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가면 종종 겪는 일이 있다. 내가 직접 겪지 않아도 친구들의 경험담을 통해서도 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백화점 직원들의 불손한 태도다. 손님을 왕으로 모셔도 시원찮은 백화점에서 고객을 무시하고 쌀쌀 맞게 대하고 대놓고 깔보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은 손님을 옷차림 등 외양으로 판단해 그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나도 몇 번 추리링에 운동화를 신고 백화점에 돌아다니다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가장 큰 착각
한번은 추리링을 입고 백화점의 양복점을 보러 갔다. 내 눈길을 끈 것은 가격이 100만원이 넘어가는 그런 정장이었다. 나는 마음에 들어 그 정장을 재질을 만져보고 들쳐보고 어디 이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살펴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고민하고 있는 내게 젊은 여성 종업원이 다가와 여기는 프리미엄 고가 양복이니 저쪽 편에 세일하고 있는 곳에 더 다양한 것이 있으니 거기로 가보라는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무심결에 ‘다른 것도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라는 마음에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러던 찰나에 생각해보니 왠지 이것은 약간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종업원의 표정도 생각해보니 그렇게 썩 좋아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세일 품목을 보면서도 왠지 마음이 언짢아졌고, 얼마 있다 그냥 나와버렸다.
하지만, 추리링을 입고 양복을 산다고 해서 전혀 무시당할 이유는 없다. 양복이 없기 때문에 추리링을 입고 백화점에 온 것이고, 그래서 지금 추리링을 입고 양복을 사러 온 상황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즉, 추리링을 입고 양복을 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백화점 직원들은 종종 착각을 한다. 외양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그런 착각 말이다. 옷차림은 돈이 많고 적음을 나타내지 않는다. 물론,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겠지만, 비싼 양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라도 빚이 수천만원씩 있는 사람도 있고, 추리링을 입어도 은행에는 수십억원이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즉,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화점 직원들은 절대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입어 보라는 말 혹은 마음에 드냐는 말 없이 추리링을 입은 나를 비싼 양복 코너가 아닌 세일 코너로 보낸 것이다.
백화점 명품관에서 있었던 일
예전 여자친구와 백화점 명품관에 들렀을 때의 얘기다. 우리는 가방을 살까 말까 고민하면서 애매한 상태였다. 꼭 사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사지 않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즉,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비싼 가방인 만큼 좀처럼 쉽게 선택을 하지 못했고, 우왕좌왕했다. 가격과 디자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가방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젊은 여성 직원이 우리에게 다가와 사지 않을 것이라면 나가 달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여전히 살지 안 살지 팽팽히 맞서고 있었는데, 어이없게 그 힘의 균형이 이 여성 종업원에 의해 깨졌다. 즉, 종업원이 우리 대신 구매 결정을 한 셈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결국 사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명품 매장에 나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 모두 그 종업원의 응대가 약간 심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여자친구는 다시 들어가서 따지려 했지만 내가 말렸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들은 그 여성 종업원에 대한 험담을 마구잡이로 늘어놨다.
어떻게 보면, 그 여성 직원은 크나큰 착각을 했다. 명품 가방을 팔고 있으니 자신도 명품이라는 그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콧대를 높이면서 손님들을 응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달 일해도 명품 가방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달 월급 200만원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기들이 명품 가게 종업원 중 한 명이면서 마치 명품 가게 주인인 것처럼 혹은 단순히 명품 가방을 조금 더 잘 아는 수준이면서 마치 자신들이 명품 가방을 모두 소유한 것처럼 행동한다.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내보이길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는 명품 가게 직원보다 우월감을 느낄 만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
백화점 젊은 여성들의 쇼핑 중독 가능성과 노예근성
백화점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이 항상 보는 것은 백화점의 신제품에 비싼 물건들뿐이다. 화려한 조명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제품을 항상 바라보고, 또 그 비싼 제품의 가격도 항상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일을 하면 할수록 신제품과 비싼 물건에 익숙해지며, 젊은 여성일수록 이런 제품으로 꾸며 같은 나이대 친구들에게 과시를 하려는 욕구로 발전되기 싶다. 그런데, 문제는 보통 이들의 월급은 고작 200만원 혹은 그보다 적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기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200만원뿐인데, 이 중 100만원은 월세와 생활비로 지출하고 나면, 나머지 100만원으로 자기 만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그래서, 백화점의 젊은 여성들은 종종 빚을 지기도 한다.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소비 환상에 빠져 신상 가방을 메고, 신상 옷을 입으며, 신상 화장품을 바르기 위해서는 버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쇼핑 중독이 아주 심해지는 경우라면, 이들은 저녁에 유흥업소 등지에서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들은 화려한 모습과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위에서 말했듯이 사람들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에도 아주 익숙해져 있다. 가령, 허름한 옷을 입은 손님들에게 일부러 사이즈 맞는 옷이 없다거나 나의 경우처럼 추리링을 입고 가는 날에는 일부러 싸게 파는 곳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싼 옷을 입고 백화점에 방문했을 때는 푸대접하는 것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같은 사람인데도 양복입고 오면 종업원들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다. 나도 한번 그런 경험이 있다. 양복 입고 같은 백화점에 갔는데, 나를 더 이상 세일 품목으로 돌려 보내지 않았다!
