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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시선

사람들이 커피의 쓴맛을 좋아하는 경제학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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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한다. 길거리에 생긴 수십개의 커피점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장사가 안되면 커피점이 들어설 이유가 없을텐데, 그만큼 커피가 많이 팔린다는 방증이다. 물론, 나도 커피를 매일 마신다. 군에 입대했을 때, 커피가 없어서 논산훈련소에서 1주일 동안 머리가 아파서 고생한 적도 기억난다.

 

처음으로 커피점이 대중화되었을 때에는 커피점들은 너도나도 메뉴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이 듣도 보지 못한 그런 메뉴를 개발하여 소비자들에게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들도 처음에는 커피 종류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또 일부는 그런 새로운 맛을 위해 커피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되었다. 커피에 뭐가 많이 첨가될수록 열량은 높아지고,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다이어트에 실패할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 이제는 처음 커피점이 생길 때와는 달리 그 소비자층이 안정이 되었다. 그 의미는 소비자들은 자기가 어떤 것을 마실지 미리 결정하고 커피점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계산대 앞에서 이것저것 고르려고 우왕좌왕하지 모습은 이제 많이 볼 수 없다.

 

그리고, 요즘은 아무것도 넣지 않아 커피의 맛을 최대한 살린 아메리카노가 많이 팔리는 추세로 돌아왔다. 커피가 다양화될수록 커피의 원조격인 단맛보다 쓴맛의 아메리카노를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말이다. (출처)


◆왜 사람들은 아메리카노를 찾게 될까

 

어떻게 보면, 쓴맛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역설적인 행동이다. 사람은 누구나 단맛을 느끼려 하지 쓴맛을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은 쓴맛보다 단맛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다. 마트에 쌓여 있는 아이스크림, 과자들 모두 우리 혀에 있는 단맛을 느끼는 세포를 위한 것들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쓴맛의 커피를 마시는 역설적인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 기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여기에 행동경제학적 이유도 있다.

 

먼저, 커피에 대한 정보가 많아져 소비자가 똑똑해지면서 다른 종류의 커피를 선택하는데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쳤다. 보통,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정보가 많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매출에 도움이 된다. 가령, 조작이 어려운 전자 제품들은 언론에서 많이 언급될수록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또 소비자들은 구입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커피에 첨가한 우유, 생크림, 카라멜 시럽, 쵸코칩 등이 다이어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건강을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선택하게 되었다.

 

동시에, 가격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아메리카노는 가격이 가장 저렴한데, 비싼 돈 주고 다이어트에 악영향을 주는 첨가물이 많이 든 다른 커피를 사 마실 필요가 없어졌다. 차라리, 쓴맛의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10킬로 덜 뛰어도 된다는 생각까지 할 수 있다. 잠시 동안의 단맛보다 헬스장에서 덜 뛰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자기 만족감을 형성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다이어트 성공에 대한 자기 확신을 하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하길 좋아한다. 아메리카노가 정말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해도 미신처럼 그것을 믿으면서 자기만족을 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친구들과 같이 커피점에 갔을 때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도 있다. 만약 아메리카노가 아닌 다른 커피를 시킬 경우, 친구 중에 너 살 좀 찌겠는데?’라고 하는 친구가 있다면 당연히 속으로 상처를 받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런 말을 들으면 더욱 기분이 나쁠 것이다. 미리 아메리카노를 선택함으로써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종종 대중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제 친구 4명이서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일수록 한 사람의 선택에 추종하는 현상을 보았다. 마치 어떤 연예인이 광고에 출연해 특정 라면이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보면, 그 연예인따라 사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과 같다. 어제는 처음 아메리카노를 시킨 사람따라 모두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물론, 그걸 마시고 싶은 사람 혹은 아닌 사람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홀로 튀지 않겠다는 의식은 아직 우리 사회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보통, 커피는 점심 직후 마신다. 직장인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밥과 필요하다면 커피 한잔까지 마셔야 한다. 하지만, 점심 직후라면 대부분 배가 부른 상태다. 거기다, 열량도 많고 마시면 배가 부른 라떼 종류의 커피를 마시기에는 위가 잘 받쳐주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배가 불러 커피를 다 마실 수 없다면, 차라리 가격이 제일 싼 아메리카노를 마시다 남기는 것이 더 이익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커피의 쓴맛을 선택한다는 역설은 행동경제학으로도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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