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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안철수 대통령 출마가 괜히 걱정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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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철수교수의 대통령 출마 가능성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안철수 교수는 가타부타 별로 말이 없지만, 이렇게 말이 없으니 언론에서 더 루머를 퍼트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도 어떤 일이 있을까 항상 주시하고 있다. 기존 한나라당, 민주당에 맞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말그대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까 기대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만큼 안철수 교수의 대선 출마가 약간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정치적인 능력이나 검증이 되어 있지 않은 탓이다. 한번 여기서 왜 안철수 교수의 대선 출마가 걱정되는지 풀어봤다.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안철수 교수의 대선 출마의 위험성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없이 습관적으로 행동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렇게 습관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인간이 때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가령, 라면을 야식으로 먹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라면이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또 밤에 먹으면 더더욱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상 단지 먹고 싶어서 종종 밤에 라면을 끓여 먹는 선택을 한다. 게다가, 가뜩이나 짠 라면에다 김치를 먹으면 두 배의 나트륨을 섭취하기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지만 라면 먹을 때 김치가 없으면 왠지 허전하기까지 한다. 결국, 라면에 김치 그리고 국물까지 다 마신다. 다음 날 아침 얼굴이 퉁퉁 부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도 말이다. 이렇게 종종 습관 때문에 자기 건강을 해치는 이런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라면 업체는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이것이 안철수 교수 대선 출마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위에서 말했듯이, 안철수교수는 정치 경험이 없다.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대학교수로서만 지내봤을 뿐이다. 당연히,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대통령이 하는 일과 다르다.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 없이 이명박 대통령이 CEO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만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안철수 교수가 꼭 이명박 대통령처럼 정치를 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벤처기업을 운영한 것과 정치는 명백히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대통령이 하는 일과 다르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 혹은 대학 내의 한 조직체를 운영하는 일은 온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국가를 위하는 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결국, 지금 안철수 교수는 벤처 기업 혹은 대학 교수의 임무와 생활방식 혹은 역할에만 익숙하고 잘 할 뿐이며, 습관적으로 그것이 몸에 배어 있을 것이다. 더욱이, 아직 대통령이 되기전의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국회의원 혹은 행정 공무원으로 일해본 적이 없기에 정치란 것에 실전이 아닌 이론만으로 알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 정치란 것을 책을 통해 혹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통해 알고만 있을 뿐이지 실제로 해보지도 않았으며, 습관적으로도 정치와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면서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예전 CEO 때 했던 결정 방식 혹은 대학에서 내렸던 결정 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따를 위험이 있다. 정치적으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 이론과 실제가 다를 때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한 예를 통해 살펴보자.

 

격투기 챔피언 선수가 있다고 하자. 오랫동안 격투기 세계에서 이 선수를 당해낼 자가 없어 세계 챔피언까지 올랐다. 그런데, 이 선수가 여자친구와 밤길을 가다 불량배 두명을 만났다고 하자. 어떻게 되었을까. 격투기 챔피언인만큼 불량배 두 명쯤은 한주먹으로 해결했을까.

 

이런 상황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격투기 챔피언이 불량배쯤은 한 손으로도 이길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실제로, 불량배는 영화처럼 주인공의 한 주먹에 혹은 현란한 발차기에 당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격투기 챔피언인 선수는 싸움이 몸에 익숙하지만, 그 싸움은 규칙과 룰이 있는 싸움이었다. 한마디로 정석적인 싸움이었던 것이다. 반면, 불량배들은 칼 혹은 그와 비슷한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싸우며 온갖 비열한 방법을 사용해 공격한다. 이들에게 있어 싸움은 규칙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다시 한번 묻겠다. 규칙과 룰을 지키지 않고 그들이 생각한 목표를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불량배와 싸움에 규칙과 룰을 있어 습관적으로 그것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격투기 선수 중 누가 이길까.

 

내가 보기에 당연히 불량배가 격투기 선수를 제압한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불량배의 마지막 꼼수가 남아있다. 격투기 선수의 여자친구를 인질로 잡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리 잘 싸우는 격투기 선수라도, 여자친구를 봐서라도 지는 쪽을 선택한다. 결국, 격투기 선수는 애초부터 이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내가 보기에 안철수 교수는 지금 규칙과 룰을 다 지키려는 격투기 선수와 같다. 정석대로, 그가 옳다는 것을 지키며 실행했고, 지금껏 벤처기업에서 그리고 대학 교수로서 그런 방식으로 실적과 명성을 쌓았다. 안철수 교수는 이렇게 습관적으로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행보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 국회의원들은 다르다. 이들은 위에서 언급한 불량배와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유력한 경쟁자의 흠집을 잡아낼까 고민하기에 바쁘고, 불량배가 여자친구를 인질로 잡는 것처럼 사돈에 팔촌까지 온갖 비리를 캐고 다니기에 바쁘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정치판에서 안철수 교수가 국회의원들을 당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안철수 교수가 우리 나라 정치판에 혜성처럼 날아들어 이런 세금만 낭비하는 국회의원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면 나도 좋다. 말그대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해피엔딩인 셈이다. 하지만, 이 현실 세계에는 영화처럼 불량배가 주인공에게 한방에 나가 떨어지는 그런 해피엔딩은 드물다. 이것이 내가 괜히 안철수 교수의 대통령 출마를 걱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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