즉, 그들은 깨닫지 못하겠지만, 백화점 직원들은 있는 자 혹은 있어 보이는 자에게는 그토록 친절하게 대하는 반면, 없는 자 혹은 없어 보이는 자에게는 그토록 매정하게 대한다. 이것은 또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서비스 정신’이라고 듣기 좋게 포장하겠지만, 결국 있는 자에게만 굴복하는 ‘노예 근성’이라고.
* 이 글을 쓴 후, 저와 같은 경험을 겪은 사람이 있는지 인터넷 검색해 봤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더군요. 그 중 하나를 아래 덧붙여 소개합니다.
어제 너무 울컥한 일이 있어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화가 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쓰게 되었는데, 두서가 없어도 양해바랍니다..
우선 먼저..
저희 엄마는 암투병 중입니다..
병원에서는 별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상태이고, 저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엄마와 함께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병이든 가장 좋은 치료는 긍정적은 생각과 마음가짐이겠지요.
몸이 약해지니 강하게 마음을 먹으려 해도 자꾸 우울해 지시는 건 어쩔 도리가 없나 봅니다.
매일 어떻게 하면 엄마를 웃게 하고 기분 좋게 해드릴까 고민하는 게 일상입니다.
요즘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고, 항암치료로 너무 말라버려서 입을 옷이 없는 엄마를 위해 기분전환 겸 옷을 사러 막내동생과 함께 셋이서 쇼핑을 하러 갔습니다.
엄마는 정장을 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우선 젊은 분위기를 좀 느껴 보시라고 3층에 올라갔습니다.
엄마한테 사드리기도 했던 브랜드 옷들도 있길래 여기저기 둘러봤습니다.
77사이즈를 입다가 갑자기 44~55사이즈 정도가 될 정도로 마르셨으니 엄마가 당일 입고 갔던 옷이 얼마나 잘 맞았겠어요.. 헐렁한데다가 간단한 운동을 마치고 간 상태라 등산복과 운동화 차림으로 쇼핑을 하고 있었지요.
할인 이벤트 매장이 있어서 들어가서 둘러보는데, 매장 직원이 다가와서 어느 분이 입을 거냐 물어보더군요. 엄마가 입으실 거다 했더니, 우리 엄마를 훓어보더니 여기는 커리어우먼이나 입는 옷들이니 다른 쪽으로 가보라 더군요. 어이없어서 그 직원 얼굴을 빤히 쳐다봤더니 머쩍은 듯이 저를 몇 번 힐끔거리더니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하더군요..
기분 나쁜 마음 참고 다른 곳을 둘러봤습니다.
엄마가 아프기 전에 입던 옷들의 색상이 어두운 계열이라, 밝은 색상을 입으시길 바래서 지나가다가 아니베F 매장에 걸린 화사한 자켓이 마음에 들어 발을 들이자마자 직원이 다가왔습니다.
똑같이 어느 분이 입을 거냐고 먼저 물어보더군요.. 인사도 없이..
