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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아파트를 더이상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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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파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배추 농사 이야기를 해보자. 두 가지가 전혀 관련 없어 보이지만, 우리 나라 경제 상황을 보면 아주 그런 것도 아니다.

 

작년 9월 배추 값이 폭등한 적이 있었다. 태풍 피해로 배추 농사가 흉작이 되었고, 배추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일부 유통업자들이 배추를 사재기 하는 바람에 배추 가격은 10배 가까이 치솟았던 것이다. 이렇게 배추값이 치솟자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비싼 배추를 사서 김치를 만들어 먹어야 하나 걱정부터 들었고, 식당에서 사이 좋게 여러 반찬들과 함께 나왔던 김치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국민음식, 김치가 밥상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자,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바로, 중국 배추의 수입이었다. 당연히, 배추의 공급이 풀리자 배추값은 원래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농업 종사자들에게서 나왔다.

 

배추값이 치솟는 걸 봐왔던 농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추를 심었다. 심지어, 감자, 고추, , 옥수수 등 다른 것을 주로 심어왔던 농민들까지 배추를 심었다. 배추값이 그렇게 올랐으니 배추를 재배해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일종의 모험을 감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중국산 배추를 필요이상으로 많이 들여왔고, 그 공급이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농민들의 새로운 배추 물량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당연히, 배추값은 평소 가격보다 더 떨어지게 되었고, 일부 농민들은 배추를 헐값에 넘기는 방법뿐이 없었다. 이런 것을 경제학에서 구성의 오류라고 하는데, 개개인의 농민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 배추를 다같이 심었는데, 오히려 농민들이 이익을 얻는 대신 손실을 보는 상황을 말한다. , 부분으로 봤을 때는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같은 생각을 한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태인 것이다.

 

◆아파트를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같은 이치

 

우리 나라의 지난 20년 동안의 아파트 공급 속도는 아주 빨랐다. 신도시, 뉴타운이란 이름으로 그만큼 정부에서 아파트 공급을 빨리 그리고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인구는 많고 땅덩어리는 좁으니 위로 높이 지어 사람들을 아파트에 살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주차 공간이 없어 주차타워에 자동차를 차곡차곡 쌓아 두는 것처럼 사람도 차곡차곡 쌓아 놓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아파트가 과공급된 상태다. 미분양 아파트도 생기고 있고, 판교, 광교 등 경기도권에 향후 몇 년간 완공될 아파트도 아주 많다. , 아파트를 그만 지을 때가 된 것이다.

 

사실, 이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아파트에 사는 것이 더이상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요즘에는 아파트를 떠나 전원 주택으로 가는 것이 인기다. 공기 좋은 곳에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아도 되고, 조용하게 여가 생활을 하며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을 선호하는 것이다. 즉, 아파트에서는 결코 얻지 못할 다양하고 유익한 경험이 전원주택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급적인 측면 그리고 수요적인 측면 모두를 고려해봐도 더 이상 아파트를 지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금껏 아파트 공급을 늘려 많은 사람들에게 아파트에 살도록 권장했는데,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마는 그런 구성의 오류에 빠지는 격이다. 이것은 위에서 말했던 배추의 가격이 폭락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이미 우리 나라 아파트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리 나라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바로 부동산 급락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파트 값이 한창 올랐던 예전 추억에 젖어 아파트를 마구잡이로 건설하고 있는 정부와 건설업체들은 스스로 멈춰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한다. 이제 아파트 값 하락, 전원주택의 인기 그리고 실업률 증가 등으로 인한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 감소의 문제로 더 이상의 아파트 건설은 자연을 그대로 나둔 것만 못한 돈 낭비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성의 오류에 빠져 아파트를 짓는 것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조금 더 다양한 주거시설을 공급할 수 있는 그런 정부와 건설업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괜히 배추값이 올랐다고, 감자, 고추, 콩, 옥수수 등을 내팽개치는 오류를 계속 범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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