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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견

사람들이 운세를 보는 이유와 그것을 믿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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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보면 점집을 흔히 볼 수 있다. 들어가면 무릎팍도사처럼 옷을 입고 무슨 고민이 있어서 찾아왔소?’라고 물어볼 것 같은 그런 곳 말이다. 요즘 들어서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중심가에도 많다. 젊은 여성 혹은 그 수는 적지만 남자들도 가끔 불량식품 파는 곳처럼 조금만 가게 앞에 쭈구려 앉아 기다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게다가, 우리 나라 신문에도 생년월일로 운세 정보가 매일 나오고, 손금, 관상 보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인 타로카드란 것으로 운세를 점치기도 하고, 꿈이 좋아 복권을 사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뿐만이 아니다. 외국은 별자리를 보면서 운세를 점친다. 우리 나라가 외국보다 더 믿는 경향이 강하다고 해도 외국도 운세 자체를 보긴 보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운세를 보게 될까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은 인간의 심리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이 좋든 나쁘든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 흔한 예로, 지금 억만장자라면 미래에 돈을 더 벌 수 있는지 혹은 돈을 잃지는 않을지 걱정해서 운세를 보고, 만약 무일푼이라면 미래에는 상황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인간은 불확실한 상황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보험이란 상품인데, 운세는 보험보다 더욱 원초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정의하자면, 운세를 점치는 사람들은 복채라는 대가를 바라는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나 운을 점칠 수 없으니 사람에 따라 어떻게 보면 전문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자신의 미래를 물어 보는 것은 마치 변호사에게 자신을 변호해달라고 수임을 건네는 것과 같다. 변호사의 목표는 의뢰인의 형량을 최소화하거나 무죄를 선고받게 하는 것이다. 점쟁이의 목표도 미래를 말해줌으로써 의뢰인의 궁금증 혹은 의문을 최소화하고, 추가 복채를 대가로 액땜을 하게 하여 애초에 나쁜 일이 생기게 하지 않게 한다.

 

물론, 그 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운세를 보러 다니고, 그 복채의 값도 천만원씩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 길거리의 수많은 운세를 보는 집은 전혀 없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운세를 정말로 믿거나 아니면 재미로 점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하지만, 재미로 몇 만원에서 천만원까지 지불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세를 정말로 믿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운세를 믿게 되었을까

 

먼저, 운을 보는 사람들의 전문성이다. 여기서 전문성이라고 말하는 것도 약간 웃기지만, 점을 보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점을 볼 때,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애매함으로 승부한다. 의뢰인의 겉모습을 보고, 20대라면 취업 때문에 걱정이 있다고 판단하고, 30대라면 결혼문제, 40대라면 자식 문제, 50대라면 노후 문제 등으로 시스템화 하여 판단하고, 애매하게 예측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사람들을 범주화 하는데 전문가적 기질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애매한 예측에 속아 가끔 정말 신기가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이 예측에 넘어가 자신의 속사정을 다 말하고 보면, 점쟁이는 마치 미리 알았던 것처럼 해결책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미 한번 맞췄으니 의뢰인도 의심을 접고 점쟁이의 말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신문에서 나타난 오늘의 운세 같은 것도 마찬가지로 애매하게 글을 써 놓는 경우다.

 

점쟁이의 전문성은 말주변에서도 드러난다. 우선, 이들은 좋은 말로 꾸민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아첨 효과라는 것으로, 좋은 말을 듣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어서 자기가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동물원에서 원숭이가 많은 관람객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 것도 바나나를 먹기 위해서지 정말 관람객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 아니지만, 관람객은 그들의 입장에서 원숭이가 자신들을 환영한다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의뢰인도 마찬가지다.

 

이런 아첨효과가 통하면, 슬슬 본색을 드러내 나쁜 운세를 한가지 말해준다. 의뢰인들도 좋은 말만 너무 들으면 믿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점쟁이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좋은 말 뒤에 항상 나쁜 운세를 하나 말해주고, 거기다 그 동안 숨겨놓은 상품을 팔기 시작한다. 부적이라든지 그런 것 말이다. 물론, 어느 것 하나라도 공짜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고 나쁜 일이 있을 수도 있는 당연한 일인데도, 점쟁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면 왠지 그럴듯해 보인다


또, 우연히 미래의 일을 정확히 예측한다고 해도, 그것은 말그대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점쟁이의 예언이 아닌 것이다. 예전 월드컵에 우승팀을 맞추는 문어가 있었다. 문어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우연에 불과하다. 따라서, 나는 종종 점쟁이는 사람의 탈을 쓴 문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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