다 경쟁적 우위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보험금을 주기적으로 받는 보험회사는 확률에 따라 지불할 수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는 선수금을 자신의 금고에 쌓아두게 된다. 그리고, 고객들이 모두 건강하게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하고 기원한다. 당연히, 그들은 진심으로 고객들이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암에 걸리면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기 위해 즉, 그들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우리들의 건강을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도 암에 걸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물론, 그러면서 보험료는 매달 보험회사로 흘러 들어가고, 그들의 금고는 점점 가득찬다.

 

매달 보험료가 그들의 금고를 채울 동안, 그들은 어떻게 그 돈을 굴릴까 고민한다. 보험 고객을 유치해온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떼어 주고, 나머지 돈을 가지고 이리저리 굴리며 큰 돈을 만드는데 쓰이는 것이다. , 그들은 주식, 채권 등 수많은 금융 상품에 '기관 투자자'라는 이름으로 투자한다. 결국, 보험은 사람의 불행을 상품으로 만들어 돈을 끌어 모아 그 돈으로 투자를 해서 보험회사의 수익을 내기 위해 쓰이는 셈이다. 우리는 마치 매달 보험료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투자 자금을 대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험금을 타는 것이 로또처럼 어렵다?

 

보험금을 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로또는 거액의 당첨금이라는 행복한 상황이지만, 보험금을 타는 것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불행한 상황을 겪었을 때에나 가능하다. , 암 보험에 가입해서 보험금을 타려면 암에 걸려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건강에 아주 유의해서 생활해왔다면, 그만큼 생전에 암 보험금을 타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만큼 경우에 따라 로또만큼 확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서는 좋은 의미다)

 

게다가, 보험 회사가 스스로 보험금을 타기 어렵도록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실, 우리가 내는 보험료는 그들 입장에서는 수익이고, 반면에 우리가 나중에 타는 보험금이라는 목돈은 그들 입장에서 비용이다. 당연히, 이들은 이 비용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종종 거액의 보험금을 어떻게든 주려고 하지 않고, 약관이 변경되었다든지 아니면 과거 병력이 있는데 우리에게 고지를 해주지 않았다든지 등 있는 핑계 없는 핑계 모두 대면서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하거나 늦추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보험금 하나 타려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로또 당첨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어제는 암 보험을 하나 들려고 하는데 결국 씁쓸한 마음에 다시 전화기를 놓았다. 차라리 매일 운동하고, 담배도 끊고, 밥도 여유를 가져 오래 씹고, 술은 끊기 어려우니 일주일에 맥주 한 병 정도만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매달 지불할 뻔했던 보험료로 차라리 여행이나 등산 등 취미 생활에 보태면서 불행한 생각을 부추기는 보험보다는 날마다 최대한 즐겁게 살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어차피 인생은 영원히 사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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