엄마가 입을 옷 고른다고 했더니, 말이 나오자마자 여기는 어머니 사이즈가 없다고 4층으로 올라가 보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앞의 직원과 똑같은 행동에 화가 나서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지금 사이즈가 55사이즈 이하 되는데, 여기는 사이즈가 없는게 맞냐..
그랬더니 당황하면서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맞는 사이즈가 없냐고 옷이 아줌마 사이즈와 아가씨 사이즈가 다르게라도 나오냐 했더니 그렇다,, 라고 대답합니다..
거기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는 참았습니다.
엄마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엄마도 옆에서 이 대화를 들었습니다.. 당사자는 안그래도 병 때문에 위축되어 있을 판에 이런 이야기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그래.. 당신들 말대로 4층 올라가 본다..
올라가서 둘러 봐도 역시~~직원들 태도는 일관되게 불친절 그대로 입니다.
소비자가 들어가도 시큰둥, 보고만 나오면 인상 찌푸리고 나와도 시큰둥...
네이버 평가글을 보니 제가 겪은 일이 저만의 일은 아니더군요.
잘 차려 입고 간 사람들에게는 상냥하고, 그렇지 않으면 본체만체하고...
우리가 가서 이옷저옷 해짚고 다니고 막말하고 그랬다면 이해해 주겠습니다.
정말 '이게 니들거냐? 왜 니들이 맘대로 판단하고 무시해?' 라는 말이 쏟아져 나올 것 같더군요.
어쨌든 결국 돌아다니다 그 중 제일 고객에게 관심있고 친절하고 호의적인 매장에서 옷을 샀습니다. 메이커 브랜드 상관없이요!
부인복 매장에서는 오히려 엄마가 너무 살이 없어서 55사이즈도 좀 크다고 하면서 수선이 필요하다네요.. 도대체 3층 아니베F 직원은 왜 엄마가 입을 사이즈가 없다는 말이 바로 튀어나오는지...허..참..
남동생도 셔츠와 자켓이 필요해서 6층과 지하2층을 누비고 돌아다녔는데, 여기도 직원들이 아주아주 불친절하고 무관심, 무성의는 기본이더군요.
대체적으로 백화점 분위기가 그런 것 같더군요.
옷을 고르고 말고, 입고 말고는 직원의 결정 사항이 아니라 소비자 몫이고 권리입니다.
자기네들이 판단해서 소비자를 고를 거면 뭣하러 거기 있는 답니까?
물론 직원들이 손님에게 정말 왕처럼 대하고 굽신거리고 하는 서비스까지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게 오히려 더 부담스럽고 불편하니까요.
감정노동자니 뭐니 해서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사람된 도리로 나 스스로 그들을 하대하지 않고 젠틀하게 대하려 했건만... 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서비스에 화가 나네요.
엄마는 옷을 사면서도 새옷을 몇번이나 입어 볼 수 있을까.. 하시며 고르셨습니다.
소비자들이 옷을 사는 사연은 아주아주 다양합니다.
그 중에 누군가처럼 생애 마지막 옷이 될 수도, 생애 첫 옷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옷이 또 한두푼 합니까?
편리함과 양질의 서비스와 혜택을 받고자 개별 매장이 아닌 백화점 와서 사는 거 아닙니까?
기도 안차는 이런 서비스를 받으며 돈을 쓰고 오니 왜 이렇게 찝찝하고 더러운지,,
고객센터에 이런 내용을 이야기 하니 3층 담당 과장이라는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하다,, 교육시키겠다...라는 뻔~한 이야기..
쇼핑하는데 같이 도와주겠다라는데 그 말은 오히려 '너네가 얼마나 사는데 이런 불만이야' 라고 들려서 됐다고 거절했습니다.
교육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겠고, 사과도 진심이 느껴지지도 않고..
롯데백화점 회원혜택 포기하고 신세계로 와봤는데 정말정말 후회합니다.
타사와 비교하면 정말 신세계 한참 멀었네요..
다시는 신세계 백화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고객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불만이 가득한데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수단과 방법을 다 해 불매운동이라도 펼치고 싶습니다.
출처:
http://kr.kpost.yahoo.com/t?s=tfy9fe0oT9-UvRwFRFV3FA/Ag6ApA.Ayo.NKUy5QFvRveUgU_3DAQRbg¤t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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