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은 장례를 위해 임대를 하는 곳
장례식장의 수익구조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죽음을 애도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 공간을 임대를 해주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영정 사진을 걸어두고, 따뜻하고 아늑해 보이는 불빛 아래 절을 하는 그런 곳 말이다. 그리고, 이 공간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친구, 친척, 직장 동료 혹은 친구의 친구와 친구의 아들까지 모두 죽은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이 공간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장례를 위해 임대를 하는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공간의 크기에 비례해서 돈을 더 많이 받고 싶어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내가 갔던 곳은 서울 강남에 있는 삼성의료원 안에 있는 장례식장이었는데, 가장 큰 장례 공간은 거의 200만원 가까이 한다고 한다. 강남 중심가의 40평짜리 빌라 월세가 200만원 정도인데, 아무래도 ‘죽음 프리미엄’이 임대료치고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한다.
◆기타 물품 대여도 돈을 받는 곳
늦은 밤이 되도 고인 옆을 떠나지 않고 장례식장 안에 마련해 놓은 곳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가뜩이나 마음이 불편한데, 그냥은 편하게 잘 수가 없을 것이다. 즉, 이불이나 침낭 같은 물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료원은 이런 것들도 대여를 하며 돈을 받았다. 편의상 제공해도 될 만큼 사소한 물건인데, 이런 것까지 돈을 받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받는 것은 그들 마음이지만, 이건 마치 롯데월드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 생수를 비싸게 파는 것과 같다. 롯데월드 안에서 목이 마르다면 다시 바깥으로 나올 수 없어 그냥 거기서 비싼 돈을 주고 사 마셔야 하는 것처럼 사면서도 기분이 언짢은 것이다.
삼성의료원에 있는 장례식장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다른 모든 장례식장도 이런 것을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은 그냥 서비스가 아니라 ‘무료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장례식장 임대료 자체도 비싼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다 돈 받고 그러면, 정말 영혼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장례식장의 꼼수로밖에 되지 않는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미안한 곳
장례식장에 가면 음식을 준다. 내가 갔을 때는 고기와 육개장이 나왔는데, 메뉴가 다 다른지 아니면 여기만 이런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음식만 먹으면 목이 메이니 음료수나 술도 한잔 해야 했다. 하지만, 이 음식과 음료수는 공짜가 아니다. 당연히,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조의금을 내니까 방문객들은 조의금만큼 먹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애초에 조의금은 상을 당한 가족분들을 위한 것인데, 내가 음식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그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음식을 많이 먹기도, 맥주 한잔을 더 하기도 미안한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얼핏 듣기론 여기 음식과 음료는 놀이동산이나 극장에서 파는 생수와 팝콘만큼 그 가격이 부풀려져 있다고 한다. 조의금 냈으니까 뷔페처럼 마구마구 먹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눈치 없는 사람인 셈이다.
◆병원 옆에 있는 장례식장은 우연의 일치인가
정말 꼼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의료원이라는 큰 병원이 장례식장에 붙어 있다.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수많은 잠재 고객들이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건강히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나도 모두가 그러길 바란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나 삼성의료원 같이 큰 병원 같은 경우는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 심각한 질병이 지닌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어떻게 보면, 삼성의료원 옆의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악어 옆에 붙어 다니는 악어새인 셈이다.
◆장례식장을 나오는 마지막까지 정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친구를 위해 몇 시간 더 있다가 장례식장을 나오는데,
주차요금도 1000원 받아간다. 주차요금은 낮에
차가 많아 주차공간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차량을 빨리빨리 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서는
새벽에 그 협소한 공간 안에 사람까지 하나 둬서 돈을 받는 것이다. 그 새벽에 차도 없이 한가한데 출구에서 주차요금까지 끝까지 받는걸 보니 정말 장례식장은 영혼을 팔아서까지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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