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인 산을 제외한 동네 뒷산이나 언덕에는 묘지가 종종 눈에 띕니다
. 잘 조성된 잔디와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묘패가 어우러져 무슨 무령왕릉처럼 예전 왕족의 무덤처럼 잘 꾸며진 곳이 있는 반면 그냥 이름도 없고, 사람이 많이 밟고 지나가서 그런지 잔디가 많이 벗겨진 묘지도 있습니다.이제, 산 속에 이런 묘지를 만드는 일은 금지될 것이고, 또, 현재 산에 위치한 묘지도 곧 옮겨야 하거나 파헤쳐 화장할 날이 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선, 이러한 일을 하려면, 정부가 관련 법부터 바꾸겠지요.
10여년 전부터 우리 나라는 국토 대비 묘지의 점유율이 높아져, 봉안당(납골당)으로 그 장묘 문화를 바꾸자는 노력이 계속되었고,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장 문화를 신념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꺼려하는 국민도 많기에 국토를 차지하는 묘지의 점유율은 그 늘어나는 정도만 줄어들었을 뿐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또, 태어나는 사람이 있으면 사망하는 사람도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현재 국토 개발 속도만 봐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산을 깎아 아파트, 다리, 골프장, 호텔 등을 건설하고, 산에 구멍을 뚫어 터널 만들고, 나무를 베서 길을 넓히고자 아스팔트를 덮는 우리 주변만 봐도 묘지가 있을 자리는 없습니다. 이런 산업 개발에 반발하고자 국립 공원을 더 지정한다고 해도 묘지는 일반적으로 국립 공원 안치가 허용되지 않기에 묘지는 그야 말로 갈 곳이 없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땅 덩어리가 작은 한국에서는 조만간 사자(死者)에게까지 현세 공간을 내주는 일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온다는 것입니다.
에핑그린의 예측: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정책이란 유교문화를 믿고 산에 묘지를 지어 조상들을 모시는 분들과 이것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제 생각에 50년 안에 산에서 묘지를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